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탁 스님
중앙승가대 교학처 교학국장 선응 스님<사진 왼쪽>과 수원 아리담문화원장 송탁 스님<사진 오른쪽>이 대한불교조계종이 처음 치른 1급 승가고시에서 전체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선응 스님과 송탁 스님은 조계종 고시위원회가 지난 4월 10일 법랍 25년 이상 스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1급 승가고시에서 합격자 가운데 각각 비구와 비구니 최고득점을 받았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고시위원회 위원장 지안 스님은 4월 30일 교육원장실에서 두 스님에게 표창장과 상금 100만원을 각각 전달하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고시위원장 지안 스님은 “숭유억불 정책을 편 조선 시대에 허응당 보우 선사는 승가고시 부활을 문정왕후에게 제안, 서산대사 휴정 스님, 사명대사 유정 스님 등 훌륭한 스님 5천 명을 배출하고 조선 불교의 중흥을 이끌었다”면서 “승가고시가 잘 될 때 불교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들의 수학능력 향상으로 상도 받는 일이 생겨 바람직하다”면서 “수석의 영광을 누리고 앞으로 종단과 교육 발전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도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종단 발전을 위해 큰일을 해 달라”고 격려했다.
선응 스님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석은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열심히 수행 정진해 종단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첫 고시 수석자란 사실에 부끄럽지 않도록 포교와 교육 불사에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응 스님은 구술시험으로 진행된 이번 고시에서 ‘출가 인구가 줄고 있는 가운데 학인들이 종단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적 지원과 강의 계획’ 등에 대한 포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논리학’을 전공한 스님은 “깨달음은 추상화하고 접근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이론 체계를 제시하는 것이 불교논리학”이라면서 “불교논리학을 개발하면 교학과 수행 면에서 발전되고 행정과 의식도 향상되므로 교재 개발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구니 송탁 스님 역시 “기대도 전혀 안 했는데 수석이라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송탁 스님은 “표창장 수여식으로 오는 길에 도반 스님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굳어지는 아픈 상황을 겪었다”면서 “응급 처치를 하고 오면서 이 사회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지혜와 자비의 마음을 가지고 헤쳐 나가는 스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 현재 그러한가를 다시 새기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도 뿌나대학에서 초기불교 공부를 한 송탁 스님은 승가고시에서 ‘명상 프로그램의 체계화와 인성개발 프로그램 활성화, 수원 지역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사람과 그들의 마음의 안정을 위한 일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님은 “지난 4월 6일 문화원 개원 후 첫 법회를 봉행했으나 아직 개원법회를 봉행하지 않은 시작단계”라면서 “현재 한 달에 한 번씩 경기도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민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텃밭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초기경전에 근거한 명상 매뉴얼을 만들고 임상사례를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스님은 “초기불교를 공부하면서 어른 스님들을 존경하게 되고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이해로 감사함도 커졌다”면서 상금은 도반들을 위해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다는 행복한 고민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