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내공이 범상치 않다는 이야기는 조계종출판사 최승천 편집부장으로 익히 들었던 터라, 그와의 만남이 기다려졌다. 어떤 사람일까. 저작을 할만한 능력자가 드문 절집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게다가 실력과 필력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는데…. 동국대 목정배 명예교수와 집안간이란 것 외에 그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궁금증이 없지 않았다.

목경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매우 밝은 사람이었다. 미소도 밝았고 목소리도 경쾌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이로 보였다. 그의 글이 내용성과 함께 경쾌함을 갖춘 것도 그의 이런 성정과 관련이 있을 듯 싶었다.

더구나 이 책은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니, 늘 관심 있는 분야였기에 목경찬이라는 저자가 기자에겐 한결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런 책은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에게도 초보불자를 위한 불교접근법의 정리는 늘 고민의 대상이었다. 갓 입문한 불자들이 처음 접하는 경전이 천수경이 아니면 반야심경인 현실에서, 그들이 부처님께 올곧게 다가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목경찬 선생의 책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이 더욱 확 가슴에 와 닿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아주 잘 쓴 책이다. 불교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저자가 쉽고 재미있게 불교를 설명한 책이니, 초보 불자들에겐 매우 요긴한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믿음’이라는 측면에서 불교를 조망하고 있다. 믿음, 하심, 발보리심, 기도의 힘 등을 경전, 영화 이야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불교를 풀어낸다. 이것은 이 책이 불교가 철학이 아닌 종교라는 기본적인 전제 하에 불교를 설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계종출판사는 자체 서평에서 이 책을 ‘내 안의 부처님께 다가가는 책!’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는 ‘초보불자 방황 끝~!’이라는 다소 선정적인 부제도 붙였다. 그럴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불교를 만나 공부하면서 느낀 체험을 토대로 하고 있기에 다른 어떤 책보다도 실감나게 초보불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을 바르게 믿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부처님처럼 될 수 있는가?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이라던데. 도대체 무슨 말이지? 나도 이제 부처님을 믿기로 마음먹었으니 난 이미 깨달은 건가?’ 등 초보불자는 어리둥절하다. 이제 막 불교에 입문했지만 수많은 부처님 경전 중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하는지, 많고 많은 신행 방법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 책은 이렇듯 접근 자체가 기존의 신행입문서들과 다르다. 불교교리 해설과 용어해설 위주의 입문서가 아니란 이야기다. 기존의 불교입문서가 어려운 불교용어를 풀이·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부처님 제자로서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미래의 부처님으로서 평소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마음의 문제, 즉 믿음이나 발심과 같은 것이 저자의 관삼대상이다.

불교에 입문하면 가장 많이 듣게 되고 이야기하게 되는 ‘믿음, 하심, 발보리심, 기도의 힘’ 등을 경전, 영화 이야기 등을 예로 들어 소상하고 차분하게 설명한다. 얼핏 보면 평범한 이야기인 듯하지만,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안에 깃든 깊은 내공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에게 이 책은 보배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느냐, 평소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부처님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이와 일맥상통한다. 즉, ‘내 안의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이란 뜻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장한다. “부처님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누구나 불성(佛性)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 이 씨앗을 싹 틔우고 가꾸는 것은 부처님 제자가 되어 열심히 신행생활을 하는 방법뿐이다.” 즉 자기 안에 있는 불성을 바로 보는 것이 부처님이 되는 길이며,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부처님께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목차를 살펴보는 것으로 소개가 다 될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목자를 잠깐 살펴보자.

△첫 번째 방법 믿음, 모든 시작은 믿음으로부터

긍정적 사고와 믿음 ∥ 믿음! ∥ 믿음과 지혜 ∥ 믿음과 큰 의심 ∥ 믿음의 잣대

△두 번째 방법 하심, 공부의 처음이자 끝

대화의 기술 한 가지, 듣기 ∥ 나를 버려야 세상을 얻는다 ∥ 공부할수록 높아가는 아상 ∥ 절과 하심

△세 번째 방법 발보리심, 깨닫고자 하는 마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 발심은 바로 발보리심) ∥ 발보리심의 씨앗

△네 번째 방법 기도의 힘, 그 간절함이여!

한 번이라도 간절한 기도를 하였느냐 ∥ 구하고자 하면 반드시 응해준다 ∥ 간절함은 너와 나의 업을 녹인다 ∥ 목마른 사람이 물을 생각하듯

△다섯 번째 방법 참회, 새로운 삶의 시작

나무아미타불 한 번으로 극락 가기 ∥ 하루하루 자신을 돌이켜 보며 ∥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다짐하다 ∥ 참회로 다시 태어나다

△여섯 번째 방법 발원, 희망과 긍정의 갑옷을 입다

희망을 품고 ∥ 발원하려면 크게 발원하라 ∥ 포기 없는 정진, 서원의 힘

…

저자는 불교입문의 길을 이처럼 12가지 마음으로 정리했다. 독특한 방법이다. 사실 기자에겐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던 것이기도 하다.

마음이라는 프리즘으로 불교를 설명하고, 자연스럽게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을 제시한 것은 매우 독창적이다. 이런 목차를 설정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성공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또한 저자 목경찬 선생의 내공도 짐작이 가능하다.

다만 평상시 부처님의 일생을 공부하는 것이, 즉 교주 부처님이 어떤 분인가를 바르게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며, 그것이 바탕이 된 연후라야 경전이든, 마음공부든 가능하다는 확신 같은 것을 갖고 있던 터라, 이 책과 함께 부처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잘 소개해놓은 ‘부처님일대기’를 골라 함께 읽기를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언젠가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거니와, 기자에게 고수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다. 어쩌면 기자라는 직업이 갖는 매력 중에 이것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 말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만난 목경찬 선생이 뇌리에 여운처럼 남아 있는 것도 아마 이런 기쁨 때문일 것이다.

한 가지 더 사족처럼 언급하고 싶은 것은 그를 세상에 알린 책 ‘사찰, 어느 것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좋은 책이 1년이 넘었는데도 이제야 가까스로 1만부를 넘겼다는 소식이 주는 씁쓸함이다. 물론 불서가, 그것도 머리 기른 재가 필자의 책이 1만권 넘게 팔렸다는 것이 예삿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런 정도의 좋은 책은 벌써 수만 권쯤 팔렸어야 정상이 아니겠는가. 모처럼 가슴 찔리는 일 없이 권할만한 책이 나왔으니, 이번 책은 단박에 수만 권이 팔리기를 기대해본다.

*저자 목경찬은?

동국대학교에서 불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사찰기행> 강좌를 맡으며 학생들과 함께 전국 사찰을 누볐다. 현재 여러 불교대학에서 불교교리 및 불교문화를 강의하는 한편, 인터넷에 < 저 절로 가는 사람>이라는 카페(http://cafe.daum.net/templegoman)에서 사찰문화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며 불교문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사찰에 담긴 상징과 의미를 구수하게 풀어낸 《사찰, 어느 것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