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부정선거대책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 이하 대책위)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27일 나무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화사의 교구종회가 종헌정신을 무시한 채 비민주적으로 진행됐다”며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은 날치기로 안건을 상정·통과해버렸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가 주장하는 동화사 교구종회의 문제점은 첫째, 교구종회에서의 위임 효력은 의결정족수에 국한되는 것이지 의사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둘째, 동화사 총무국장 원광 스님이 66명의 교구종회의원에게 의안서 서명을 받은 것은 직권남용이라는 점, 셋째, 의장 성문 스님이 무기명 비밀투표 주장을 묵살하고 강압 거수 투표를 지시했다는 점이다.

대책위는 “얼마든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었지만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은 자신의 뜻대로 선거인단을 구성하기 위해서 교구종회를 파행적으로 운영했다”며 “불법적인 위임에 의한 선거인단 구성은 성문 스님을 비롯한 본사 소임자들의 아전인수 격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향후 △선거인단 재구성 요청 △동화사 총무원장 선거인단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회의록 보전 신청 등을 통한 적법한 절차에 의한 동화사선거인단 구성 등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천명했으며, 앞선 26일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동화사 선거인단 불법 선출을 제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동화사 교구종회는 의장 성문 스님의 명의로 “교구종회에서 총무원장 선거인 선출권을 교구종회법에 정한 바에 따라 출석 위원 과반수 결의를 통해 교구종회의장에게 위임한 것은 교구종회법에 따른 적법한 위임”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동화사 총무국장 원광 스님(사진)은 28일 나무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위가 제기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원광 스님은 “교구종회는 종법 편제 상 중앙종회와 달리 총무원 편에 규정되어 있어 그 권한이 다르다”며 “교구종회에서 교구종회의장에게 총무원장 선거인 선출권을 위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광 스님은 “교구종회법 11조는 총무원장 선거인 선출안을 다른 일반 안건과 동일하게 교구종회의 심의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28조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그 외 의결에 관한 특별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하다”며 “투표는 하나의 방법에 불과할 뿐 반드시 투표로 선출하여야 한다거나 단 한사람이라도 반대하는 경우에는 투표로 선출하여야 한다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교구종회법에는 선거인단 선출 방식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으며, 중앙종회법을 준용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없고 산중총회법을 준용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없으며, 선거법에도 아무런 규정이 없다”며 “교구종회의 의결방법은 교구종회법 28조에 따라 과반수 결의를 받아 정하면 되는 것인데, 우리 동화사는 66명이 연서한 위임안과 무기명 투표안을 투표에 붙어 과반수 결의를 거쳐 교구종회의장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적법한 위임의결”이라고 말했다.

동화사 교구종회는 “일부 다른 의견이 나온 점에 대하여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와 같은 문제는 입법기관인 중앙종회에서 종도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종법 개정으로 해결하여야 할 부분이며, 지금 우리는 다섯 분의 후보 스님들을 모시고 제34대 총무원장 선거를 종단의 안정과 화합속에 이루어 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임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