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여성 시민단체인 나무인권상담소(소장 김영란)와 젠더와종교연구소(소장 옥복연)가 제16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선거 당일인 10월 15일 오전 선거 관련 논평을 발표했다. 양 단체는 자질논란을 빚은 종회의원 후보 및 직능직 당선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자성과 쇄신의 수준이 이 정도인가?’ 제하의 논평문을 통해 “성희롱, 폭력, 국고보조금 횡령 등 종단 내에서 물의를 빚고 공직을 사퇴했거나 사회법으로도 처벌받은 전과가 있는 등 자격 기준 미달인 후보자가 대거 등록하였고 당선되었다는 것에 대해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부대중을 위한 종단으로 거듭나겠다던 종단 지도부의 약속은 권력을 잡기 위한 구호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대중을 속이기 위한 눈가림이었음이 드러났다”며 “종단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또 비구니 종회의원 선출과 관련해서도 “비구니승가는 전례를 따랐다고는 하지만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종회의원을 선출하여 과연 정당한 권리와 평등을 주장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질책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종회의원 선거과정에서의 문제를 드러내어 사죄하고, 이미 선출된 직능대표 종회의원 중 자질의 문제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사퇴하기를 바란다”며 “대중이 지지하고 수용할 수 있는 합의가 전제된 종회의원 선거가 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성과 쇄신의 수준이 이정도인가?’    16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두고 있다. 직능대표 종회의원 20명은 이미 선출되었다. 직능대표 종회의원 제도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성을 지닌 스님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종회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각 계파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뒷거래로 입후보하였고,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후보자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특히 성희롱, 폭력, 국고보조금 횡령 등 종단 내에서 물의를 빚고 공직을 사퇴했거나 사회법으로도 처벌받은 전과가 있는 등 자격 기준 미달인 후보자가 대거 등록하였고 당선되었다는 것에 대해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다. 또한 비구니승가는 전례를 따랐다고는 하지만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종회의원을 선출하여 과연 정당한 권리와 평등을 주장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그동안 종단은 자정과 쇄신을 부르짖어왔으나 사회적인 잣대로도 비판받아 마땅한 이들을 추천하고 또 당선시킨 것에 대해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잘못된 종단의 권력 추종 행태를 반성하고 사부대중을 위한 종단으로 거듭나겠다던 종단 지도부의 약속은 권력을 잡기 위한 구호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대중을 속이기 위한 눈가림이었음이 드러났다.    종단의 최종 의결기구이자 입법기관인 중앙종회가 사회법에서도 지탄받는 자나 추상같이 지켜나가야 할 승가의 율장조차 어기는 자를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면, 종단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이에 승가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탄식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절로 나오고, 뜻있는 종도들은 종단에 등을 돌리고 있다. 종단 권력을 잡고 있는 소수에 의해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는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종단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신뢰가 무너진 교단 공동체를 되살리고, 상식이 통하고 계율이 지켜지는 중앙종회 구성원을 뽑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종회의원 선거과정에서의 문제를 드러내어 사죄하고, 이미 선출된 직능대표 종회의원 중 자질의 문제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사퇴하기를 바란다.    최소한의 기본 원칙조차 지키고 있지 않는 종단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는 사부대중을 더이상 무시해서는 안된다. 대중이 지지하고 수용할 수 있는 합의가 전제된 종회의원 선거가 되길 촉구한다.    2014. 10. 15.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젠더와종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