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룡 월탄 대종사가 간화선 중흥을 위한 간화선 대법회의 사흘 째 법석에 올랐다.

불교 정화운동 당시 할복한 육비구 중 한 명이기도 한 월탄 스님은 5월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조계사를 찾은 5백여 명의 사부대중을 마주했다.

출가 인연부터 간화선을 통한 깨달음, 1960년대의 한국불교 정화 운동의 단상까지 물 흐르듯 설법하는 월탄 스님의 쩡쩡한 목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집중하고 빠져들게 했다. 야단법석에 자리 잡은 사부대중은 마치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월탄 스님의 법문에 귀를 기울였다.



월탄 대종사는 5월 26일 오전 조계사 앞마당에서 간화선 중흥을 위한 법회를 열었다.

이에 월탄 스님의 간화선 대법회 법문을 지면에 그대로 옮긴다.

“이 세상에 산송장 아닌 놈이 과연 누구더냐?” 여러분. 내가 보입니까? 이 소리가 들립니까? 나를 보고 소리를 듣는 것은 누구입니까? 보고 듣는 놈이 어떤 놈인가를 확실히 알아야 부처님의 정법을 알게 되고 우리의 모든 고뇌인 생로병사, 108번뇌, 8만 4천 번뇌가 다 사라지는 것입니다. 옛날에 산승이 화엄사에 가서 여름방학 동안에 기숙을 하고 공부하는데 그때에 정금오라고 하는 선지식 스님이 계셨습니다. 그 스님께서 결제 법어를 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 놈들이 모두 산송장들이다. 산송장 아닌 놈이 과연 누구더냐?” 하셨습니다. 살기는 살았는데 모두가 더 죽은 송장이다 이거에요. 왜냐, 자기가 참 자기를 모르고 백년도 못 사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이 세상 사람들이 살기는 살았어도 다 사형선고를 받고 사는 송장들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십디다. 여러분, 여러 불자님들은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참 자기를 깨달은 사람은 천년만년 수억 년을 살지만, 참 자기를 찾지 못하고 이 몸뚱이가 나라고 집착해서 탐진치 삼독심과 오욕의 집착에서 오직 이것이 나라고 하는 사람들은 사형선고 안 받은 분이 한 분도 없습니다. 여러 불자님들이여, 진정으로 천년이고 만년이고 지혜와 자비가 충만하고, 모든 우주만물들을 내 부모와 같이 아들딸과 같이 한 몸뚱이로 알고 자비롭게 산다면 그 사람은 진짜로 자기 본래면목, 부모님이 나를 낳기 전에 참 자기 본래 생명체를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불법의 골수는 어디에 있느냐. 참 자기를 찾는데 근본 목적이 있습니다. 참 자기는 어떤 것이냐? 2천 5백 년 전에 부처님이 내가 누구인가 이 우주만물이 본질적으로 어떤 것인가를 의심하면서 수행한 후 깨닫고 보니, 모든 인류가, 모든 중생이 본질적으로 부처님 아닌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부처는 누구냐? 부처는 생로병사 사고(四苦)와 108번뇌, 8만 4천 근심과 걱정이 싹 떨어진 분이 부처님입니다. 일체 고통분심이 없어요. 죽음도 늙음도 병도 재산이 많고 적고, 일체 걱정 근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24시간 항상 즐겁습니다. 조금도 괴로움이나 슬픔이나 마음의 언짢음이 없습니다. 또 모든 중생들이 고뇌에서 헤매는 것을 하나하나 다 풀어주고 결국은 본래부처인 자기로 돌아가도록 만들고 싶은 어른이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었습니다. 부처님이 오신지 약 3천 년이 되도 이 중생세계는 아직도 대립과 갈등과 분열과 약육강식의 전쟁이 설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본래부처라는 그 자리, 지혜롭고 덕스러운 그 자리를 잊어버리고 오직 오욕에 물들어 그것만이 나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한 번 크게 모든 서울시민에게, 모든 불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조계종 선원수좌회에서 선지식 스님들을 모셔 야단법석을 만들었습니다. 장하지 않습니까? “우주만물을 당신과 한 몸뚱이로 알아야 합니다” 사부대중여러분.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완전한 행복은 없습니다. 명예에도 금전에도 애정에도 건강에도 완전한 행복은 없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느냐. 그것은 참 나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습니다. 참 나가 누구인가. 보고 듣는 이놈이 도대체가 누구인가. 그 본래마음만 발견하면 우리는 어떠한 시련과 역경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는 거룩한 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발견하지 않고서는 돈, 명예, 애정, 식욕, 건강, 여기에는 다 한계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희로애락이 항상 상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지금 듣고 있고 보고 있는 그놈이 어떻게 생겼는가, 그놈의 능력은 어떤 것인가를 확실히 발견해야만 우리는 생로병사가 없이 영원히 저 우주법계와 내가 둘이 아닌 참 삶을 사는 것입니다. 금오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떤 사람이 삼세의 부처님이 어떤 분인가 알고자 한다면, 이 우주법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자 한다면, 내 마음으로부터 이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라”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불자여러분, 우주와 나는 하나입니까 둘입니까? 내가 없으면 우리 부모가 계시겠습니까? 내가 없으면 이 서울이 있겠습니까? 내가 없으면 이 지구촌이 있겠습니까? 내가 없으면 이 우주만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우주만물은 모두 나와 더불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 보면 내가 주인공입니다. 참 나를 잊어버리면 내 조그마한 몸뚱이가 내 몸뚱이요, 참 나를 알면 우주가 나와 한 몸입니다. 이게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주만물을 모두 당신과 한 몸뚱이로 알고 부모님과 같이 아들과 같이 사람뿐이 아니라 온 삼라만상을 가지고 계신분이 부처님입니다. 우리도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그리 돌아갈 때만이 우리의 고뇌는 끝나는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큰 마음을 가지고 살아봅시다. 이렇게 정확히 우주 진리를 말씀하신분이 인류역사상 어디에 있습니까? 이렇게 과학적이고 물리적이고 합리적인 말씀을 한 어른은 인류역사상 결코 흔치 않습니다. 여러 불자님들은 만나기 어려운 불교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고통의 뿌리, 괴로움의 뿌리, 근심걱정을 뿌리 채 뽑아줄 수 있는 종교가 바로 부처님입니다. 어디에도 고통의 뿌리를 척결하는 말씀은 없었습니다. 요사이 문명국가라고 하는 서양의 인류들이 불교에 심취되고 있습니다. 지성이 발전되고 인류문명이 발전될수록 확실한 논리의 지혜가 아니고서는 이 세계를 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인연을 소홀히 하지 마시고, 사형선고를 받은 이 몸뚱이에 매달리지 마시고 하루속히 참 나가 누구인가 참 내 마음이 누구인가, 자기를 찾아내야 합니다. “8만 4천의 경전…그 중에 가장 빠른 것이 간화선이라” 자기를 찾아가는 방법이 아주 많습니다. 8만 4천 경전이 다 자기를 찾아가는 방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정확 빠르고 쉽게 자기 부처를 찾아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수좌 스님들이 여러 불자님들께 알려주고 싶은 간화선입니다. 간화선(看話禪). 말이 만들어지기 전의 말. 말 없는 말이 바로 간화선입니다. 선(禪)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간화선이요 하나는 묵조선입니다. 묵조라는 것은 내가 모든 생각을 버리고 조용히 앉아서 일체의 팔만사천번뇌가 싹 끊어지게 자기의 본래마음을 관조하는 것을 묵조선이라고 그럽니다. 그런데 묵조선을 하다보면 전생에 익힌 습이 많아서 잠시도 안 있어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망상이 생기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간화선이라는 선은 어떤 의심덩어리를 딱 줍니다. 그 의심을 향해서 열심히 정신을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하나기 때문에 오로지 어떤 의심덩어리를 가지고 거기에 집념을 하면 다른 생각들이 붙을래야 붙을 수 가 없습니다. 그것을 이름하여 화두라고 합니다. 화두 중에서 우리나라 선승들이 시심마(이뭐꼬) 화두, 정전백수자(뜰앞의잣나무) 화두, 전강 큰스님의 판치생모(판자때기 이빨에서 털이 난다) 이러한 화두들을 우리 후학들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산승은 금오 대선사로부터 시심마 화두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무엇꼬. 나한테 한 가지 물건이 있으니, 하늘을 떠받들고 땅을 받치며 밝기는 해와 같이 밝고 검기는 칠흑같이 검으며 밥을 먹고 가고 오고 쓰는데, 그것을 확실히 한번 거둬보려고 하면 거둘 수 있는 이것이 무엇인고. 저는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화엄사에 공부하러 갔다가 금오 스님의 "송장들"이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빠져가지고 승려가 됐습니다. 승려가 돼 화엄사 금정암에서 7살 먹은 동자하고 13살 먹은 동자하고 23살 월탄이하고 금오 스님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아침 3시에 일어나 도량석하고, 이뭣꼬 참선을 하라고 하는데 참선을 하고 있으면 졸음만 오고 다리만 아프고 공부가 안돼요. 5시에 공양을 짓고 6시에 공양 올리고 설거지한 뒤에 나무를 두 짐을 해오고, 10시에 마지올리고 오후에는 장작패기, 4시 되면 또 공양 지어야 하지요. 설거지를 마치면 7시부터 앉으라고 하는데, 이렇게 1년 반쯤 하다보니까, 내가 내 마음을 찾으려고 승려가 됐는데 노예도 아니고 이럴 수 없다, 도망가자 해서 도망간 데가 어디냐면 전라북도 실상사 위에 약수암이라는 암자에 갔어요. 당시 약수암에 계시던 월인 스님께 내 마음을 찾으려고 수행했는데 1년 반을 해도 안 돼 도망 왔습니다, 하니까 지리산 상무주암을 소개시켜주셨습니다. 상무주암은 보조국사가 처음에 견성했다는 곳으로 6.25때 불탄 후 뗏집으로 두 칸을 지어놨어요. 쌀 세 가마니를 탁발해다 놓고 이것을 다 먹을 때까지 깨닫지 못하면 죽어야지 했어요. 도를 통하려면 마장이 생긴다더라. 기도를 해서 마장 먼저 척결해야 한다더라는 말씀을 듣고 삼칠일 기도를 했습니다. 처음 기도는 천수경을 겨우 외고, 석가모니부처님 정근을 하고, 지혜제일 문수보살을 불렀습니다. 그 다음에는 실천 없는 도는 죽은 도다 해서 대행 보현보살, 그 다음에는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해서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그 다음은 산송장으로 살고 있는 세상사람들을 위해 지장보살 정근을 했어요. 밥 먹고 불 때는 것 이외에는 계속 그것만 불러댔습니다. “원효스님, 일체유심조가 이것이었습니까!” 그렇게 초봄이 되고, 이제는 내가 내 공부를 해야겠다, 이뭣고 참선을 하고 있으면 개구리들이 짝짓기를 하려고 서로 우는 거예요. 그러면 이뭣고는 없어지고 개구리 소리만 들려요. 여러분도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면 그 소리가 좋기도 나쁘기도 하지만 관심 갖지 않으면 나하고 멀리 떨어져있지요? 거기서 느낀바가 있습니다. 하하, 내가 화두일념이 됐을 때는 개구리가 아무리 울어도 나하고는 관계가 없구나. 우는 놈은 개구리가 아니라 내가 울고 있구나! 그러면서 원효스님 생각이 났습니다. 마음이 일어나니까 모든 우주만물이 일어나고, 내 마음이 없어지면 우주만물하고 나하고 관계가 없습니다. 모두가 다 마음의 조작이구나. 그 말이 탁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 좋아가지고 벽에다가 숯으로 ‘석양. 청화, 시방세계가 나 아님이 없구나’라고 썼어요. 이 세계 모두가 다 나 아님이 없구나. 모두가 다 내가 창조했구나 하고요. 정진을 시작한 지 한 삼 개월도 못 돼서 느꼈어요. 쌀도 많이 남고, 그날부터 자비심이 발동했어요. 쌀을 서 말씩 짊어지고 15리를 내려가 보릿고개 마을사람들을 모아놓고 법문을 합니다. 이 가난한 골짜기 마을에서 왜 이렇게 사는 줄 아느냐, 당신들이 과거에 덕을 쌓지 않고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서 여기로 왔다. 오늘부터 여러분은 생활신조를 바꿔야 한다. 얻어먹을 마음을 갖지 말고 어떻게 남을 도와줄까, 하는 도우는 마음으로 삶의 가치관을 바꾸면 여러분은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옳고 바른 일을 해서 자연히 부자가 될 것입니다, 법문을 하는데. 일체가 유심조인데, 왔다갔다 하면 다리가 아파요. 일체유심조라면 다리도 안 아프고 배도 안 고파야 하는데 내가 깨달은 것이 가짜인가 싶어 다시 앉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일체유심조인데 왜 내 뜻대로 안되느냐. 마음아 너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느냐. 진정한 네 마음이 어떤 거냐? 이뭣고…. 이렇게 하다보니까 삼매에 들었습니다. 이뭣고 삼매에 들어 3일 낮 3일 밤을 전연 모르게 공삼매에 들었습니다. 진짜 순수한 나는 이렇게 청정하구나. 먹는 거 입는 거, 배 고프고 안 고프고, 소변도 안 마려워요. 이것이 진짜로 옳게 깨달은 것인가 확인하기 위해 해인사 강원을 갔습니다. 가서 이게 진짜로 깨달았느냐 보니까 깨달음의 본질은 같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생을 건지려면 방편이 있어야 하는데 방편이 없다 해서 초심부터 능엄경까지 청강해서 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는 더 정진해야겠구나 해서 화엄사 강원에 있었는데 또 마장이 하나 생겼습니다. 무슨 마장이 생겼느냐. 선학원 수좌스님들로부터 한국불교 정화운동이 시작된 것입니다. “불법이 어려움을 만날 것 같으면 생명을 바치리라…육비구(六比丘) 할복” 효봉․금오․동산․청담․월하 스님 등 선지식 스님들 64명이 모여 1천 6백년의 정통 한국불교를 다시 찾아야 된다 해서 정화를 시작했습니다. 국가에서도 정통 불교를 살려야 한다 해서 이승만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이승만대통령이 불교 죽이고 기독교 살리기 위해 싸움을 붙였다고 하는데 어불성설입니다. 토지개혁 이후 사찰농지를 돌려주라는 유시를 내려 한국의 사찰농지가 소작인들한테 돌아가게 됐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 속인들한테 넘어갈 뻔했습니다. 비구승, 대처승 대표를 불러서 어떻게 한국불교의 전통으로 돌아가겠느냐, 이렇게 국가에서 유도를 시켰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승려 8대원칙으로, 이걸 놓고 싸움을 한참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대처승 대표 2분인 원보산 스님과 이화응 스님의 찬성으로 7:3으로 가결이 됐어요. 그래서 대처스님들이 여기에서 다 나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대처스님들이 재판을 걸었고, 1심에서는 관권에 의한 것이라고 우리가 졌습니다. 그런데 고등법원에서는 이겼습니다. 그 재판을 54년부터 60년도까지 했습니다. 대법원 상고를 했는데 4.19가 터졌고, 대법원에서 이승만대통령의 독재정권에 의해 이뤄진 거니까 옳지 않다 해서 고등법원에서 이긴 재판을 환송 파기했습니다. 1960년도 11월 19일부터 전국승려대회를 했습니다. 그때 저는 해인사 강원 학인 대표로 참여했습니다. 벌써 6~700명의 승려가 3일 동안 단식투쟁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11월 24일, 재판에 지게 됐습니다. 큰스님들이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느냐, 이차돈 같은 순교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고, 수덕사 방장을 지낸 원담 스님께서 마지막으로 수좌들을 설득하면서 고려 대각국사가 개성에서 경주에 있는 이차돈 성사 묘지를 참배하면서 지은 시 한 구를 읊었습니다. ‘천리를 남쪽으로 내려가서 문안을 했다. 청산은 첩첩한데 몇 번이나 봄을 지나갔느냐. 만약 불법이 어려움이 만날 것 같으면 나도 당신과 같이 몸을 아끼지 않고 생명을 바치리라’ 그 소리를 듣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이 전법불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죽음으로 호소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 때 순교할 사람이 6명이 나왔어요. 화신백화점에 가서 일본도 7자루를 사고 검은 작업복 6벌을 사 입고 털모자를 하나씩 사서 쓰고 대법원장에게 호소하러 갑니다. 이상하게 아무도 막는 사람이 없어요. 대법원 3층에 올라가니까 대법원실이 있고 대법원장이 앉아있어요. 우리가 가니까 놀라지도 않아요. "어떻게 세상 법으로 불법을 재단할 수 있습니까. 불법에는 본디 대처승이 없습니다. 생명으로 호소하러 왔습니다" 말하고 거기서 할복을 했습니다. 이 업장, 생에 대한 애착이 질겨 처음에는 깊이 못 베다가 4~50센티를 가르니까 창자가 나와요. 죽는 게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정신이 몽롱해 쓰러졌고, 일어나니 삼일 밤낮을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고 합디다. 육비구가 대법원에서 항의를 하고 온통 피바다라고 하니까 온 사부대중이 일어났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서 350명이 감옥에 가고 24명만 남았지만 온 언론은 비구승이 옳다 해서 대처승이 쳐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조계종이 이렇게 살아 있고, 또 수좌 스님들이 한국불교를 살리고 좀 더 훌륭한 불법을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것을 보니까 눈물이 납니다. 너무나도 감격스럽습니다. 전 생명을 바쳐 정진해 부처님이 돼야만 중생을 제도한다고 믿고 정진하는 사람들이 수좌 여러분입니다. 그런데 요즘 같아서는 정진하는데 어려움이 많으니 인연이 되면 그분들이 마음 놓고 정진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얼마나 고맙겠느냐 이런 말씀 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의 본성은 청정무구한 허공입니다” 불자여러분. 본성은 무소유, 무집착. 본성은 청정무구한 저 허공과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허공 속에 모든 잡념이 꽉 들어있습니다. 탐진치 삼독심과 오욕, 108번뇌가 가득 차있습니다. 본심으로 돌아가면 24시간이 즐겁습니다. 본법은 본무생이라. 모든 형상을 가진 것은 본래 생사가 없습니다. 그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 몸뚱이는 잠깐 나타났다 없어지는 거예요. 본래 나는 생함이 없습니다. 생함이 없는데 어찌 죽음이 있습니까. 이것을 보면 본래 내 불생처를 아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