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6일 자승후보 선대위에서 나의 자승 스님 고소에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일감스님이 발표한 그 성명은 너무나 인격 모독적이었다. 그 후 일감스님을 조계사 인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나는 일감 스님에게 ‘스님은 성철스님 손상좌죠. 차라리 그 이름 바꾸세요. 성철스님의 손상좌 될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말해주었다. 일감 스님은 도망치듯 자리를 비켰다. 오늘 제가 기자 간담회를 갖는 것은 자승 후보 선대위의 입장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서다.”
적광 스님(포항 오어사 자장암 감원) 10월 30일 조계사 인근 모처에서 불교인터넷 언론들과 만나 자승 후보 집행부가 발표한 입장문이 대부분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적광스님이 호법부 승려들이 총무원 지하감금실로 끌려들어가 옷을 벗기고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 후 자신에게 입혔던 사복 상의를 공개하고 있다.
적광 스님은 이날 “후덕한 상급자라면 아랫사람의 허물을 자신이 지고 보살피는 것이 미덕인데, 자승 원장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아랫사람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금번에 제가 제기한 호법부 스님들에 대한 고소는 단언컨대 준엄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폭행을 당한 이후 호법부 스님들과 같이 지내면서 저에 대한 폭행을 입증할 많은 증거들을 확보해 두었다. 우선 갈아입혔던 옷과 상처 난 제 몸이 그 증거다. 폭행 당한지 4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이 아프다. 가슴부위의 통증으로 제대로 걷기조차 어렵고, 정신적으로는 바깥에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이다. 특히 스님들의 승복만 보면 극도의 긴장을 하게 된다. 총무원은 형사책임뿐만이 아니라 큰 민사책임도 각오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광 스님은 이어 “자승스님 측에서는 저에게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저는 배후는커녕 숙소도 제대로 얻지 못할 정도로 지금 어렵게 지내고 있다”고 일축했다. “어제 오후에는 길가에서 마주친 어느 불자가 저를 알아보고 3만원이 든 봉투를 하나 전해주면서 격려해주었다. 가슴이 뭉클하였다”며 “저는 저의 모든 있는 힘을 다하여 자승스님의 재임을 막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적광 스님은 자승 원장의 재임 반대에 대해 “거액도박, 상습적인 성매수, 저에 대한 폭행, 인사문제 등 온갖 비리를 저지른 분이 다시 4년 간 조계종을 이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나라에는 국치(國恥)가 있듯이 자승 원장의 재임 시도는 한마디로 우리 종단의 종치(宗恥)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적광스님은 평소 자신의 필체(위)와 호법부 승려들에 의해 폭력을 당한 후 공포에 질려 작성한 필체를 기억해 적은 필체(아래)를 기자들에게 비교해 써보였다.
“꼼짝할 수 없는 정도로 당한 폭행의 후유증과 고도의 공포로 환계제적원에 글자를 제대로 쓰지 못했을 정도로 온몸이 만신창이였다”고 호법부에 끌려갔을 당시를 기억한 적광 스님은 “호법부에서 2통의 환계제적원을 호법부 상임감찰들이 직접 써서 제게 서명을 하도록 시켰으며, 강압에 공포에 의해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환계제적할 뜻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적광 스님은 “호법부는 환계제적원을 제가 자발적으로 작성했다고 우기고 있으나, 그것은 거짓말이며, 저의 평상시 필체와 당시 강압 속에서 서명한 자신의 필체는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적광 스님은 특히 “환계제적원 중 한 장에는 피가 묻어 있다”며 “피가 묻어있고, 공포에 질려 쓴 저의 필적이 담긴 환계제적원을 호법부는 공개해 불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9월 30일 적광 스님이 공개한 ‘자승스님에게 요구합니다’라는 입장문 전문이다.
자승스님에게 요구합니다
저는 총무원스님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근 일주일간 호법부스님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호법부스님들은 은연중에 이런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우리는 폭행사건 이전에 스님 일로 거의 매일 원장스님에게 불려가 꾸중을 들었다... 이번에 본때를 보여야 다시는 현 체제를 비난 하는 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셨다...” 그리하여 저는 스님을 저에 대한 폭행의 교사범으로 서울중암지검에 고소한 것입니다.
그런데 자승스님은 스님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우리의 입장』에서 ‘사법기관에 저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저에 대한 너무나 심한 인격모독입니다. 맞은 사람이 왜 출국금지를 당해야 합니까? 이러한 언사는 도저히 종교계의 성직자가 할 말이 아닙니다.
또한 스님의 선대위에서는 ‘저에 대한 단호한 법적조치를 금일(26일) 중에 단행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저는 이미 호법부에 의하여 호계원에의 제적요청이라는 징계를 받은 상태입니다. 저에 대한 법적조치가 더 이상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모름지기 출가수행자라면 인격의 향기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비판한다고 호계원에 제적신청까지 하여놓고 자신을 비난한다고 다시 발칵하며 법적조치를 단행한다니 이는 보복과 앙심의 강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속된 행동입니다.
이에 오늘 저는 자승스님에게 아래의 사항 한 가지를 정중하게 요구하고자 합니다.
나의 요구 사항 : 환계제적원을 공개해 주십시요
제가 폭행을 당하던 날 호법부 지하조사실에서 저는 피를 흘리며 저의 환계제적원에 지장을 찍었습니다. 그 환계제적원은 극도의 고통 속에서 제가 쓸 수가 없었기에 호법부스님이 대신 쓴 것입니다.
그날 저는 두 장의 환계제적원에 저의 지장을 찍었는데 한 곳에는 저의 피가 묻어 있습니다. 거룩하여야 할 종교단체의 서류에 왜 피가 묻어야 합니까?
이에 저는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자승스님은 본인이 지휘 감독하고 있는 총무원에 보관되어 있는 저의 환계제적원을 즉각 공개하여 주십시오.
스님측의 인사는 여러 차례 제가 자발적으로 저의 환계제적원을 작성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작성하였다는 환계제적원이 강압에 의한 것인지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인지 불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즉시 공개하여주십시오.
2013년 9월 30일
출가 사문 적광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