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존경받는 승단을 이루겠습니다.”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혜총 스님이 수행, 전법, 사부대중, 존경받는 승단을 기치로 한 종책을 발표했다.

혜총 스님은 10월 2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회의실에서 종책발표회를 열고 4대 운영기조와 28개 분야별 종책을 제안했다.

혜총 스님이 제시한 4대 운영기조는 ▲수행하는 종단 ▲전법하는 종단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종단 ▲존경받는 승단 등이다.

분야별로, 수행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한 종책으로는 ▲원로 중심의 언거수행과 승풍 진작 ▲일상생활 중심의 생활수행과 제도 마련 ▲간화선 대중화를 위한 제도 마련 ▲결계·포살의 지속적 운영과 발전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중장기 수행프로그램 마련 ▲수행자 소양교육을 위한 평생교육원 설립 ▲대사회적 봉사단 운영 등을 제시했다.

전법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도권·신도시 거점 포교사찰 설립과 지원 ▲포교원이 배출한 전문 포교사 활용방안 마련 ▲포교원의 종무행정 시스템을 지원과 전략개발 차원으로 전환 ▲현실적 포교전략·프로그램 개발 ▲총무원 기능을 교육원·포교원 지원 시스템으로 전환 ▲어린이·청소년·대학생·청년회·직장·직능법회 활성화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 활성화 등의 종책을 꼽았다.

함께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한 종책은 ▲종단 운영기조를 사부대중 참여기조로 전환 ▲총무원 종정업무 수행 교역직에 비구니 참여 확대 ▲자치책임제 도입으로 총무원의 지역관련 업무를 교구본사에 이관 ▲분야별 전문 인력양성과 적소배치를 통한 투명정책 시행 ▲동진 출가제도 마련을 통한 출가자 감소와 인재 이탈현상 방지 ▲영아원, 유치원, 초·중·고교 등 동진 승가교육기관 설립 ▲사찰 특성화 개발과 효율적 템플스테이 운영 등 7개다.

존경받는 승단을 만들기 위한 종책으로는 ▲총무원장 임기단임제 ▲호계위원은 대중적 신망과 율사에 준하는 승려로 충원 ▲호법부 교역직은 청렴성 인정되는 자로 선정 ▲승려노후복지제도 마련 ▲종교법인법 도입을 통한 투명성·신뢰 구축 ▲각급사찰에 교육기관·복지지설 운영 지원 ▲국제교류를 통한 한국불교 문화예술 우수성 전파 등을 제안했다.

혜총 스님(사진)은 ‘정전 포교’와 ‘참신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동진 출가제도 마련에 대한 종책을 강조하며 “현행 출가연령 상한이 50세인데, 50세에 절에 들어와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과 전법, 봉사를 할 수 없다. 동진 입교의 전통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각 사찰의 특성 개발도 중요한 과제다. 혜총 스님은 “기도와 불공에 의존하는 한국불교는 갈수록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각 교구본사가 체육, 식품, 관광 등 특화 사업을 개발해 브랜드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찰 특화사업은 각급사찰의 교육기관·복지지설 운영과도 맥을 같이 해, ‘일자리 창출 포교’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혜총 스님은 이번 선거에서 빠지지 않는 종책인 ‘교구본사 중심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님은 “중앙이 가지고 있는 재정, 인사, 포상, 징계권을 교구본사에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총무원은 본사를 보조하는 역할로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일부에서는 이 기자회견이 사퇴를 표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혜총 스님은 “세가 많으면 좋겠지만 부처님 역시 처음 등장했을 때 무소의 뿔과 같이 혼자서 갔다”며 “뜻이 정확하고 잘 해보겠다는 의지로 출마한 것으로 당락에 상관 없이 꾸준히 자정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혜총 스님은 “나는 부처님의 제자이고 내 뒤에 많은 사람들이 믿어주고 있기 때문에 혼자 가도 외롭지 않다. 여태까지 하던 방법이 아닌 참신성을 가지고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