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메아리/붓다의 메아리/파랗고 싱그러운 붓다의 메아리~."
경쾌한 피아노 선율에 맞춰 대중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좋은벗풍경소리(회장 덕신 스님)의 붓다콘서트에서다.

이준형 한국불교음악인협회 부회장이 무대 위에 올라 찬불가를 알리고 있었다. "방금 부른 곡은 '붓다의 메아리(반영규 작사, 서창업 작곡)'로 1975년 지어진 노래예요. 이번엔 적목 스님이 가사를 쓴 '바람 부는 산사'를 불러볼까요?"
 
이준형 씨의 지도에 맞춰 대중들의 목소리는 하나가 됐다. "아무것도 없는 종이 위에/ 산은 그려도 바람은 바람은 그릴 수 없어/벽을 향하여 참선하는 님의 모습 그려도/ 마음은 마음은 그릴 수 없어…" 객석을 채운 대중들은 무대 스크린에 비치는 서정적 가사에 목소리를 실었다. 

7시 15분께 고요한 예불가가 흘러나왔다. 6명의 성악가(김미정, 김주남, 김해선, 백남숙, 연정연, 이준형)와 대중들은 스크린의 영상을 보며 합장하며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덕신 스님이 사회를 보고 있다.(좌) 붓다콘서트에 참석한 대중들이 합장한 채 예불가를 부르고 있다.(우)

이윽고 무대의 막 사이로 좋은벗풍경소리 회장 덕신 스님이 걸어나왔다. 객석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올해의 첫 붓다콘서트가 본격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자기답게 살지 못하면 문제가 돼요. 내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 자기답게 사는 삶이죠. 좋은벗풍경소리도 올해도 붓다콘서트를 매달 열며 불교음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합니다."

덕신 스님은 붓다콘서트를 간략히 소개하고, 다음 무대를 설명했다. 40년 넘게 불음을 전파해 온 범진 스님(제주 수정사)의 범패 '중생들이여 깨어라'가 예정돼 있었다.

범진 스님의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됐으니 참회한다'는 내용이 담긴 범패는 구슬픈 가락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스님의 판소리는 객석의 추임새를 이끌었고, 시조 곡 완창은 객석의 환호를 얻기에 충분했다.

김채원 경희대 지도강사의 승무가 이어졌다. 흰 장삼에 고깔, 붉은 띠 모양의 가사를 맨 그의 고고한 춤사위에 객석의 이목이 집중됐다.

 

범진 스님의 범패(좌)와 김채원 씨의 승무(우).

이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 세 명(강소리, 유수민, 이시윤)이 등장했다. 사회자 덕신 스님은 이들을 풍경소리의 전속 가수 '꼬마풍경'이며, 초등학교 6학년에 진학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깜찍한 율동을 추며 찬불가를 불렀다. 박수로 박자를 맞추던 객석은 아이들이 '추워요'와 '도솔천 이야기'를 열창하자 뜨거운 박수갈채를 쏟아냈고, '앵콜'을 요청하기도 했다.
 

 

꼬마풍경(좌)과 유현주 소프라노(우)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가운데 소프라노 유현주 씨가 은은한 선율의 '연꽃피어 오르리', '꽃구름 속에' 두 곡을 열창하며 감미로움을 더했다.

이어 불교총지종 마니합창단의 '지옥과 극락은', '정진의 노를 저어'를 끝으로 올해의 첫 붓다콘서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덕신 스님은 "꼬마풍경과 같은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됐을 때 공중파에서 찬불가를 부르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면서 "그 날이 오도록 대중들이 찬불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좋은벗풍경소리가 '찬불가의 대중화'를 목표로 개최해 온 붓다콘서트는 2012년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3년째를 맞았다. 좋은벗풍경소리는 앞으로도(2월 26일, 3월 19일, 4월 16일, 5월 21일, 6월 18일, 7월 16일, 8월 20일, 9월 17일, 10월 15일, 11월 19일, 12월 17일 오후 7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붓다콘서트를 개최해 찬불가 보급에 앞장서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