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어록 = 임제의현(?-867) 선사는 당나라 때의 탁월한 선승이다. 육조혜능―남악회양―마조도일―백장회해-황벽희운으로 이어지는 법을 전해 받아 활발하고 자유자재한 선풍을 드날렸다. 그의 법계는 송대에 크게 흥하여 임제종을 이루었다. 이후 중국 선종의 주류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동아시아 불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간화선을 창시한 대혜종고도 임제종의 선사였다.
임제 스님이라고 하면 흔히 덕산의 방망이와 함께 유명했던 스님의 할을 떠올린다. 그리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는 말씀과 그분의 거침없고 자유자재했던 선풍을 떠올린다.
활발하고 자유자재한 선풍으로 선(禪)을 꽃피운 임제 선사의 어록을 조사선 전문가인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이 원문의 뜻을 엄밀하게 해석해 번역했다.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9백여 개의 주석으로 덧붙여 불교 공부까지 함께 이루어지도록 했다.
『천성광등록』에 실린 것을 저본으로 하여 『사가어록』 등 다른 판본들과 꼼꼼히 비교 대조했다. 주요 관련 문헌들뿐 아니라 당송대 언어사전을 비롯한 각종 사전들까지 방대한 자료를 참고하여 가장 적합하고 정확한 번역이 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제1부 ‘행적’에서는 임제 스님이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고 교화한 뒤 입적하기까지 과정을, 제2부 ‘법어’에서는 공부인들에게 주는 법문을, 제3부 ‘행각’에서는 행각을 하면서 만난 인물들과 나눈 선문답을 보여 준다.
침묵의 향기, 306쪽, 14,000원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 =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법의 내용은 12연기(十二緣起)이다. 저자 이중표 교수는 고등학생 시절 그 깨달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처음에는 불교를 설명하는 책을 보면 쉽게 연기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책을 봐도 그 책의 설명으로는 연기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불교를 연구하면서, 다른 사람의 설명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직접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근본경전인 『아함경』과 『니까야』를 연구하면서 연기법에 대한 기존의 이해에 많은 왜곡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1990년에 발표한 그의 박사학위 논문 『아함의 중도체계 연구』는 대학원 과정을 통해 저자 나름대로 왜곡을 시정하면서 이해한 붓다의 연기법을 중도체계라는 이름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 논문은 1991년에 『아함의 중도체계』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기존의 이해와는 전혀 다른 시각이었기 때문에, 이 책은 기존의 불교 해석에 만족하지 못한 많은 분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박사학위논문을 그대로 출간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1995년 불교방송에서 100일 동안 교리강좌를 진행하면서 쓴 원고를 모아, 『불교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불교방송 청취자들의 간청에 의해 급하게 방송 원고를 그대로 출간한 것이기 때문에 미비한 점이 많았지만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저자는 『불교의 이해와 실천』을 두 권으로 나눠 다시 책을 내기로 했다. 하나는 불교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불교 소개서가 될 수 있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붓다의 연기법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교리 해설서가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한다.
붓다의 깨달음, 중도, 12처, 18계, 5온, 5온과 연기설의 관계, 12연기, 9차제정과 8해탈, 9차제정과 12연기 등 모두 9장으로 구성돼 있다.
전남대학교출판부, 388쪽,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