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보선 스님(사진)이 상대 후보 자승 스님으로부터 “마곡사 문제를 풀지 않으면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협박성 전화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파행’은 보선 스님에 대한 직권제적을 뜻한다.
보선 스님은 10월 7일 오전 9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10월 6일) 자승 후보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협박 전화를 받고서 소납은 떨리는 마음은 주체할 수 없었다”며 “자승 후보는 어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소납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마곡사 문제를 풀지 않으면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협박했다”고 밝혔다.
보선 스님에 따르면 자승 후보와의 1차 통화는 6일 오전 8시 6분부터 7분 57초간, 2차 통화는 오후 4시 23분부터 2분 1초간 이뤄졌다. 이 통화에서 자승 후보는 “3자연대가 중앙선관위를 잡고 있으니까 보선스님이 해결하려는 의중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되지 않겠느냐. 마곡사를 풀지 않으면, 파행으로 몰고 가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선 스님은 자승 후보의 요구에 “마곡사 문제는 중앙선관위에서 종헌종법에 의거해 처리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마곡사 문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된 마곡사 교구선거인단 부정선출 의혹에 관한 건으로, 보선 스님 선대위는 “자승 후보 선대위 집행위원장 초격 스님이 의결권이 없음에도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마곡사 교구선거인단 부정선출을 배후조종한 것이 자승 후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보선 스님은 “‘파행’이라는 말은 ‘직권제적’을 깔고 가는 것”이라며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으로부터 ‘총무부장 종훈 스님이 보선 스님의 승적에 상당한 제적 사유가 있어 직권제적이 불가피해 보인다’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보선 스님은 “이는 자승 후보의 지휘 아래 총무원이 조직적으로 소납을 직권제적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라며 “승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보선 스님 선대위 장적 스님이 자승 후보와의 통화 기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총무원이 다른 후보자들은 모두 신원조회를 마쳤음에도 소납만 보류하고 있는 것도 하등 문제가 될 게 없는 소납의 승적을 무기삼아 수세에 몰린 선거국면을 타파하려는 자승 후보의 계획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선 스님 선대위 장적 스님도 “선거법에는 선거일 3일 전까지 후보자 자격 유무에 대한 답을 줘야 하는데 총무원에서는 아직도 답을 주지 않고 있다”며 “종단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보선 스님 선대위는 이번 사건을 <선거법> 제91조에 의거, 통화내용 등 증거자료를 첨부해 중앙선관위에 고발할 계획이다. <선거법> 제91조에는 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 시 3년 이상 10년 이하의 공권정지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자승 후보 선대위는 7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선의의 전화는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며, 문제 해결하자는 얘기를 협박으로 바라본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해명했다. 자승 후보 선대위는 “정확한 발언 내용 확인은 어렵고,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답하기 애매하다”며 “속퇴, 승적, 이력 의혹 등 본인의 각종 의혹부터 직접 해명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승 후보 선대위 기자회견에는 일감 스님과 지현 스님이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