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도로를 밝힌 거리연등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강북구 불교사암연합회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에 소재한 개신대학교대학원3학년에 재학 중인 노 모 씨(47)가 지난 5월 26일 0시 30분 수유리 궁전회관 앞에서 연등 전선을 끊다가 잠복 중인 화계사 신도들에게 현장에서 붙잡혔다.



일부 몰지각한 개신교인들의 가로연등 절단으로 땅바닥으로 떨어진 가로연등.

노 씨는 단독범행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그가 재학 중인 대학원 측이 지난해부터 거리연등 점등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바 있어 집단행동 가능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계사 등 강북불교사암연합회 회원들은 4월 29일부터 5월 26일까지 강북구청 사거리에서부터 미아역 양방향까지 조성된 거리연등 전선이 구간별로 절단되자 26일 궁전회관 쪽에서 잠복을 단행, 범행순간을 포착해 노 씨를 붙잡았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거리연등 제작업체 대표 서 모 씨는 “노 씨는 이날 하루만 연등 전선을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에도 개신대학교대학원 측에서는 거리연등이 대학원을 통과하는 것에 불만을 가져 연등 없이 전선만 연결했다”며 노 씨의 단독범행이 아닌 집단행동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추측했다. 서 씨는 26일 현장검거 당시 노 씨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2주 진단을 받기도 했다.

현재 경찰에서는 노 씨를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 씨 등은 경찰 수사 종료 후 전선, 방수소켓, 연등, 전구 훼손 및 야간순찰 비용 등 5백 7십여만 원에 달하는 피해보상 청구를 할 방침이다.

한편 올 봉축기간 중에는 거리연등 점등과 관련 일부 몰지각한 개신교인들의 항의시위가 끊이지 않아 이에 대한 대안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례로 지난 5월 16일 예수재단 목사로 칭한 임 모씨가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왜 연등이 사찰을 벗어나 온통 거리를 덮어야 합니까?’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전개했다가 경찰 제지로 철수했다. 그는 5월 28일 부처님오신날 당일, 12시경 종각 사거리에서 2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불교를 믿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이다 불자들에 의해 쫓겨났다.

이밖에도 5월 20일 조계사 앞길에서 펼쳐진 전통문화마당에서도 한 개신교 여 신자가 ”여기 이 수많은 사람들이 사탄에게 현혹되어 웃으며 날뛰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만 있으란 말인가. 빨리 교화 시켜야한다”며 선교행위를 펼치는 등 일부 몰지각한 기독교인들의 훼불이 구체적이고 지능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