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을 밝히며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축제인 연등회의 막이 올랐다.
연등회 보존위원회.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 스님)는 5월 15일 오후 3시 30분 동국대 운동장에서 각 종단 지도자, 신도 등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불기2559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를 개막했다.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이란 주제로 열린 올해 연등회는 세월호 사태로 숙연했던 지난해와 달리 어린이, 청소년, 청년으로 구성된 연희단과 율동단의 화려한 춤사위로 어울림마당을 축제 분위기로 이끌었다.
2만여 사부대중은 흥겨운 어울림마당을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고 연등회의 개막을 기뻐했다. 이와 함께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 현지 상황을 알리는 동영상을 관람하고, 휴대폰을 꺼내 ARS후원(#2540-9595)을 하며 이재민의 고통을 함께 나눴다.
이어 각 종단 지도자들이 아기 부처님의 몸을 씻기는 관불의식으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기리며 연등법회를 본격 시작했다. 법회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개회사, 기원문, 발원문, 행진 선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개회사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세월호의 수많은 아픔과 고민은 이제 무져진 건 아닌지 돌아보고, 가족의 간절한 호소만이 맴돌지 않도록 마음을 새롭게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네팔의 고통도 함께 나누자면서 “마음으로 밝힌 소중한 빛으로 우리 사회 우리 삶이 올바르게 생동할 수 있도록 길을 밝히자”고 덧붙였다.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은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만들어 나가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나눠진 남과 북의 통일과 동과 서의 화합’을 기원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모두가 부처인 성품 널리 깨달아 모든 장애를 끊고 참된 해탈과 평화의 가르침을 열어 가겠다”면서 용맹한 정진을 발원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우리가 실천해 가는 정진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힘찬 발걸음이 되도록 지혜와 자비의 광명을 내려달라고 발원했다.
이날 막을 연 연등회는 오후 연등행렬을 비롯해 17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계사 앞길에서 전통문화마당과 공연마당, 외국인 등만들기대회, 연등놀이 등의 다양한 행사로 이어진다.
근접촬영=조계종 제공
근접촬영=조계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