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007년부터 레바논 UN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해오고 있는 동명부대를 방문해 이들을 격려하고, 세계 평화와 희망을 발원했다.

자승 스님은 3월 1일 레바논 동명부대 군법당(호국 동명사)을 찾아 유엔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명부대 장병들과 스리랑카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평화기원 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자승 스님의 레바논 방문에는 군종특별교구장 정우 스님, 조계종 사회부장 정문 스님, 조계사 주지 원명 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진화 스님, 육군사관학교 군종실장 함현준 법사,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김동건 불교포럼 상임대표 등이 동행했다.

이 같은 종단 차원의 해외파병부대 방문은 지난 2005년 총무원장 법장 스님 당시 이라크 자이툰부대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자승 스님은 법어를 통해 “레바논은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위치하지만 종교 화합의 모습은 중동 여느 나라와 다르다”면서 “평화를 위협 받아도 꿋꿋이 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또 장병들에게 “이웃을 소중한 인연으로서 마음까지 품고 더없는 불제자의 관계로 다시 보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함남규 동명부대장은 “금번 방문이 부대에 큰 힘이 된다”면서 “더욱 정성을 다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레바논에 주둔 중인 동명부대는 지난 2007년 창설 후 레바논 남부 티르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감시활동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15진 300여 명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기원법회에 앞서 자승 스님은 부르글리야 모스크를 찾아 이슬람 고위 종교지도자 미드라드 합발 수니파 무프티와 환담을 갖고, 전쟁 종식과 평화정착을 위해 종교계가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미드라드 합발 수니파 무프티는 “불교는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스스로 절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불교와 이슬람의 가르침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총무원장 스님은 “종교로 인한 갈등은 불행한 일이며, 종교 갈등은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할 때 해소될 것”이라면서 “불교는 모든 종교의 가르침을 존중하고 예우하고 있고, 이슬람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평화가 깃들길 기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부르글리야 지역 현안 문제인 공동묘지 부지 매입을 위해 불교계에서 40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레바논 부르글리야 시청에서 열린 취약 계층을 위한 동명부대 물품 공여식에 참석하고, 하산 압둘라 시아 무프티, 미카엘 아브라스 로마가톨릭 대주교, 나빌 하지 마론가톨릭 대주교 등 종교지도자들과 만나 평화 안착을 위한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