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은 기꺼이 연꽃을 피우는 진흙이 되겠다고 말이다.

이 마음 하나로 도심에서 사찰 문을 연지 벌써 20년이다. 10년 전부터는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을 설립하고 더 적극적으로 보시행을 실천하고자했다.

복지법인을 운영하며 항상 안타까웠던 것은 죽음과 마주한 이들이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죽음의 고통을 이겨내도록 그들의 죽음여정에 동참하겠노라고.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 대표이사 지현 스님이 10월 11일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초대 회장에 추대됐다.

지현 스님은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모든 중생들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길 기원했다”며 “불교호스피스협회의 창립은 그 발원을 공식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현 스님은 “불교계에서도 많은 분들이 호스피스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조직적이지 못했다”며 “협회 창립으로 불교호스피스의 역량이 더욱 결집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역량결집을 위해 지현 스님은 “그동안 산재해있던 호스피스 교육들의 노하우를 결합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할 것”이라며 “전국의 불교호스피스 관련 단체들과 유대관계를 맺어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불교호스피스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나마 배출된 인력들도 불교호스피스를 실천할 기관 없다”고 지적한 지현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호스피스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관건립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현 스님은 “불교호스피스협회가 창립했지만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앞으로 조직을 더욱 견고히 발전시켜 법인화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현 스님은 불교호스피스협회를 통해 인간존엄성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 수행, 말기활자와 사별한 가족 돌봄에 대한 연구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처님 당시부터 지금까지 불교는 보이지 않게 호스피스 활동을 펼쳐왔다”는 지현 스님은 “시작은 늦었지만 불교호스피스 활동의 발전을 위해 불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현 스님은?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을 은사로 1972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수지하고, 1977년 쌍계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해인사 승가대학과 해인율원을 졸업하고 송광사 재무국장과 해인사 도서관장 및 승가대학 학감을 거쳐 1989년부터 부산 관음사 주지를 역임하고 있다. 현재 송광사 율원장,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 대표이사 등을 함께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