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출신 문화기획자이자 민학회(民學會) 총무이사를 맡고 있으며 <신부여팔경>의 저자이기도 한 윤재환 씨(54)가 최근 부여에 있는 국립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에서 열린 공무원 연수교육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부여 보기’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부여를 찾았다가 성흥산 대조산에 올라 촬영한 사진을 <미디어붓다>에 보내왔다.

윤 이사는 눈이 와서 대조사 불상의 돌 갓이 깨졌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안타까운 마음에 아침 일찍 동이 트기 전 대조사 미륵부처님을 살펴보러 대조사에 올랐다.

부러진 소나무 가지와 떨어져 나간 돌 갓 부분을 아픈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던 중 미륵부처님 뒤쪽의 소나무 밭이 갑자기 벌겋게 물드는 광경을 목격했다. “아침 해가 떠오르는 시간에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프로 사진작가의 설명을 뒤늦게 들었지만, 그 때의 놀라움과 감동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윤 이사는 “그 감동적 순간을 <미디어붓다>의 독자들과 함께 하고 싶어 사진을 보낸다”고 밝혔다. 

“놀라운 광경을 보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해가 떠올라 이런 현상이 빚어지나 싶어서 맞은편 동쪽을 보니 아직 해는 오르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부처님 뒤 편의 솔밭은 마치 불이 붙은 듯 붉게 타오르더군요. 계속 불타는 듯이 소나무 밭이 붉어지더니 해가 불상의 윗부분 갓부터 서서히 얼굴로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간절한 바람을 낸 이가 그것이 꼭 이루어지리라는 부처님의 확답을 확인하는 듯한 감동을 느꼈지요. 그동안 숱하게 부여의 불상들을 찾아 순례를 해보았지만 이 순간처럼 감동적인 순간은 없었습니다.”

윤 이사는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옛 조상들께서 이 미륵 부처님을 조성하면서 고려했을 비밀 하나를 알아낸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며 이렇게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동트기 전 미륵부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불공 올리세요. 그러면 해가 뜨면서 미륵 부처님께서 응답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