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출신 승려들이 ‘동국대를 승려 기본교육기관에서 제외하는 교육원의 조치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동국대 석림동문회 24기 졸업생(회장 현조, 이하 석림회 24기)들은 7월 15일 ‘동국대 승려 기본교육기관 제외를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석립회 24기는 성명서를 통해 “석림동문회 24기 일동은 교육원의 한글화된 현대화 교육체제에 적극 지지를 보내는 바”이라면서도 “그러나 5월 4일 열린 ‘승가 기본교육기관 및 전문교육기관 조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나온 ‘동국대학교를 기본교육기관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석림회 24기는 이어 “동국대를 기본교육기관에서 제외하겠다는 계획은 뚜렷한 목적의식의 부재와 현실인식의 부족에서 나온 근시안적인 대안”이라며 “동국대를 기본교육기관에서 제외시키는 방법은 (강원 학생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동국대를 기본 교육기관에서 배제시켜서는 안되는 이유로 3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째 20대 양질의 출가 수행자를 확보하겠다면 오히려 20대의 인재들이 모여드는 동국대의 교육여건을 더욱 개선시킴으로써 승가 인재 배출의 터전이 되는 기본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번 개편안의 목적은 현대사회에 필요한 승가상의 구현인데, 그러한 점에서 동국대학은 이미 한글중심의 불교교육, 다양한 교과목, 전문 교수진이 확보된 우리나라 현대 학문의 선구자이자 조계종 최고의 교육수준을 갖춘 기본교육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국대를 기본교육기관에서 배제하면서 현대사회에 맞는 승가상을 구현하겠다는 개편안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셋째 ‘동국대 예비승들이 일반학생과 함께 생활해야하므로 승가기본교육기관으로 교육내용과 환경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 역시 설득력이 없다. 이는 예비승을 위한 기숙사나 습의내용을 보완함으로써 해결할 문제이지 이것 때문에 종립학교에서 승가교육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는 어리석고 전말이 전도된 비논리적인 주장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석림회 24기는 “지방승가대학 졸업 후 중앙승가대나 동국대로 진학하는 스님들이 2010년 4월 현재 172명으로 기본교육과정을 무려 8년간 중복 이수하는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동국대의 교육수준이 우수함을 대변하는 현상이지 기본교육기관 폐지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이어 “이러한 현상은 지방 승가대학(강원)의 교육을 이수해도 국가법령이 규정한 학위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그럼에도 ‘중복이수의 비효율’을 이유로 동국대학을 기본교육기관에서 배제한다면 이는 교육 대상자들의 현실적 요구를 무시할 뿐 아니라 대중의 공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승가의 모습에서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림회 24기는 “석림동문회 일원인 24기 회원 일동은 교육원이 동국대를 승려기본교육기관에서 배제함으로써 얻는 이익과 효과보다 손실과 부작용이 몇 배에 달할 것을 명확히 예측할 수 있는바 이 같은 논의를 즉각 철회하고, 보다 근본적인 동국대 활용방안에 대하여 석림동문 및 동국대 관계자들과 함께 심사숙고 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성명서 발표에는 석림동문회 24기 졸업생인 현조, 명본, 토진, 의정, 도현, 정엄, 정묘, 청암, 의연, 법수, 능원, 정진, 법현, 일문, 혜원, 정명, 경허, 무경, 진욱, 원광, 진학 등 21명의 스님들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