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세계에서 겪었던 아픔, 슬픔, 분노는 모두 놓으시고, 행복하고 향기 가득한 세상에 왕생하소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이틀 앞두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추모법회가 봉행됐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4월 14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원 스님, 총무부장 지현 스님,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300여 명의 사부대중은 조계종 재무국장 우하 스님이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9명의 실종자들의 조속 귀환과 희생자들의 극락왕생, 생명존중의 안전한 사회 구현을 기원했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우리 종단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바랐던 실종자들의 귀환이 간절한 희망으로만 남아 있다"면서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가족 품에 안기길 기원했다.

이어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면서 "지금이라도 우리 사회가 생명의 가치가 우선하는 사회가 되도록 사회 각계가 모두 최우선으로 노력해하고 정부와 국회가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최선으로 존중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위원장 전명선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가족들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제일 먼저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정부와 여당이 가족을 폄하하려고 하며, 4.16일 이후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라면서도 "저희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도움을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 △특별조사위원회 특별법 취지에 맞는 활동을 보장할 것 △인양 조속 완수 및 확답 선언을 통해 실종자 찾기 △ 보상 절차와 돈으로 유가족 모욕하는 행위 중단 등을 촉구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표 허다윤 학생 아버지 허흥환 씨가 호소문을 발표하며 정부에 "조속한 인양으로 국민 앞에 약속했듯 실종자 9명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사건 발생 1년을 맞는 4월 16일 오전 10시에는 조계종 전국 사찰에서 다섯 번의 타종을 하고 추모발원을 진행하며, 이날 오후 1시 진도 팽목항에서는 금강 스님과 법일 스님 등 진도사암연합회를 중심으로 세월호 1주기 추모재를 봉행한다.

 사부대중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생명존중사회를 기원하는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헌화 후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자승 스님.

헌향하고 있는 자승 스님.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절하고 있다.

헌다 중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추모사를 말하고 있는 피해자 가족협의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