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6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대회가 중반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상임운영위원장 수불 스님(사진)이 9월에 열릴 한반도평화대법회에 총력을 기울여 여법하게 봉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불 스님은 4월 29일 오전 11시 30분에 열린 교계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대회 진행은 물결처럼 서서히 흘러가고 있다”며 “중반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도, 이제 시작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9월 행사에 총력을 집중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회의의 적극적인 지지로 출범한 한반도 평화대회는 통도사 남북통일기원대법회, 참전국 주한대사 초청 리셉션, 틱낫한 스님 초청법회, 자비구현 인류화합 한반도평화대법회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다. 초반에 비해 교구본사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에 수불 스님은 일부 수긍하면서도 “9월 행사에서는 총력을 결집하는 폭발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강산 신계사에서 봉행하기로 계횄됐던 ‘금강산 천도재’는 실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수불 스님은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 교류가 완전히 단절된 상황에서 금강산 천도재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입장이지만 한반도 평화대회의 성격 상 남북교류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수불 스님은 “대통령도 새로 오신 만큼 변화가 있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남북관계가 이렇게 경색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위태로운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대회가 오히려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평화대회 참석도 확정되지 않았다. 수불 스님은 “UN의 스케줄이 사무총장의 임의대로 되는 것이 아닌지라 반드시 참석한다는 약속은 할 수 없지만 축하영상으로라도 참석하겠다는 뜻을 반기문 사무총장이 직접 표했다”고 설명했다.

9월 27일 한반도평화대법회 이후 부산에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열린다. 수불 스님은 WCC총회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히며 “범어사나 부산 교계에서는 WCC 총회를 환영하며, 총회 기간 중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범어사를 개방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한국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그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남북 갈등상황에서 종교계끼리 정신적 갈등까지 야기할 필요는 없으며, 시비와 갈등, 종교싸움을 일으키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불교의 몫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가오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둔 수불 스님의 심중은 어떨까? 수불 스님은 “부산불교가 잘돼야 한다는 명제로 주지가 됐지 총무원장을 생각한 적은 없다”며 “한반도 평화대회가 성공적으로 봉행될 수 있도록 대회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