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신도회는 3월 25일 오후 2시 봉은사 법왕루에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대한 신도회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봉은사 신도회 송진 회장은 “40년전부터 봉은사는 번번이 총무원의 종권과 이권 다툼의 희생양이 되었고 이로 인해 종단 분규로 대변되는 부정적 이미지의 사찰로 각인되어왔다”며 “왜 열심히 기도하고 수행하는 신도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상처를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성명서는 이어 “2006년 새로 부임한 명진 스님의 원력으로 봉은사 신도들은 불교중흥의 기치와 도심포교 선도사찰로서의 봉은사 만들기에 적지 않은 희망을 가졌는데, 이러한 시점에 총무원 직영이라는 날벼락 같은 결정은 다시금 봉은사를 종단의 이권다툼의 장으로 만든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절망감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봉은사 신도회는 “더구나 봉은사 직영화의 이면에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에 봉은사 사부대중은 당혹스러움과 함께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정교가 분리된 법치국가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더구나 현정권 들어 끊임없이 제기된 종교편향 문제가 이런 부당한 외압으로 이어지고 있음에 봉은사 신도들은 심각한 우려를 갖는다”며 “정권의 외압에 당당히 대처하지 못하고 봉은사 사부대중과 소통없이 졸속 추진된 봉은사 직영은 철회돼야 하고, 불교계 분열과 내분을 조장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 대표를 비롯한 당사자들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봉은사 신도회는 이어 “이같은 우리의 간절한 바램을 왜곡하거나 직영을 강행할 경우 봉은사 신도들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향후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진 신도회장은 강력한 대응의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봉은사 신도회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까지 봉은사 신도회에서 시주금 거부운동, 안상수 원내대표 정계 퇴진, 자승 총무원장의 직접 사과 등 강력한 내용을 담은 요구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에 대해 송진 회장은 “시주금 거부운동은 신도회 내부에서 나온 하나의 의견일 뿐이며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진 회장은 이어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으로 실질적인 방법으로 직영사찰 지정의 부당함 밝히고 저희의 의지를 함께 모아 밝힐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해 시주금 거부운동 전개에 대한 간접적인 시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