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에너지를 아껴 핵 발전소(원전) 하나(1기)를 없애겠다’는 선언으로 화제를 모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교계를 향해 에너지 절약 운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시장은 불교는 생명존중의 종교이며 자연친화적인 종교이니, 에너지 절약에 가장 잘 맞는 종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불교계가 에너지 절약을 위한 100계 또는 10계를 만들어 불자들에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서울시에서 재정적 지원을 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아껴 원전 1기 줄이기' 운동을 주창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6월 5일 오후 열린 좌다회에서 불교계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박 시장은 6월 5일 오후 8시부터 불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 법응스님, 박광서 교수)가 핵 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리고 탈핵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한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좌담회’에 참석 불교에 대한 해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신의 에너지관, 생명관을 소개했다.
불교생명윤리협회 총재 보선 스님(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법현 스님(태고종 총무원 전 부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좌담회에서 박 시장은 ‘원전 1기 줄이기’를 선언한 배경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 불교계에 대한 도움 요청 등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박 시장은 에너지 절약을 통한 원전 1기 줄이기 아이디어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시민단체들의 제안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하고, 좋은 사람들의 훌륭한 생각과 계획을 공공사업으로 끌어들여서 추진하는 것이 시정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와 센다이 등의 원전 사고 피해지역에서 보듯이 원전 사고의 피해와 후유증은 상상 이상으로 큰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박 시장은 “원전의 장점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일면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일단 사고가 나면 한 나라가 파멸에 이를 만큼 위기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날의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좌담회는 불교생명윤리협회가 주최했다.
“독일이 2004년부터 태양광 에너지 개발에 나섰고, 이미 대체 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 재생 에너지의 개발 및 연구가 상당히 진척된 서구 유럽의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는 아직도 그들을 뒤좇을 생각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한 박 시장은 “영국에서 유학할 당시 돌아본 유럽의 선진적 에너지 정책을 견학한 것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후 에너지 절약을 통한 원전 1기 줄이기 사업의 추진으로 가시화 된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에너지 절약 방안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시에서 계획을 세우고 정책으로 입안해 실행을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인식과 호응”이라고 전제한 뒤 “서울시의 에너지 소비량에서 건물부문과 교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큰만큼 향후 지어지는 건물은 생태건물로 만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며, 어지간한 거리는 걸어다니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에서 짓는 은평구 일대 임대주택 단지에도 세계 최고의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 절약적인 기술을 총동원한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며 “필요하다면 불교계와 서울시가 에너지 절약을 위한 공동캠페인 협약 같은 것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희망했다.
“불교처럼 환경친화적이고 생명존중적인 교리를 가지고 있는 종교에서 에너지 절약과 탈핵 운동에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박 시장은 “서울시에서도 에코마일리지 제도의 보다 적극적인 도입 등 제도적이고 실질적인 실천방안을 연구해 실행에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불교의 발우공양을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것, 소요지족의 정신을 불자들이 앞장서 실천하는 것 등 불교계가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및 환경친화적 생명존중 운동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불교계가 서울시의 ‘에너지 절약을 통한 원전 1기 줄이기’이가 성공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