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은 구도자이지만, 세속적으로 표현하면 불교관련 전문가다. 전문가로서 스님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종교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이즈음 스님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도록 돕는 실리적 목적을 이루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불교의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넓고 깊게 하는 것이 아닐까.

따라서 심리학이 오늘날 스님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재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님 자신을 살피고, 다른 사람을 살피고, 세상을 살피는 데 심리학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을 불교적 관점에서, 나아가 스님들에게 ��춰 쉽게 풀어쓴 책 『스님과 함께 듣는 심리학』(종이거울)이 나왔다.

이책을 추천한 성균관대 심리학과 이정모 명예교수는 스님들이 이 책을 발판으로 심리학의 세계로 들어오시기를 권한다.

저자 이남석이 집필 내내 고민한 것도 “어떻게 하면 심리학적 지식을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였다. 그리고 그가 고민 끝에 고안해낸 것이 주인공인 마하스님과 이규민 심리학자를 등장시켜 두 사람의 대화체로 심리학의 지평을 넓혀가는 구성을 선택했다.

이 책에는 심리학과 관련된 54개의 질문이 있고, 두 주인공 사이의 세부적인 대화를 통해 54개의 질문에 상응하는 답변을 독자가 얻어, 총 108개의 문답이 완성되도록 했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심리학 입문서’임을 자부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자의 능동적인 이해를 이끌어 내어 앞으로 독자가 심화된 심리학 지식을 접하게 될 때에도 스스로 이해의 단서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저자가 연구하는 ‘인지학습’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또한 생활사례를 중심으로 심리학의 여러 주제를 다룬 개론서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미신에 왜 빠지는가?’, ‘고스톱은 치매예방에 정말 도움이 되는가?’, ‘장남과 차남은 정말 성격이 다른가?’ 등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보았거나 궁금했을 생활문제들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심리학을 더욱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스님들의 생활에 유익한 사례들을 애써 배려한 노고가 엿보인다. ‘명상은 왜 생각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등의 사례분석을 통해 불자들이 스님을 찾아 힘든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다양한 문제에 구체적인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심리학 맛보기, 일상생활의 심리학, 심리학과 생각 등 3부로 나눠 구성된 이 책은 특히 마음공부를 중심으로 하는 불자들에게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