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4월 8일 경북 선산 도리사를 방문, 도량을 참배하고 주지 묘장 스님과 오찬 환담을 나눴다.

김 전 총리 일행은 도리사에 들러 주지 묘장 스님의 안내로 경내를 돌아보고 아도화상 부도에 참배했다. 묘장 스님은 도리사가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아도화상이 지은 절이 도리사라는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이날 도리사 방문은 김황식 전 총리가 불심이 강한 경상북도 지역 불교계에서 유력한 지도자로 손꼽히며 박근혜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운 도리사 회주 법등 스님을 예방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나, 법등 스님이 서울 총무원에서 열리는 원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만남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도리사에서 정성껏 마련한 전통 사찰음식으로 오찬을 함께 한 김 전 총리는 “김관용 지사가 단식투쟁을 했을 때 경북대병원을 위문했던 기억이 있다”며 경북도 방문의 추억을 회고하며 “묘장 스님께서 도리사 주지로 취임한 후 도리사가 특히 문화재와 문화 융성 부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사격이 크게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 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앞장 서는 묘장 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에 대해 묘장 스님은 “오늘 회주(법등) 스님과의 회동이 조계종단의 중요한 회의로 이루어지지 못해 안타깝다”며 “회주 스님께서는 최근 종단내 현안으로 등장한 선학원과의 화합 등을 위해 원로스님들에게 중요한 말씀을 전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상경하셨다”고 설명했다.

묘장 스님은 이어 “우리 사회의 갈등이 가족에서부터 학교, 회사, 단체, 국가에 이르기까지 팽배해 있다”고 전제하고 “도리사에서는 구미경찰서와 함께 학내 갈등 문제 해소를 위해 가해 학생 및 부모와 피해 학생 및 부모를 함께 초청해 108배 참회를 하도록 유도했더니, 가해자와 피해자 할 것 없이 참회와 용서의 눈물을 흘리며 가슴으로 화해하는 놀라운 효과를 경험했다”며 “앞으로도 도리사는 김천시청과 금오공대 등과 손잡고 비행청소년 템플스테이 등을 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묘장 스님은 이어 “현대사회에서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이 메말라가는 문제에 대해서도 가족에 초상이 났을 때, 초재(첫 7일째 제사) 때 유언을 들려주고, 49재 때에 영상편지를 틀어주는 시도를 해보았더니 가족애가 다시 싹트는 것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황식 전 총리는 “유언을 잘 해야 가족들이 분쟁 없이 화합을 할 수 있듯이, 사전에 음성 및 영상 메시지를 마련해놓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김 전 총리의 이날 도리사 방문과 관련 한 측근은 “호남출신이며 개신교 장로 출신이고 국무총리를 최장기간 동안 역임한 유력한 정치지도자의 영남지역 및 불교사찰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의 이날 도리사 방문에는 김영식 금오공대 총장, 김태성 금오공대 컨설팅대학원장, 김장주 경상북도 기획조정실장,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