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해남 미황사(주지 금강 스님)가 오는 10월 25일 오후 1시 제15회 괘불재(掛佛齋)를 봉행한다.

이번 괘불재는 세월호 침몰 해역과 명량해전의 접전지가 바라다 보이는 유일한 사찰인 미황사에서 바다의 애환을 해원과 상생으로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아 ‘미황사의 바다’를 주제로 봉행된다.

높이 12미터 폭 5미터에 달하는 보물 제1342호 미황사 괘불탱화도 일 년에 한 번 외출을 나와 불자들의 추수감사와 수륙천도를 함께 한다. 괘불재 법사로는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정우 스님이 초청됐다.

괘불재는 오후 1시 괘불탱화 이운을 시작으로 주지 금강 스님의 고불문 낭송, 참석 대중들의 만물공양, 기도정근으로 염불하는 ‘통천’ 의식, 군종교구장 정우 스님의 법어, 수륙천도재, 두레상 한 솥밥 순으로 진행된다.

오후 6시부터는 미황사 괘불재의 또 하나의 명물인 산사음악회가 펼쳐진다. ‘갑오년 이야기, 바다로 간 사람들’을 주제로 삼은 이번 음악회는 120년 동안 미황사 일원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재구성해 집체극으로 진행된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부터 청산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미황사군고단사고, 소안도항일운동, 6.25, 보도연맹사건, 4.19, 5.18,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참사에 이르는 120년의 시간을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미황사 괘불재에서는 해남 유기농 특산물도 전시된다. 행사가 진행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직접 키운 유기농 먹거리나 손으로 만든 생활물품을 판매하는 일종의 ‘플리마켓’인 해남 모실장이 열리며, 해남 유기농 특산물 전시·판매장도 마련된다. 해남규방공예 연구회 회원들이 규방공예 작품을 조사하고 기록한 아카이브전도 열린다.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은 “평화로운 바다에 제주 가는 세월호가 침몰하여 꽃잎 같은 청춘들이 가라앉았다. 120년 전에는 미황사중창불사를 화주하러 나선 사십여 스님들도 청산도 가는 뱃길에서 떠났다. 정유재란때에는 명량해전으로 수많은 원혼들이 죽고 죽이는 싸움에 묻혔다. 그 옛날 연담유일선사의 수륙재의 마음 따라 생명을 살리는 괘불재를 한다”라고 초청의 말을 전했다.

금강 스님은 “원과 한을 달래고 함께 더불어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해원과 상생의 법석을 마련했다”며 미황사를 찾아주기를 청했다.

한편 미황사는 지난 2000년 가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괘불재와 산사음악회를 봉행하며 지역음악 활동가와 남도의 들노래를 발굴해 특색 있는 지역문화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괘불재에 이운되는 괘불탱화는 올해로 287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