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당시의 원음을 담은 산스끄리뜨어를 공부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종본찰 봉선사 산스끄리뜨 편집실의 현진 스님을 찾으면 된다.

최근 <빠알리 문법>, <산스끄리뜨·빠알리 표 모음집(재판)>을 발간하고 사부대중을 대상으로 두 언어를 교육하는 ‘봉숭아 학당’을 운영하고 있는 현진 스님을 12월 11일 조계종 교육원에서 만났다.

현진 스님은 인도 뿌네대학 등에서 인도인 스승에게 8년간 범어를 배우고 돌아와 <바가바드기따>, <우빠니샤드>, <빤짜딴뜨라,> <산스끄리뜨 문법> 등의 기초어학서적을 펴내며 무료 법보시를 펼쳐왔다.

올해 가을부터는 사부대중을 대상으로 두 언어에 대한 교육을 하는 ‘봉숭아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진행된 제1기 봉숭아학당에서는 23명의 학인이 수료를 완료했다.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진행될 제2기 봉숭아 학당에는 50여 명의 학인이 등록을 마쳤다. 3월부터는 중앙승가대 어학당에서도 학당을 개설할 계획이다. 강좌비는 무료이되 1년에 한 차례 책 발간을 위한 자율 보시를 받는다.

봉숭아학당의 수강생은 예상과 달리 재가불자가 80%에 이른다. 현진 스님은 “빠알리어로 된 남방경전을 원어로 읽고 싶은 분들이 학당을 찾는다. 그분들의 절반 이상은 이미 3, 4년간 공부하고 있는데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학당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전의 원어를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 현진 스님이 가장 골몰하는 부분이다. 처음 두 언어에 대한 문법책을 펴내기 시작한 것도 강사의 입장에서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교재 마련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현진 스님은 “한국에 산스끄리뜨어나 빠알리어를 가르칠 수 있는 인력은 적잖게 있는데 정작 교육은 잘 되지 않는다. 교재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어학들이 활성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전의 한역에 익숙한 한국에서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며 산스끄리뜨어와 빠알리어를 보급·전파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스끄리뜨어는 대승경전의 원전이고 빠알리어는 남방경전의 원전이다. 한문경전이 중간에서 장벽으로 있으면서 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원어 공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한문이 빠뜨린 부분에 대한 보완책으로써, 또 원전의 내용을 그대로 알기 위해 불교로써는 당연히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현진 스님은 “승가 내에서도 학승이라면 경전 해석을 한문에만 근거해서는 한계가 있다. 이 언어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게 아니라 불법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진 스님은 앞으로도 봉선사 산스끄리뜨 편집실을 중심으로 어학교재 등 불교관련 서적들의 출판과 출판물을 무료 법공양하는 출판불사를 실천할 계획이며, 편집실의 무료 책자 보급 신청은 홈페이지(http://cefe.daum.net/sanskritsil)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