세계 각국의 한국전쟁 참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전통 불교의식이 봉행됐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5월 17일 오전 9시 30분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한국전쟁 희생자를 위한 수륙무차대재 추모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수륙무차대재는 모든 참전국의 장병과 민간인 등 한국전쟁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원로회의의장 밀운 스님,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에 참석한 전세계 종교 지도자들과 참전국의 주한 대사관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수륙무차대재는 영가를 법회에 모시는 의식인 ‘대령’과 영가의 고단함과 번뇌를 씻어주는 ‘관욕’ 의식으로 고혼을 위한 천도를 기원했으며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위패가 이운, 봉안됐다.
이어진 추모법회에서 조계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를 통해 “한국전쟁에서 희생되신 모든 영가, 세월호 참사, 네팔 대지진 참사로 희생된 모든 영가, 그리고 유주무주의 모든 영가들이 원한과 미련을 내려놓고 극락세계에서 진리의 낙을 누리기를 바란다”며 법문을 선사했다.
스님은 법문을 통해 “삶과 죽음 자체가 한 조각 취모검으로 한 자루 취모검은 빛나고 빛나 그 빛이 사천하를 깨뜨려버림이니, 이는 모든 부처님과 모든 조사, 일체중생의 근본근원의 참된 마음(生也一片吹毛劍 死也一片吹毛劍 一柄吹毛光赫赫 其光索破四天下 是諸佛心 是祖師心 是一切衆生本源眞心 )”이라면서 “이 마음은 청정해서 본래 나고 멸함이 없고 본래 가고 옴도 없는지라 크기는 대천세계를 안음이요, 작은 즉은 조그마한 티끌에 처함이라. 신비롭게 씀이 자재해서 응하는 데 가이 없다”고 설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광복 70년, 남북 분단 70년의 의미가 각별한 올해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기원대회의 일환으로 유주, 무주의 모든 중생들이 행복해지는 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오늘 수륙무차대재로 모든 국가의 영령들을 영원히 고통 없는 열반으로 인도하고, 네팔과 세월호 사태의 희생자와 가족이 함께 위로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네덜란드 대사는 추도사를 통해 “네덜란드에서는 2차대전과 한국전쟁 참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5월 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있으며, 매년 한국 횡성에서 추모행사가 마련되고 있다”면서 참전 희생자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준 조계종 측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참석 주요 내빈과 각국의 주한대사들은 법회의 말미에 헌화를 하며 이들의 넋을 기렸다.
한편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참가자들은 17일 오후 연등회 문화마당을 둘러 본 뒤 봉은사를 참배, 환송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