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담 스님의 탈종을 계기로 선종을 표방하는 조계종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청정하고 바른 불교’를 희망하는 재가불자들이 모여 경책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청정한 바른 불교를 희망하는 재가불자들의 모임(공동대표 김경호·김종규·우희종, 이하 재가불자 모임)은 10월 14일 오후 2시 인사동 관훈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가 초심을 잃은 종단권력을 경계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개인 자격 재가불자 165명의 이름이 올랐다. 각종 단체의 명의는 배제됐다. 송담 스님의 탈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종회의원 선거에 묻혀버리는 상황에서 몸집을 불리기 위한 ‘허수’가 아니라 결연한 의지로 재가운동에 동참하는 데 뜻을 모은 ‘실수’로 똘똘 뭉쳤다는 의미를 담았다.
재가불자 모임은 “한국불교의 정신적 스승인 송담 큰스님이 종단에 희망이 없다며 탈종선언을 하게 된 현실에 대해 우리 재가불자들은 참괴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부처님과 역대 조사스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드린다”는 말로 공동선언문을 시작했다.
재자불자들은 “청정한 수행자로 이름 높은 큰스님조차 계실 수 없게 하는 조계종이 과연 한국불교의 법맥을 이은 종단이냐”고 반문하며 “송담 큰스님의 ‘할’로 이미 조계종의 부패한 종단은 ‘멸빈’을 당했다”고 역설했다. “9월 12일 송담 큰스님의 탈종 선언 이후 ‘더 이상 조계종단은 없다’고 선언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수행가풍이 맞지 않는다’는 말씀은 종단의 타락한 수행풍토를 만들어낸 정치승들을 척결하지 못한 종도들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고 “청정치 못한 출가자는 더 이상 존경받는 승가의 일원이 아니라는 준엄한 경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재가불자 모임은 ▲송담 스님의 승적 즉각 회복 ▲총무부장 해임 및 참회 ▲정치파벌 해체 및 출가수행자의 초심 찾기 ▲종단의 청정성 회복 ▲정치권승 일소를 위한 눈푸른 스님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불교의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고 사부대중의 외연을 확대해 청중불교 중흥의 씨앗을 만들겠다”며 “승가 쇄신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바른 스님 모시기 운동을 전개하고, 승풍 타락의 가짜 출가자들을 척결하는 대중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공동대표 우희종 교수, 김경호 이사장, 김종규 원장.
그간 다양한 개별 단체와 연합체가 불교계 청정성 회복을 주창해왔지만 별 수 없이 ‘송담 스님 탈종’이라는 사태에 직면한 만큼, 재가불자 모임은 대안 제시를 위한 중지를 모으고 현실성 있는 행동에 돌입하는 것을 제1목표로 삼았다.
공동대표인 우희종 교수(서울대)는 “이 모임이 현실성을 갖고 의미 없는 목소리를 갖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은 대안모색 세미나를 개최해 대중공의를 모으고, 리본 달기, 108배, 각종 소모임을 결성하는 등 작은 실천을 엮어 긴 호흡으로 가는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대표 김종규 교단자정센터 원장 역시 “재가불자의 활동 자체가 많이 침체돼 있기 때문에 대중공의의 확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불교의 ‘쇄신’을 염원하는 재가불자 모임은 그러나, 조계종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 스님)는 이미 그 기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공동대표 김경호 지지협동조합이사장은 “종단이 진행하고 있는 가짜 쇄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우희종 교수는 “더욱이 총무원장 연임 과정에서 또 다시 합리화 하기 위해서 끌어들이는 초라한 자정과 쇄신은 그만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재가불자 모임은 또 조계종이 조계종답기 위해서라도 송담 스님의 승적이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희종 교수는 “이 시대에 가장 상징적으로 수행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라며 “당신이 원치 않더라도 종단에서 반드시 승적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이사장도 “종단의 이유가 치사하다. 분한 신고를 안 해서 이미 제적처리가 됐다. 평생을, 60년 이상 선수행한 스님에게 서류 하나 없으니 우리 식구가 아니라는 것이 선수행을 표방하는 종단이느냐”며 “송담 스님의 재적본사가 용주사고 총무원장 스님도 용주사다. 어른 스님의 승적이 이 모양이 되도록 방기한 인물은 또 누구냐”고 따졌다. 그는 “송담 스님의 승적 회복을 요구하는 것은 종단의 정통성을 찾아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재가불자 모임은 향후 서울대 교수불자 모임을 중심으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래는 재가불자 모임 공동선언문 전문.
송담큰스님의 수행가풍은 조계종의 수행가풍과 무엇이 다른가 - 송담큰스님 탈종에 즈음한 재가불자 공동선언문 -
송담 큰스님의 경책이 허공의 메아리가 되지 않기를! 종단정치논리로 왜곡되지 않기를!
○ 한국불교의 정신적 스승이신 송담 큰스님이 종단에 희망이 없다며 탈종선언까지 하게 된 현실에 대해 우리 재가불자들은 참괴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부처님과 역대 조사스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드립니다.
○ 송담 큰스님은 경허 만공 전강으로 이어지는 근대 선맥의 적장자입니다. 세속의 권력과 이권에 한 눈 팔지 않는 선방 수좌들의 정신적 지주이시자 한국불교의 청량한 법을 이어 오시는 큰 스승이십니다.
○ 그러나 큰 스승의 청정한 종단 구현과 올바른 수행가풍 경책을 송구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조계종의 종단집행부는 오히려 ‘송담스님은 분한신고를 하시지 않아 현재는 승적이 없으므로 제적원 처리조차도 필요 없다’는 참람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 혼인한 사실이 드러나 바라이죄가 명백한 가짜승려를 비호하여 승적을 유지시킴으로써 종단의 호법과 지계의 자정작용은 정지되었습니다. 백주대낮에 서울복판에서 사미승을 총무원청사 지하로 끌고 가 집단으로 폭행한 죄로 유죄판결까지 받은 승려가 버젓이 종회의원이 되겠다고 출마까지 하는 현실입니다. 적주가 비구를 자처하고 승복을 입은 채 도박하고 막행막식하는 것도 모자라 조선시대 억불의 탄압속에서도 조상들이 애써 일구고 지켜온 땅을 헌신짝처럼 팔아먹는 일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통탄할 일은 바로 그 막행막식의 장본인들이 빼돌린 시줏돈을 뿌려 종단권력을 장악하고 한국불교의 얼굴로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일들이 훼불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훼불이겠습니까?
○ 한국 조계종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출가 초심을 잊어버리고 종단권력과 목 좋고 유명한 사찰 주지자리를 주고받기 위해 돈과 폭력, 이권으로 맺어진 종단정치가 횡행하기 때문입니다. 이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을 일삼는 권승들이 파벌을 형성하고 주요사찰을 장악하여 참 수행자는 바랑 하나 풀 곳이 없는 것이 종단의 현재 모습입니다.
○ 급기야는 종단 선풍과 법통의 상징인 송담 큰스님마저 ‘희망이 없다’며 탈종선언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청정한 수행자로 이름 높은 큰스님조차 계실 수 없게 하는 조계종이 과연 한국불교의 법맥을 이은 종단입니까? 송담 큰스님의 ‘할’로 이미 조계종의 부패한 종단은 ‘멸빈’을 당했습니다. 불기 2558년 9월 12일 송담 큰스님의 탈종 선언 이후 ‘더 이상 조계종단은 없다’고 선언합니다.
○ ‘수행가풍이 맞지 않는다’는 말씀은 종단의 타락한 수행풍토를 만들어낸 정치승들을 척결하지 못한 종도들에 대한 뼈아픈 질책입니다. 청정치 못한 출가자는 더 이상 존경받는 승가의 일원이 아니라는 준엄한 경책입니다.
○ 꼬삼비의 불자들이 승단을 분열하고 다투던 비구들에게 공양을 거부했듯 우리 재가불자들은 수행자답지 못한 출가자들을 스님으로 인정하지 않고 공양하기를 거부합니다. 1700년 한국불교의 수행전통을 오염시키는 부패 도박 폭력, 은처, 정치권승들을 스님으로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 청정하고 올바른 수행가풍을 이어온 송담 큰스님과 제방 선원에서 위법망구의 기개로 정진하시는 수좌스님들, 중생들의 고난에 찬 현장에서 동체대비행을 실천하시는 스님들만이 불조혜명을 실낱같이 이어가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재가불자들은 선언합니다. 바른 수행을 이어가는 지계청정한 스님만을 삼보로써 공경합니다.
○ 종회의원 선거라는 종단 정치일정에 송담 큰스님의 문제가 묻혀버린 것을 우려합니다. 청정 수행 종단이라는 조계종의 정체성에 대한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재가불자들은 종단의 위기를 보고도 침묵하는 종단의 구조적 부패 현실을 더욱 더 개탄합니다.
○ 이에 한국불교의 현실을 걱정하는 재가불자들은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 송담 큰스님의 경책을 사부대중은 뼈를 깎는 참회의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 종단은 송담 큰스님의 승적을 즉각 회복하고 여법하게 모시기를 촉구합니다. - 총무원장은 큰스님을 모욕한 총무부장을 해임하고 사부대중앞에 참회하십시오. - 종단의 정치파벌은 모두 해체하고 출가초심 수행자의 본모습으로 돌아가십시오 - 청정하지 못한 승려들을 발본색원하여 종단의 청정성을 회복하십시오 - 제방의 눈푸른 스님들은 종단의 부패한 정치권승들을 일소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 주십시오
○ 한국불교의 참담한 현실과 앞날을 걱정하는 재가불자들은 앞으로 불교의 청정성 회복과 수행풍토의 쇄신을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 한국불교가 위태로운 상황임을 뼈저리게 인식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겠습니다. - 뜻을 같이 하는 사부대중의 외연을 확대하여 청정불교 중흥의 씨앗을 만들겠습니다. - 승가 쇄신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바른 스님 모시기 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 - 승풍 타락의 가짜 출가자들을 척결하는 대중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
불기 2558년(2014년) 10월 14일
청정한 바른 불교를 희망하는 재가불자들의 모임
공동대표 : 김경호(지지협동조합 이사장)/김종규(교단자정센터 원장)/우희종(서울대 교수)
강경석(예술감독)/강병진(한화생명 차장)/강성식(대불련총동문회 사무차장)/강형석(건축사)/고동석(사리암 신도)/고영란(주) 코티안 부회장)/공만식(런던대 박사과정)/곽인철(마산대 교수)/권나영(주부)/김기정(언론인)/김동갑(메디칼의료기기 대표/김명섭(여행사 대표)/김명옥(정당인)/김소연(재미교포)/김수현(충북대 명예교수)/김영국(연경정책연구소 소장)/김영현(건설업)/김원보(감정평가사)/김용배(봉은사 신도)/김유덕(출판업)/김정효(봉곡중 교사)/김주용(포교사)/김지홍(원광디지털대학교 학생)/김진섭(회사원)/김춘화(부동산업)/김태균(회사원)/김평기(회사원)/김풍기(강원대 교수)/김형진(건설업)/김환식(길상다원 공동대표)/김희승(동신대 교수)/나상식(다큐작가)/남경아(간호사)/노형미(지지협동조합 조합원)/류형철(교수)/문명희(빌리하우스 대표)/박건주(전남대 교수)/박경준(동국대 교수)/박경호(화가)/박병기(교원대 교수)/박성규(출판인)/박성룡(포교사)/박신렬(삼표이엔씨 차장)/박아련(주)대우TCS 대표)/박은숙(주부)/박종린(불력회 대표법사)/박종암(재미교포)/박종혁(시민사회)/박종화(사업가)/박진우(사회사업)/박진희(주부)/박태동(전남대불교동문 수석고문)/박효상(주)세크이엔지 대표)/박희택(열린행복 원장)/배광준(서울대 교수)/배춘상(전남대 교수)/배훤희(광주과학고 교사)/백도영(부동산업)/서동석(민주주의불자회 회장)/서현욱(불교닷컴 기자)/성기서(교원대 교수)/소정희(길상다원 공동대표)/손상훈(소셜리서치멘토르 기획국장)/송경상(나눔교육연구소 대표)/송세언(출판인)/송영신(한양대 교수)/송하천(덕림사 신도)/신석운(교단자정센터)/신성기(변호사)/신용산(우리출판사 편집장)/안명환(AumNam Hodings 고문)/안성두(서울대 교수)/안영숙(교수)/양선수(상무약국 약사)/양성모(회사원)/양재혁(숲과 에너지 공동대표)/오세호(청주대 교수)/유경진(영어학원장)/유관선(기업인)/유병문(하얀코끼리 사무국장)/유시우(주)펀다트랙 대표)/유연식(출판인)/유응오(삼화도량 사무국장)/유철호(영화제작자)/윤남진(지지협동조합 이사)/윤승용(종교문화연구소 이사)/윤영섭(농업)/이강재(서울대 교수)/이근우(교육가)/이남재(민주주의불자회 사무총장)/이덕범(광주은행 지점장)/이무대(그린제너택 대표)/이병정(성수여고 교사)/이병훈(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상구(봉은사 신도)/이상수(회사원)/이석만(불교닷컴 대표)/이성도(교원대 교수)/이수덕(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이순규(광주불교교육원 전 원장)/이순월(봉은사 신도)/이영근(자유기고가)/이용성(고산문화재단 상임이사)/이의철(국제포교사)/이정희(교단자정센터 간사)/이종희(농민회)/이지범(대장경연구소 소장)/이찬영(지오에스엘에스 대표)/이창욱(AumNam Hodings 대표)/이학종(미디어붓다 대표)/이호윤(6월항쟁계승사업회 사무총장)/임승빈(서울대 교수)/장범중(사업가)/장성준(언론인)/장우진(시민사회)/장인석(농업가치기술연구소 대표)/전대식(영농법인 승천 사무국장)/정각심(용화선원 신도)/정경호(포교사)/정다경(주부)/정동성(기업인)/정불이(춘천불교청년회 회장)/정연택(정당인)/정용학(대불련총동문회 사무총장)/정윤선(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정윤숙(불국사 신도)/정재인(교사)/정종선(미주원통불법실천재가회)/정지홍(회사원)/정한철(변호사)/제창모(대불련총동문회 산해원지부장)/조강철(회사원)/조대근(대학생)/조상균(대학생)/조선규(기업인)/조수연(에니어힐링센터 대표)/조승수(전 국회의원)/조유현(전남대병원 의사)/조환기(전 동명대 교수)/주상한(국악인)/지원재(지원컴퓨터 대표)/진모영(영화 감독)/진철문(홍익대 교수)/진해원(사업가)/차차석(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천영운(전 노조위원장)/최경상(최경상내과 원장)/최경숙(작가)/최경환(한양대 박사과정)/최미선(산후조리원 원장)/최미선(포교사)/최승태(사업가)/최은영(시민사회)/최종흠(교수)/탁한호(경남과학기술대 교직원불자회장)/하춘생(우성불교학콘텐츠연구소 대표)/허양미(주)세진데이타 대표)/허정희(보험설계사)/현병근(사업가)/홍종표(능해정사 신도)/황웅길(건설사업관리사)/황찬익(여행작가) 이상 165명/10월 14일 12시 현재(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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