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 대한 신뢰는 권위로 나타난다. 한국불교는 권위는 없고 권위주의만 남았다. 권위를 세우려면 실천해야 한다.”

조성택 고려대 교수는 4월 29일 서울 불광사 보광당에서 열린 제4차 대중공사에서 ‘종단에 대한 불신-그 역사적 원인과 맥락에 대한 고찰’이란 제하의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사실상 권위가 없어질 때 권위주의가 생긴다”면서 “종단을 이끌어 온 지도부들의 뼈아픈 자기성찰과 반성이 바탕이 돼야 하며 종단의 백년대계를 진실된 자세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신과 신뢰를 다른 맥락에서 바라보며 “종단에 대한 불신은 출가자 개인의 문제로 야기된 불신이 종단의 불신으로 이어지며 나타난다는 데 주목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종단에 대한 불신은 종단에 대한 무관심, 특정 문중과 스님의 수행방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숭배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많은 불교가 유입된 다불교 사회에서 한국불교를 등한시하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불교계 내에서의 종단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조 교수는 “출재가자들의 도덕적 자질과 불교적 규범의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뢰 측면에서 살펴 본 조 교수는 “신뢰 부재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불교가 사회적 지도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출가자의 자질문제, 문명으로서의 서양종교와 전근대로서의 불교, 민족종교로서의 불교의 정치성 상실 등이 그 원인이다.

조 교수는 “불신을 해소해야 하지만, 불신을 해소한다고 신뢰가 쌓이지는 않는다”면서 “실천에서 권위가 살아나고 신뢰가 나타난다. 부처님의 권위는 실천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종단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이 자리는 한국 종교사에 남을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