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신교 단체들의 불교비방이 점점 더 거세지자, 조계종이 종교지도자협의회(이하 종지협)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측에 대해 “불교비방 신문광고를 게재한 한기총 소속 단체들을 제명하는 등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를 노력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조계종이 종지협을 통해 한기총 측에 이같은 요구를 한 것은 7월 14일자 개신교 단체들의 신문광고가 불교를 포함한 종교계를 에둘러 겨냥한 데다, 신문광고에 동참한 5개 단체 중 두 곳이 한기총 산하단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불교-개신교의 종교갈등으로 심화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각 종교 대표자들의 모임인 종지협을 통해 이같은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은 7월 23일 원서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종지협 운영위원 회의에서 ‘개신교 단체의 종교 및 불교비방 건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제안서에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불교폄훼 동영상 홈페이지 게재, 문광부와 지방정부에 불교계 지원예산 중단 요구, 개신교 5개단체의 불교비방 광고 등에 대한 현황보고와 함께, “이같은 종교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종지협과 한기총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사항이 담겨져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운영위원들은 최근 개신교단체들의 불교비방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모두 공감을 표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관계자는 “신문광고에 한기총 소속의 단체가 함께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광고의 내용이) 한기총의 공식입장은 전혀 아니다. 관련 단체로부터 역할 요구와 비난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와 ‘한국장로총연합회’ 측에) 자제하도록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총 관계자는 또 “조계종의 제안을 이광선 대표의장에게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기총 이광선 회장이 종지협의 대표의장 직을 맡고 있다.

조계종은 이날 회의에서 △종지협 차원에서 종교화합을 위한 역할 모색, 종교화합 호소문 발표 추진할 것 △한기총은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행위와 신문광고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한 입장표명과 재발방지 노력을 해줄 것 △한기총 회원단체의 신문광고 건에 대하여 해당단체의 제명 등 책임있는 조치를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조계종은 “향후 구체적인 역할 논의를 위해 공동대표 수장단 모임을 요청하는 등 종교갈등 유발행위 억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