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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불자여러분!
모든 존재는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다 갖췄습니다. 여기 계시는 사부대중께서도 ‘나도 불성이 있다’, ‘나도 부처님과 똑같다’는 확고부동한 마음에서 불교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공부가 분명하고 빠르고 큰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처럼 모두가 본래는 부처인데 왜 우리 보통사람은 괴롭고 힘드냐? 번뇌 망상 때문에 그래요, 육도를 윤회하며 살아오면서 온갖 잘못을 저지르고 그게 쌓이고 쌓여 탐진치 삼독심이 가득하다 그래요. 그래서 말만 하면 번뇌 망상이고 근본마음을 흐리고 탁하게 해서 부처가 되지 못하게 합니다.
수행한다, 도를 닦는다, 참선을 한다는 것은 다 같은 말입니다. 마음을 어떻게 닦느냐? 마음은 형상이 없습니다. 저 허공과 같다고 합니다. 저 형상이 없는 마음을 물체 닦듯이 닦을 수 없어요. 흐린 마음을 밝게 하는 것을 마음을 닦는다고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마음을 쉬는 것이에요.
마음을 쉰다, 비운다, 놓는다가 다 같은 말입니다. 일체 생각하지 말고 마음가짐을 하지 말란 거예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마음을 천 번 쉬고 만 번 쉬라 하셨어요. 그래서 쉬면 깨닫는다고 했어요. 유명한 임제 스님은 ‘쉬면 곧 청정법신’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서는 마음을 쉬고 비우고 놓으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애를 쓰셔야 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는 너무 복잡하고 다난한 세상이에요. 정보가 폭발하는 시대죠. 어릴 때부터 문자를 가르치고 지식으로써 똘똘 뭉쳐서 살아가는 것이 현대인입니다. 마음을 비우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아요. 그래서 부득이 수행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발심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화두 참구하라”
수행법 중에 최상법은 화두선이라 합니다. 화두선의 요령은 발심을 해서 간절하게 참구하는 거예요. 옛 어른들께서는 “발심하지 못하면 큰 공부를 이룰 수 없느니라” 입이 아프게 말씀하셨어요. ‘큰 깨달음을 얻고야 말겠다’, ‘성취하고야 말겠다’하고 큰마음을 내는 것이 발심입니다. 마음공부 하는 데는 발심보다 우선하는 것이 없어요. 그래서 화두 안 되는 것을 한탄하지 말고 발심 못하는 것을 한탄해라, 화두 있는 곳에 발심 있고 발심 있는 곳에 화두 있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즉 발심만 하면 화두라는 것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요.
인간사는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마음은 여래를 만든다. 일체 모든 그림도 그릴 수 있다. 마음은 화가와 같아서 어떤 그림도 그릴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발심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수행법 중 최상법은 간화선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간화선이란 화두를 참구하는 선이라는 거예요. 화두란 인간이란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중에 문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화두는 부처님과 역대조사가 우주만물 인간의 근본실체 진정한 행복에 대해 말한 법문 중의 법문입니다. 그런데 보통 법문이 아니라 아주 심오한 법문이에요. 그래서 말길이 끊기고 생각마저 끊기는 것이 화두입니다. 사람의 분별심으로 볼 수도 느낄 수도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 화두입니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결해야할 근본문제고 자신의 문제이니 심각한 고민을 하고 각별한 마음을 내야한다는 생각을 하기 바랍니다.
간절한 것이 바로 화두라, 그래서 화두 하시는 분은 오직 간절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간절하게’란 뭐냐? 아주 절실하게 성심성의껏 하는 걸 말해요. 안 해선 안 될 것처럼. 반드시 해야 할 것처럼 절박한 마음 갖는 것을 절실함이라고 합니다. 옛 어른들께서는 며칠 굶은 사람이 밥 생각 하듯이 화두를 들라고 말씀하세요. 가나 오나 앉으나 서나 밥 생각뿐인 사람처럼 화두를 생각하고 참구하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노파가 한분 있다고 해요. 아주 늦게 늦둥이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군대를 갔어요. 노파가 얼마나 걱정되고 보고 싶겠어요. 발걸음 소리만 나도 아들인가 생각할거예요. 그렇듯 하나뿐인 아들 생각하듯 늘 생각하라는 거예요. 그런가하면 두세 살 먹은 아이가 가출한 어머니 생각하듯이 화두를 해야합니다. 아무리 먹을 걸 주고 달래고 위해줘도 어머니 생각뿐이에요. 그렇게 어린아이가 어머니를 생각하듯이 늘 화두 생각하라고 해요. 어떤 스님은 화두를 드는데 있어서는 ‘간절함’ 한마디만 요긴하다고 그래요. 간절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간절하게 들어야 할 것이 화두다라는 생각 늘 하시길 바랍니다.
“간화선은 ‘장맛’만 알면 할 수 있는 공부”
간화선의 특성이 뭐냐, 간화선은 사중(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입니다. 간화선은 스님들이나 특별한 분이나 하는 선이다 생각하기 쉽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선이라는 확신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누구나 할 수도 있고 깨칠 수도 있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근대 고승인 만공스님은 어느 납자가 공부가 안 된다고 푸념하니까 “장맛을 아느냐?” 물었어요. 납자가 “알죠” 하니, “예끼 이놈아 장맛 알면 이 공부 할 수 있느니라!” 했다는 거예요. 중국의 어떤 스님은 보고 듣고 느낄 줄만 알면 할 수 있는 공부라 했고, 부처님은 의식만 있으면 깨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안 할 뿐이지 못하는 공부 아니다. 신도여러분께서도 하면 누구나 깨칠 수 있는 확고부단한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간화선은 생활선이래요. 일상이 그대로 공부요, 공부가 그대로 일상이 되는 것이 장점입니다. 일하며 공부하고 공부하며 일하는 선이 간화선이에요. 수행이라 하면 좌선을 하고 앉아서 꼼짝 않고 늘 수행하는 것을 뜻하는 경우가 있는데, 간화선도 초보시절에는 그렇게 하면 쉽지만 덕력이 돼서 행주자와 어묵동정, 언제라도 화두가 여여한 상태가 되면 일을 하면서 노동을 하면서 직장 일을 하면서, 심지어 사고(思顧)를 하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이 간화선이다.
고되고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도 간화선에 진정한 의정이 나서 화두가 확실히 느껴지면 힘이 덜 드는 것이 느껴져요. 그래서 장시간 오랫동안 노동해도 피로한줄 모르고 일할 수 있어요. 주부라면 싫증이 날만한 집안일을 할 때 화두를 잘 들고 하면 기분 좋게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것이 간화선이래요.
옛날에 총림에서는 아침저녁에는 좌선위주로 공부하고, 낮에는 꼭 들에 나가 울력을 했습니다. 울력하며 항시 선을 하는 거예요. 당시는 여러 가지 어려웠던 시절인데 그렇게 일하면서 공부하니까 사찰경제가 자급자족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선종사찰은 크게 번창해서 대중이 3~4000명에 육박하는 사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일하며 공부하고 공부하며 일하는 것에 유익한 점이 많아 일석이조의 공부다라는 표현 쓰는 분도 있어요.
또 간화선의 장점은 집중해서 깊이 들어가 깨치기 쉽다 그래요. 종장은 깨달음을 법칙으로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깨달음이야말로 선이 존재하는 관건이라 말씀하시면서 깨달음 없는 선은 선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간화선은 깨달음 많이 주장했어요. 깨달음까지 가는 과정에서 좋은 점이 있어도 간과했어요. 깨달음이 아니라 그런 걸 말하면 수좌, 간화선사가 아니다 할 정도로 오직 깨달음을 철칙으로 삼고 수행해왔습니다.
“성성적적한 상태…일체 번뇌 망상 사라져”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근기가 약해요. 발심도 못했고요. 깨달음까지는 너무 높은 올라갈 수 없는 나무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 근기에 맞춰서 간화선 하면 어떤 효능이 있느냐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을 하면 무슨 이익이 있느냐? 어떤 변화 오느냐?
첫째는 안심이 되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깊어지면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 바로 선이래요. 화두를 간절히 정성껏 지극하게 참구하다 보면 화두가 아주 간절해질 때가 있어요. 진정한 의정이 몰록 납니다. 그러면 화두를 놓을래야 놓을 수 없고 버릴래야 버릴 수 없이 늘 달려있어요. 그런 상태에서도 더 깊게 되게 참구하면 아주 성성하고 적적한 상태가 됩니다. 즉 분명하고 확실하게 들리고 일체 번뇌 망상이 다 사라져요.
사시다보면 이런 망상 저런 괴로움이 많습니다.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하고 시기와 질투에도 참여해야 해요. 노여움과 화도 불끈불끈 내는 것이 보통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다 없어져요. 뿐만 아니라 요즘 들어 심각한 전쟁, 테러를 하겠다는 생각도 나지 않아요. 부정부패, 천인공로 할 패륜아·파렴치범도 없어져요. 북한처럼 세상을 마음대로 해보겠다는 어리석고 가증스러운 생각도 다 떨어져요.
북한 하니까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 북한에는 진정한 불교나 진정한 선이 없어요. 선만 있으면 저렇게까지 애들 같은 놀음은 안 할 거예요. 국가의 철학과 행동이 변할 거예요. 자비광명이 충만할 거예요. 온 세계인들이 하루 한 시간이라도 참선을 한다면 온 지구촌이 더없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세계 될 것입니다.
괴롭고 불안하던 온갖 생각들이 다 사라지면 마음은 아주 조용해집니다. 일부러 기억을 더듬어도 생각이 안 날 정도로 고요하고 맑아져요. 어쩔 때는 너무 맑아서 억제가 안 될 정도로 고요할 때도 있고. 자기 몸뚱아리를 의식하지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너무 편해 아프지도 않아요. 너무 고요하니까 이러다가는 내가 바보가 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함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옛 어른 말씀에 “몸과 마음이 편안하면 됐지 뭐 더 바를 것이 있느냐?”라는 말이 인듯, 그렇게 편안하면 사실 더 바랄 것이 없어요.
그때가 되면 오묘한 법렬을 느껴요. 그런 정도가 되면 주위에서 누가 돈을 많이 벌었다, 명예나 권세를 얻었다고 얘기하면, ‘어찌 저런 얘기를 할까’ 싶을 정도로 화두에만 빠지게 돼요. 그렇게만 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가 돼요. 그런 정도가 되면 인생이 변해도 상당히 변해요. 흔히 팔자는 고칠 수 없다고 하는데 팔자도 고칠 수 있어요. 바로 그런 경계에서부터 확실하게 고쳐질 수 있어요. 그래서 참으로 좋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 화두선이다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힐링은 마음공부에서” “태양과 같은 지혜로 자기계발 하라”
작년부터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이 세상의 화두가 돼왔습니다. 힐링이란 몸과 마음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해서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는 뜻입니다. 진정한 힐링은 사실 도에서, 마음공부에서 느낄 수 있어요. 화두가 성성하고 또렷하게 들리면 오늘같이 저 바깥 북적북적한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제주도 올레길에서 바닷바람 쏘이면서 느끼는 힐링보다 더 진정한 힐링을 느껴요. 그게 수행이래요. 그런 생각 늘 하시면서 ‘이 공부를 잘 하면 그대로 진정한 힐링이다’ 생각하고 화두하시기 바랍니다.
몇 년 전에 경제 사정이 좋았을 때는 ‘웰빙(Wellbeing)’이다 ‘웰다잉(Well-dying)’이다 이런 말을 많이 썼습니다. 웰빙은 안락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웰다잉은 안락하고 멋진 죽음입니다. 즉 누구나 바라는 삶이고 누구나 바라는 죽음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외형적으로 잘 먹고 잘 입고 호화롭게 살아도 사실은 괴롭습니다. 물질은 적당한 것은 좋으나 너무 많아도 걱정되고 그 자체가 괴로움이 돼요. 그 괴로움도 화두만 믹스가 되면 그 자체가 웰빙이 됩니다. 그 상태로 잘 돌아가는 것이 웰다잉입니다.
웰빙, 웰다잉도 마음이 아주 고요해져서 맑고 가볍고 희열을 느끼는 그런 정도가 되어야 진정한 웰빙이고 웰다잉이 된다고 아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지만 되도 보통사람이 바라는 수행의 진가를 거의 전부 느낄 수 있다는 생각 하시면 좋겠습니다.
화두선을 하면 지혜가 계발이 돼요. 머리가 좋아져요. 진정한 의정이 일어나서 일체의 번뇌 망상이 끊어지면 마음이 맑아집니다. 화두가 더 힘차게 들리면 더욱 깨끗해져요. 근본 자성이 드러난다는 거예요. 여러분도 본래는 부처라 이거에요. 본바탕에 있는 부처님과 똑같은 천재적인 지혜가 드러나는 거예요. 깨달음으로 얻은 지혜는 무한정입니다. 학문으로 얻은 지혜는 반딧불에 비유하고 부처님의 지혜는 태양에 비유해요. 그러니 학문으로 얻은 지혜와 비교가 되겠어요? 그만큼 대단한 것이 바로 수행에서 얻는 지혜라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가 된다, 머리가 좋아진다 하면 다들 관심을 갖게 마련인데, 수행은 어릴 때부터 습관을 들여서 꾸준하게 자기계발을 하도록 가르쳐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다는 생각을 해도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머리를 쓰는 사람일수록, 남보다 더 성공하고 출세하고 싶은 사람일수록 참선을 해서 자기 계발을 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주리반타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너 이거해라” 하면 조금 하다가 잊어버리고 우두커니 서있는 위인입니다. 그래서 “저거해라” 하면 또 저걸 하다가 서있어요. 그래서 부처님이 안타까워하며 다른 건 하지말고 쓸고 닦는 것만 하라고 하니, 쓸다가 닦는 것을 잊고 닦다가 쓰는 것을 잊어버리고 하는 거예요. 주리반타카는 괴로워했지만 꾸준히 애쓰고 애쓰다보니 마침내 성취해 아라한의 경지까지 오르게 됩니다. 부처님이 기특하게 생각해 주리반타카 이야기를 경전에서 많이 얘기합니다.
수행이 잘되면 건강은 자연스럽게 좋아져요. 몸은 맑고 아주 가벼워지고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고 육체 깊은 곳에서 즐거움까지 느끼면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껴요. 웬만큼 안 좋던 건강은 저절로 좋아지고 오장육부 기능이 좋아지고 신진대사가 촉진됩니다. 그래서 옛 어른 말씀에 수행이 지극하면 노쇠한 사람도 고목에서 꽃이 피듯 건강이 좋아지고 장수한다고 했습니다.
요새는 건강에도 관심이 많고 장수하는 데도 관심이 많습니다. 선수행은 특히 신경계통 마음계통에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스트레스나 노이로제,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병에 특효가 난다고 합니다. 그런 정신병에는 화두에 집중되는 경계가 되면 효과가 서서히 나기 시작합니다. 옛날 스님들 보면 100세 이상 사신 분들이 많아요. 수행을 잘하면 건강하고 장수한다는 생각을 하시면서 수행에서 건강을 되찾길 바랍니다.
사월초파일이 다가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바세계 태어나시기 전에 도솔천에 계셨다는 거예요. 어느 날 도솔천의 인연이 다한 것을 알고 어디에서 태어날까 우주곳곳을 자상하게 살피고 살피는 거예요. 그래서 지정한 곳이 인도 카필라성의 정반왕의 아들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태어납니다. 즉 부처님께서는 부처님은 태어나는 것을 마음대로, 맞춤형 태생이에요. 이런 이야기가 이해 안 되시는 분 많을 거예요. 그렇듯 태어나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불법이에요. 부처님처럼 생사를 해탈한다, 그게 바로 불교고 선이래요.
“잘사느냐 못사느냐는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존경하는 신남신녀 여러분! 참선하는 사람이라면 선정을 늘 떠나지 않아야 해요. 화두가 늘 성성해야 해요. 놓을래야 놓을 수 없고 버릴래야 버릴 수 없을 정도로 늘 순일하게 드는 상태까지는 꼭 좀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왜 그렇게 해야 하느냐? 그러면 마음이 아주 맑고 깨끗해요. 지극하게 고요해요. 몸은 가볍고 자기를 의심하지 못할 정도로 가벼워져요. 그런 정도가 되면 전신에서 묘한 기운 느끼면서 늘 살아갈 수 있어요. 그 상태가 극락이래요. 사바세계 지나 있는 극락도 있겠지만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극락이 있어요. 이 순간 여러분이 몰록 화두의 깨달음을 구한다면 바로 부처입니다. 여러분 앉은 자리가 바로 부처자리입니다.
부부간에도 오랫동안 사시다보면 멀어지기도 하고 심지어 이혼도 합니다. 그런 분들은 수행을 꼭 해보세요. 수행을 잘하면 평소에 그렇게 보기 싫던 아내, 남편의 얼굴이 부처님처럼 보여요. 만정이 떨어진다, 그런 분일수록 화두를 꼭 해보세요. 오늘 집에 가서 수행하시는 분은 남편이나 아내 얼굴을 보세요. 밉게 보이고 화가 나게 보이면 나는 수행자가 아니다. 나는 참선을 잘못한 사람이다 그런 생각을 하세요.
화두가 더 잘되면 대하는 것마다 부처 아닌 것이 없어요. 불자는 달라야 합니다. 주사위는 여러분에게 던져져 있어요. 잘사느냐 못사느냐 깨치느냐 못 깨치느냐 행복하게 사느냐 마느냐는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공부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고 꼭 해야 하는 공부가 이 공부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승가에는 위법망구라는 말이 있어요. 법을 위해서 자기를 잊으라는 거예요. 법을 위해 올인하라는 거예요. 전부를 던지라는 거예요. 그래도 조금도 아깝지 않은 것이 바로 이 공부다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직 여러분이 얼마나 발심하고 신앙심을 내고 화두를 잘 참구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화두선을 잘 해서 여러분 인생의 진정한 보람과 긍지를 꼭 느끼시기 바랍니다. 불교신도가 돼서 오늘 이 자리까지 분들이야말로 여러분의 인생을 진정으로 보람찬 인생으로 만들기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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