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의 비상이 인상적이다. 올해를 흑자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고장율도 크게 감소시키는 등 국민 기업의 위상을 빠르게 갖춰가고 있다.
최근 KTX 이용객 증가가 눈에 띈다. KTX 이용객이 2005년 32백만명에서 2012년 53백만명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KTX 1일 최대 수입도 2005년 38억원에서 2013년 72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표, KTX 1일 수송량 현황)현재 운송수입도 작년대비 10% 이상 증가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KTX 고장율 전년 대비 32% 감소로 국제철도연맹(UIC) 안전분야 특별상
이러한 KTX 이용객의 지속적인 증가는 고속철도 정비 기술력 향상으로 고장율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KTX 안전성과 정시운행율에 대한 국민 신뢰가 회복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표, KTX 고장건수 및 브랜드 가치)
실제 KTX 고장건수는 2011년 64건에서 2012년 49건으로 23.4% 감소했으며, 고장률은(고장건수/운행km)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코레일은 2012년 한국철도연맹(UIC)로부터 INNOVATION AWARD 안전분야 특별상 수상한바 있으며, KTX 브랜드가치도 2011년 80위에서 올해 초 14위로 66단계 수직 상승중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으로 세계 최초 알루미늄 차체 복원 성공
KTX 고장 감소에 있어 CEO의 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작년 초 당시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안전성에 최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시설투자 및 직원훈련 등 최고의 투자를 해 왔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체 기술력 축적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철도의 날 기념사에서 “철도산업 전체가 국민의 안전 파수꾼이라는 생각으로 국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철도인의 최우선 사명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안전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표, UIC 이노베이션 어워드 안전분야 특별상)
과감한 도전을 통한 자체 기술력 확보의 대표적 사례가 세계 최초 알루미늄 차체 복원 성공이다. 2011년 광명역 탈선사고로 파손된 KTX-산천을 복원하기 위해 제작사 의뢰 결과 수리기간 16개월, 비용 138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그동안 열차고장 발생시 제작사 의존도가 높아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패하더라도 시도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할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는 CEO 의지에 따라 코레일은 ‘자체수리’라는 승부수를 띄웠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물론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참고할 만한 변변한 자료조차 없는 상태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3차에 걸친 정밀분석과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당초 예상보다 1년을 앞당긴 4개월만에 세계 최초 알루미늄 차체 복원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것도 제작사 견적가 138억원의 6%에 불과한 8억원으로 달성한 성과로 비용절감 130억원, 수리기간 12개월 단축에 따른 영업수입 74억원 증대라는 부가적 효과도 가져왔다.
하지만 더 큰 의미는 고속철도 정비 관련 최첨단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코레일은 수리 전과정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담은 기술백서를 작성하여 전사적으로 공유함으로써 고속철도 정비기술력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또한 KTX 차체 복원을 세계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명실상부 고속철도 기술 선진국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고 할 수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KTX-산천 조기안정화 성공 및 해외경쟁력 확보
KTX-산천 차체 복원을 통해 확보된 기술력은 국내 고속철도 제작기술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국내 기술로 제작된 KTX-산천은 2010년 3월 영업 운행을 시작한 이래 작은 고장으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며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기도 했다. (표, KTX 산천운행량 대비 고장건수)
코레일의 자체 조사결과, 설계 및 제작단계에서의 결함이 주원인인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10개 장치에 대해 기술보완을 요구하는 등 제작사와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 및 설계단계부터의 집중관리에 들어갔다. 또한 신규차량 도입시 시운전거리를 35,000kn에서 180,000km로 대폭 확대하고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된 문제점을 제작사와 공유하고 공동 해결책을 마련해 나갔다. 그 결과 2012년 신규 도입한 KTX-산천 50량은 완벽 품질로 거듭나 100일 무장애 기록을 달성하였으며, 전체적인 고장건수도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동시에 국내 고속철도 제작기술에 대한 해외 신인도까지 높아져 세계 고속철도 시장에 대한 수출길도 다시 밝아졌다. 해외 유수의 고속철도 사례와 비교할 때도 2년 반 만에 안정화 단계에 돌입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이며, 높아진 품질 평가를 바탕으로 브라질 등 해외 고속철도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적 자신감으로 차량운용율 향상, 수입증대로 이어져
KTX 차량 안정화로 자신감을 얻게 됨에 따라 KTX 운용율이 향상되었다. KTX 1일 운용대수는 2010년 44개 열차에서 2013년 61개로 증가(39%)했으며, 1일 운행가능 열차 수도 2010년 181개에서 2013년 241개로 33% 높아졌다. (표, KTX 1일 운용편성) 그 결과 진주, 밀양, 구포 등 KTX 수혜지역 확대와 여수엑스포, 순천 국제정원박람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대한 임시열차 운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임시열차는 2011년 160회에서 2012년 4,700회로 30배 가량 증가하여 740억원 추가 수송수입을 거두었으며, 최근 석가탄신일 황금연휴기간에 진가를 제대로 발휘해 1일 수송 22만명, 수송수입 72억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데 크게 기여했다.
휴먼에러 연구위원회 출범으로 인적오류 32.3% 감소
휴먼에러에 대한 고강도의 대책도 마련되었다. ‘인적 오류’로 번역되는 ‘휴먼 에러’는 한마디로 사람의 실수를 뜻하며, 선진국에서는 ‘휴먼 에러’를 줄이기 위한 다각도의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는 미개척 분야였다.
(KTX 휴먼에러 감소현황)
코레일의 경우 작년 초 KTX 열차가 동대구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강도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사 결과 사고를 낸 기장은 KTX 개통요원으로 최고의 배테랑 요원임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실수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코레일은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휴먼 에러 연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휴먼에러의 심리적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맞춤형 치유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의 징계 위주의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직원의 마음까지 안아주는 힐링(Healing)으로의 인식의 전환이며, 그 결과 인적오류에 의한 사고․장애 건수가 13.6% 감소했으며, 특히 위원회 운영 이후 32.3%가 감소하는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표, KTX 휴면에러 감소 추이)
코레일 안전관리수준 세계가 인정, 안전관리체계 우수성 재확인
동시에 안전관리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노력도 추진되었다. 코레일은 국제공인기관(NoBo)인 영국 로이드 레지스터(Lloyd’s Register)사에 의뢰, 3개월간 철도안전관리체계 전반에 대해 진단을 받았으며 코레일의 안전관리체계는 전반적으로 국제수준에 부합하며, 안전투자 및 안전의식은 유럽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유럽의 철도안전관리체계와 차이점을 비교 분석, 21개의 권고사항과 6개 분야의 중·장기 발전 로드맵에 반영하여 추진중이다.
KTX 흑자경영 원년, 고장율 감소 등 코레일의 비상이 박차오르는 새처럼 힘차다.
114년 철도의 도전정신을 다시 깨우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을 독려한 결과 조직문화에도 놀라운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규정을 준수해 책임만 면피하면 된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이제는 자발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회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KTX 부품 직구매다. KTX 주요 부품의 경우 기존에는 대행사를 통해 조달했지만 제작사와 직거래를 통해 단가 인하 및 조달수수료를 절감해 작년 한해 38억원의 구매비용을 절감했다. 동시에 직거래를 통해 필요한 부품을 적시에 조달함에 따라 차량정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었다.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 철도시장으로 진출
KTX에 대한 국민적 선호도 증가로 코레일의 경영성적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중이다. 2008년이후 최근 5년간 영업손익을 3,783억원 개선하였고, 특히 2012년에는 전년대비 영업적자를 1,633억원 개선하는 등 매년 좋아지고 있다. 금년에는 전사 역량을 집중하여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297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하여 올해를 흑자경영 원년의 해로 만들 계획이다. (KTX 1일 최대수입 현황)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에도 의욕적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고속철도 시장이 급성장중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철도시장 규모가 연간 111조원 수준의 초대형 규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레일은 114년 철도운영 경험과 세계 다섯 번째로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등의 첨단 철도 운영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철도운영경험과 선진기술, 핵심안전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적극 활용하여 아시아, 남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등 철도 신흥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