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이 조계종 총무원 인근 두산위브파빌리온 빌딩에 사무실을 개소, 오는 10월 치러질 예정인 총무원장 선거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명진 스님은 4월 21일 성동구청에서 열린 4월 단지불회 서울법회 및 단지불회 창립 2주년 기념법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법회는 단지불회 회원들이 처음으로 회원들의 힘으로 준비한 첫 번째 법회로, 명진 스님과 함께 하는 재가불교 단체로서의 단지불회 출범을 알리는 의미 있는 법회이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이날 “종단이 신뢰받지 못하는 집단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조계종의 중심인 강북에 사무소를 마련해 구종 활동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인들의 강력한 권유와 지원이 있었다”며 “당장에 어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은 것은 없지만 역할이 필요하면 그 역할을 종도의 한 사람으로서 수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단지불회 제2기가 주관한 서울법회에서 설법을 하고 있는 명진스님. 사진출처=단지불회 홈페이지


한편 명진 스님은 설법을 통해 “봉은사 주지 4년 동안 재가 중심의 사찰 운영의 모범적 전형의 근간을 마련했지만,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단지불회 회원들은 ‘다만 알지 못함을 알 뿐’이라는 명칭의 뜻을 잘 새기고 늘 현장에서 실천하고 수행정진하는 불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명진 스님은 “단지불회 회원들이 뜻을 모아 송파구에 작은 수행공간을 마련한 것은 제2기 단지불회의 도약을 위한 바탕이 마련된 것”이라며 “알 수 없는 의심 속으로 어떻게 들어가야지 우리의 삶이 바꾸어질 것인가를 고민하고 화두처럼 천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어린 시절 돋보기를 갖고 햇빛을 모아 태워본 경험들을 다 가지고 계실 것”이라고언급한 스님은 “돋보기의 초점만 맞춰도 달라지는 현상처럼, 우리도 일상의 삶에서 언제나 ‘나는 누구인가?’에 초점만 맞추고 살아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역설했다. 명진 스님은 또 “나는 누구일까?, 허공은 어디에서 끝나나? 등의 화두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것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옛 큰스님들은 이것을 두고 ‘고양이가 쥐를 잡듯이’ ‘어미닭이 알을 품듯이’이라고 비유해 설명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회에는 약 250여 명의 불자들이 동참, 성황을 이뤘다.




법회가 끝난 후 명진스님과 인사를 나누는 단지불회 회원들의 모습. 회원들은 끝까지 명진스님과 함께 하는 모범적인 재가불자 모임으로 단지불회를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단지불회는 바로 이런 자세로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정진하는 모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명진 스님은 “이런 자세로 살면 두두물물이 다 비로자나불이며, 알 수 없기 때문에 다 진리이고 부처라는 경지로 입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법회에는 250여 불자들이 동참 뜨거운 열기속에서 진행돼, 당초 일각에서 제기했던 1, 2년 안에 자연 소멸될 것이라는 예상을 불식시켰다.

한편 단지불회는 최근 서울 송파구 47-9번지 대우빌딩 4층에 수행공간을 마련하고 10,000 정규회원 모집운동을 재가동하는 등 재가불자 중심의 제2기 모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