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명의 재가불자들이 한 목소리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는 7월 14일 서울한강선원 문수 스님 분향소 앞에서 생명평화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에서 반생명적 파괴행위가 중단될 때까지 불퇴전의 자세로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2만 불자들은 정토회,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에코붓다 대표들이 낭독한 선언문에서 “우리 어깨에 죽비를 내려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에 화답하고, 생명평화의 권리를 파괴하고 짓밟는 모든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며 “1200만 불교도들은 오늘부터 4대강을 위해, 가난한 이웃들의 삶을 돌보는 조화로운 세상을 위해 자비무적의 정신으로 나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국민들에게 “강의 생명들을 짓밟는 개발이익에 대한 욕망이 죽이는 4대강의 생명들은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살릴 수 있다”며 호소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한 수행자가 포크레인에 신음하는 생명의 목소리를 아파하며 목숨을 던졌다”며 “지금이라도 국민의 소리를 듣고 특정 구간 한 곳을 시범적으로 지정해 사업을 하고 그 영향을 면밀히 살펴 확산하라는 최소한의 합리적 대안을 외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번 생명평화선언에는 2만 명에 가까운 불자들이 직접 서명하고 동참의사를 밝혔다. 당초 선언은 1만 명을 목표로 추진했으나 1주일 동안 1만 6917명이 서명하는 기록을 남겼다. 불교계의 사회참여 의식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4일 현재 서명이 진행 중에 있고, 몇몇 사찰에서 서명 명단이 도착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선언에 동참을 선언한 재가불자의 수가 2만 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박광서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정신 차리지 못하면 국민들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정부가 태화강을 예를 들어 강 살리기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태화강은 있던 보를 해체해 강을 살린 것이므로 보를 설치하는 4대강과는 다르다”고 비판했다. 박광서 대표는 “문수스님께서 종단의 움직임 등 작금의 상황을 보고 ‘내가 헛되이 죽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내실까 염려스럽다”며 “이것이 불교계의 수준이지만 재가자들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대 불자교수 모임 ‘불이회’ 부회장 우희종 교수는 취지발언을 통해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에도 불구하고 종단 차원의 적극적이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오늘 2만 재가불자의 선언은 조계종단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도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불교연대는 7월 17일 국민추모문화제를 여법하게 회향한 뒤, 문수 스님의 생명살림 원력을 이어갈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또 생명평화선언 동참 서명운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