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활고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모녀’와 장애인시설에서 전신에 피멍이 든 채 숨진 이재진 씨의 넋을 위로하고 사회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하는 위령제가 마련됐다.

조계종 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 이하 조계종 노동위)는 2월 27일 오전 10시 30분 광화문 지하광장 해치 마당에서 ‘송파 세 모녀 1주기 추모제 및 고 이재진 씨 위령제’를 봉행해 이들의 넋을 달랬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위령제에서는 지난 1월 인천 소재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전신에 피멍이 든 채 세상을 떠난 고 이재진 씨의 위령제도 함께 열렸다.

사회부 동환 스님의 집전으로 열린 이날 위령제에는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각평 스님,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원성․선정 스님, 서울시민 등 30여 명이 참여해 고인의 극락왕생과 이러한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각평 스님은 이날 위령제 후 “송파 세모녀 사건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제2,3의 송파 세모녀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많은 이들이 여전히 빈곤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해바라기 시설에서 돌아가신 이재진 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관계당국의 책임 있는 조사와 조치를 요구한다”면서 “이 땅에 가난하고 몸이 불편해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영혼이 부디 차별과 고통, 가난 없는 곳에 태어나길 발원한다”고 말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송파세모녀법이 발의․통과됐는데도 여전히 송파세모녀는 지원을 받을 길이 없다”면서 가난한 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빈곤 가정을 위한 실질적 복지정책을 촉구했다.

임재원 홈리스행동 집행위원은 “복지가 오히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구속하는 정치인의 도구로 전락했다”면서 제대로 된 복지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도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해 투쟁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고 이재진 씨의 아버지 이대화 씨는 “아들이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의식 없이 쓰러진 지 65일째”라면서 “아들임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에 피멍이었음에도 관계자는 넘어져 부딪혔거나 자해한 것이라고 말했고 관련 기관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상 규명을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27일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봉행한 위령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