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붓아카데미가 서산 마애삼존불상 맞은편에 위치한 ‘참사람의 향기 서산도량(이하 서산도량)’에서 처음 개최한 ‘금강스님과 함께하는 1박2일 담선법회’가 지난 3월 8~9일 이틀간 알찬 프로그램으로 짬지게 진행됐다.
오후 1시 방 배정, 점심공양에 이어 선원과 요사 2동에 대한 대대적인 청소로 시작된 이번 담선법회는 오후 3시부터 서산도량 뒤 등산로를 따라 서산목장을 거쳐 보원사지로 내려오는 환상적인 산행코스에서 걷기 수행으로 이어졌다. 소나무숲과 참나무숲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산행길과 심신을 청량하게 만들어주는 광활한 서산목장을 거쳐 보원사지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걷기 수행에 최적인 코스였다.
금강스님의 지도로 좌선을 하고 있는 미붓아카데미 회원들.
좌복을 펼쳐 놓은 '참사람의 향기 서산도량' 선방 모습.
바깥에서 바라본 참사람의 향기 서산도량 선원모습.
서산도량 개원 후 처음 진행하는 수련행사로 참석자는 10명에 불과했지만, 설렘과 감동, 보람, 기쁨이 동참자들의 표정에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동참자들은 걷기 수행 중 이파리가 다 떨어졌지만 봄물을 가득 머금은 걷기수행 길가의 나무 옆에서 금강 스님으로부터 “가을이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비우고, 봄이면 치열하게 움을 틔워내는 나무처럼 살아가라”는 감동적인 ‘나무 법문’을 들었다.
수련 동참자들은 보원사 7층 석탑을 참배하고 탑돌이와 함께 절터만 남은 백제 최대사찰을 돌아보면서 백제불교 부흥의 진원지가 서산도량이 되기를 발원했다.
1시간 30분에 걸친 걷기 수행에 이어 금강 스님의 지도로 좌선습의를 마치고, 저녁예불에 이어 금강 스님의 법문을 경청했다. 금강 스님은 간화선의 중요성, 올바른 화두 참구법 등을 자비심을 담아 전달했다. 법문에 이어 금강 스님의 지도로 좌선수행에 들어갔다.
걷기수행 중 보원사지를 순례하는 미붓아카데미 회원들.
걷기수행 길 중간에 시원하게 펼쳐진 서산목장을 만난다.
참사람의 향기 서산도량 뒷쪽으로 나 있는 걷기수행길은 아름다운 소나무와 참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 환상적인 수행길이다.
반달이 휘영청 밝음을 내뿜는 밤 9시에는 서산마애삼존불을 관리하는 평전 스님의 특별한 배려로 달빛 스민 미소를 머금은 서산마애삼존불상을 참배했다. 평전 스님으로부터 서산마애삼존불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후 간절한 마음으로 발원과 독경을 하며 뜻 깊은 마애불 달빛 참배를 마쳤다.
말끔하게 정리되고 수리된 요사와 선원에서 불편 없이 첫날 수련을 마친 미붓아카데미 회원들은, 다음날 새벽 예불, 좌선, 울력, 금강 스님과의 다담에서 다양한 문답을 나누고, 동참자 다수의 요청으로 금강 스님으로부터 화두를 받는 화두간택 의식을 진행했다.
삼귀의계, 오계의 지계를 다짐하는 의식에 이어 금강 스님은 동참자들에게 조주 선사의 ‘무자(無字) 화두’를 내렸다. 금강 스님은 “오늘 이 순간부터 화두를 받은 모든 수행자들은 오직 무자 화두를 참구하며 본래면목을 찾는 정진을 시작한 수행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끔하게 정비된 참사람의 향기 서산도량 요사채 모습. 요사채에는 방 7개와 식당 부엌, 창고가 있다.
울력시간에는 보리밟기를 했다. 새순이 돋아난 보리를 밟으며 미붓아카데미 회원들은 발보리심을 염원했다.
선원 정면 벽에는 불상 대신 미황사 괘불 모사도가 걸려 있다.
금강 스님은 “화두 참구는 이론이나 논리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대신심과 대분심으로 화두를 매개로 하여 대의심으로 나아가는 것”이며 “어느 순간 은산철벽에 갇히더라도 신심과 분심, 의심을 굽히지 말고 밀어붙이면 마침내 부처님과 역대 조사님들께서 얻으신 깨달음과 해탈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정진을 당부했다.
금강 스님은 “간화선 수행법은 역대 선지식들이 수행을 통해 직접 증명해주신 것처럼 가장 발달된, 최고의 수행법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갈팡질팡 이런저런 수행법을 좇아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붓아카데미의 1박 2일 담선법회로 역사적인 수련도량으로 출범한 ‘참사람의 향기 서산도량’은 이달 말(3월 28~30일) 참사람의 향기 수행프로그램을 거쳐 간 구참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2박3일’ 일정의 참사람의 향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산도량에 대한 본격적인 수행도량으로서의 시스템 점검이 끝나면 5월부터는 미황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7박8일 참사람의 향기 프로그램을 서산에서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