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이 이사장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이사직까지 해임이 된 것이냐를 놓고는 조계종 스님 이사와 진흥원 재가이사 간의 의견이 엇갈려 논란이 예상된다.

불교방송 이사회는 4월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가든호텔 백합홀에서 제81차 이사회를 열고 ‘불교방송 이사 및 이사장 해임의 건’을 통과시켰다.

영담 스님은 회의에 앞서 이사장 사퇴서를 제출하고 이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아 종하 스님이 임시 의장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회의가 시작된 후 향적 스님은 ‘사표수리’의 방식으로 영담 스님의 거취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개의했고, 해임과 사표수리를 무기명투표에 부친 결과 해임 10표, 사표수리 8표로 영담 스님의 해임안이 가결됐다.

하지만 안건이 통과된 후 “이사장 해임이 통과된 것이지 이사직까지 해임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조계종 스님 이사들과 “이사 및 이사장 해임의 건을 통과시킨 것”이라는 일부 이사들 간의 의견 차이로 격론과 고성이 오갔다. 이사회는 4시간 30분여에 걸쳐 진행된 끝에 폐회했다.

구상진 이사는 이사회 폐회 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일부 이사들이 이사 해임안까지 가결된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양보를 요구했지만 회의 결과는 번복이 불가능하다”며 “의결 결과를 놓고 분쟁은 있을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 용인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조계종 이사 스님들은 이 문제에 대해 종단 차원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장과 이사장 직무대행 자리가 공석인 불교방송 이사회는 향후 이채원 사장의 업무지휘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이사회는 이채원 사장이 소집하게 되며, 이번 이사회에서 이사장 해임안을 제외한 다른 안건의 이월여부를 결의하지 않고 폐회했으므로 다음 이사회를 소집할 때 다시 안건을 상정하게 된다.

이채원 사장은 “차기 이사회가 열려야 불교방송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를 비롯한 양측이 입장을 조율하고 다음 이사회가 원만히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서울가든호텔 백합홀 앞 복도에 20여 명의 불교방송 청취자가 모여 펼침막을 들고 불교방송 사장 해임을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21명의 이사 중 종하 스님, 원산 스님, 향적 스님, 종상 스님, 장적 스님, 정념 스님(이상 조계종), 혜정 정사, 무외 정사(이상 진각종), 지성 정사(총지종), 이채원, 이수덕, 이각범, 구상진, 김윤수, 엄상호, 손준석, 구형선, 전경두 이사 등 18명이 참석했고 영담 스님과 춘광 스님(천태종), 박순곤 이사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