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 출신 범능 스님이 찬불음반 <나 없어라>를 발매했다.
출가 전 민중가수이자 작곡자로 활동했고 출가 후에도 스님 가수로 4장의 노래음반과 7장의 명상음반을 발매해온 범능 스님은 6월 11일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을 통해 첫 찬불음반 <나 없어라> 출시를 발표했다.
범능 스님은 음반준비를 마무리하고 외국인근로자쉼터 돕기 공연 준비하던 지난 6월 1일 뇌졸중으로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이다. 범능 스님을 대신해 음반 발매를 알린 금강 스님은 “불교음악계에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를 유능한 스님인데 상황이 이렇게 되어 안타깝다”면서 “이번 앨범이 스님의 마지막 앨범이 되지 않도록 어서 회복했으면 한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첫 찬불음반 <나 없어라> 출시 직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투 중인 범능 스님 (사진=팬카페 '범능스님 노래이야기')
이번 앨범에는 ▲열린 눈 ▲아미타불 나의 님 ▲시방삼세 불보살 ▲천의 손 천의 눈 ▲나 없어라 ▲회향 ▲큰 수레를 함께 타고 ▲이와 같은 공덕으로 ▲이렇게 좋은 날 ▲빛고을 염불나라 ▲꽃을 바치나이다 등 총 11곡의 노래가 수록됐다.
고규태 시인, 현장 스님, 용산 스님 등의 시를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조화 속에 담아낸 후 직접 노래했다. 현재의 찬불가가 우리나라 전통 가치를 담지 못하고 서양음악이나 기독교 찬송가를 쫓아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제작된 앨범으로, 한국적 정서가 듬뿍 담겨있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범능 스님의 집안은 6남매 중 4남매가 조계종 승려로 출가한 만큼 불교와 인연이 깊다. 전남대학교 국악학과에서 피리를 전공하고 진도 인간문화재에게 민요를 배운 범능 스님은 ‘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와 ‘광주 출전가’ 등의 민중가요를 작곡했으며 1993년 수덕사에서 출가했다.
출가 후에도 매년 불교환경연대, 외국인 노동자 쉼터 마련, 소아암 환자 돕기 등의 자선음악회를 열며 시민운동 활동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온 스님은 새만금 갯벌, 부안 핵폐기장 반대 농성장, 5·18 추모문화제 등과 같이 이 나라의 사회적 약자와 고통 받는 사람들이 부르는 곳에서 노래해왔다.
모든 공연과 음반수익금을 소외된 지역 대중에게 회향해온 범능 스님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뇌졸중으로 쓰러진 현재 자신을 위해 쓸 병원비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광주·전남 신도들은 자발적으로 ‘범능스님 돕기 후원회’를 조직, 스님의 병원비를 후원받고 있다.
후원계좌 : 농협 355 - 0024 - 3817 - 13 (예금주 :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광주지부. 범능스님 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