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학생 : 감뽀빠 대사의 『해탈장엄론(解脫莊嚴論)』과 지금 공부하는 『보성론(寶性論)』의 관계는 어떠합니까?
켄뽀: 우리 까규파의 고전인 『해탈장엄론』과 『보성론』 간에는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 먼저 『해탈장엄론』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① 인(因)으로서의 여래장(如來藏) ② 토대(根)로서의 인간의 몸 ③ 연(緣)으로서의 선지식(善知識) ④ 방편(方便)으로서의 구전(口傳, Tib. gdams ngag, Skt. upadeśa) ⑤ 과(果)로서의 부처와 부처의 행(行)이다. 특히 이 중에서 1부인 원인으로서의 여래장을 설명하면서, 『보성론』의 교설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또한 5부에서는 과(果)로서의 부처의 경지와 부처의 행에 대해 설하는데, 이 내용 역시 『보성론』의 내용과 비슷하다. 따라서 여러분이 감뽀빠 대사의 『해탈장엄론』을 의지하여 수행하고 공부할 때, 『보성론』을 함께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학생: 보살(菩薩) 10지(地) 중에 부정(不淨)한 7지와 청정(淸淨)한 3지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켄뽀: 우선 성자(聖者)의 지(地)의 계위(階位)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차례대로 설명하겠다.
성자의 지(地)에 들어갔는지의 여부는 공성(空性)을 현량(現量)으로, 즉 직접적으로 증득하였느냐로 구분한다. 5도(五道)인 자량도(資糧道), 가행도(加行道), 견도(見道), 수도(修道), 무학도(無學道) 중에서 견도(見道)부터 지(地)에 들어와 초지(初地)를 성취한다. 물론 자량도와 가행도의 상태에서도 심자성(心自性)과 공성(空性)을 알고는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는 아직 직접적으로는 깨닫지 못했다. 반면 공성(空性)을 직접적으로 깨달으면, 바로 그 시점부터 견도(見道)에 도달한 것이고, 곧 초지(初地)를 이룬 것이다.
공성(空性)을 직접적으로 깨닫는 것과 간접적으로 깨닫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여러분은 우선 현량(現量, Tib. ngon rtogs, Skt. abhisamaya)과 비량(比量, Tib. rjes dpag, Skt. anumāna)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현량은 직접적인 앎이고, 비량은 간접적인 앎이다. 이때 직접인지 간접인지의 여부는 의공상(義共相 혹은 共相, Tib. don spyi, Skt. artha-sāmānya)을 통하느냐 통하지 않느냐와 관련된다.
그렇다면 의공상(義共相)이란 무엇인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 지금 잠시 각자의 집에 대해 생각해 보라. 여러분의 마음속에 지금 여러분 집의 상(相, image)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무언가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 마음속에 떠오르는 그 모습은 실제의 여러분 집인가? 물론 실제의 집은 아니다. 바로 이처럼 머릿속에 떠오른 이 모습을 일컬어 의공상(義共相)이라고 한다. 따라서 분별(分別, Tib. rtogs pa)로써 무엇인가를 안다면, 그것은 반드시 이 의공상(義共相)에 의지한다.
반면에 직접적인 인식, 즉 현량(現量)은 의공상(義共相)과 관련을 맺지 않고 대상인 사물을 직접적으로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이제 자기 집에 가서 두 눈으로 실제 자신의 집을 보고 인식한다면, 바로 이것이 현량이다.
마찬가지로 공성(空性)을 공성의 의공상(義共相)을 통해 안다면 이것은 분별(分別)로써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의공상을 완전히 떠나서 안다면, 이것을 현량(現量)으로써 안다고, 즉 직접적으로 안다고 한다. 결국 이와 같이 공성을 현량으로써 깨달으면 그때부터 견도(見道)에 들어가며, 이로써 보살(菩薩)은 초지(初地)를 성취했다고 한다.
보살도(菩薩道)에 들어가는 기준은 어떠한 작의(作意)도 없는 자연스러운 보리심(菩提心)을 발심(發心)하는 것으로, 자연스러운 보리심을 발심하면 곧바로 보살 5도(五道)의 첫 번째인 자량도(資糧道, Tib. tshogs lam, Skt. saṃbhāra-mārga)에 들어간다. 그리고 견도(見道)에서 공성(空性)을 현량(現量)으로 깨닫기 전까지는 범부보살(凡夫菩薩)이고, 직접 깨달은 이후부터는 성자보살(聖者菩薩)이 된다.
이제 부정7지(不淨七地, Tib. ma dag sa bdun)와 청정3지(淸淨三地, Tib. dag pa'i sa bdun)에 대해 설명하겠다. 먼저 보살 초지(初地, 제1지)부터 제7지(第七地)에 이르기까지를 부정7지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설에 따르면, 아직 번뇌장(煩惱障)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7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설에 따르면, 초지(初地)를 성취함과 동시에 번뇌장은 모두 제거되었으나, 여전히 ‘상(相, Tib. mtshan ma, Skt. nimitta)을 인식하는 분별(Tib. mtshan mar 'dzin pa'i rnam rtogs, Skt. nimittodgrahana-vikalpa)’이 남아있으므로 부정7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쉽게 비유하자면, 옷의 지저분한 때를 빼는 과정과도 같다고 하겠다. 마치 세탁은 했으나 여전히 눈에 보이는 때가 남아있는 상태가 부정7지(不淨七地)이고, 반면 이제 눈에 보이는 때는 없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때가 은밀하게 남아있는 상태가 청정3지(淸淨三地)이다. 즉, 현저한 때는 없어도 극히 미세한 냄새와 흔적이 잔존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티끌만큼의 때도 흔적도 남아있지 않을 때, 이를 부처를 이루었다고 하는 것이다.
마치 암라 등의 나무 열매에
존재하는 종자의 싹은 쇠락하지 않는 속성이니
흙, 경작, 물 등이 갖추어지면 나무의
왕의 상태가 차례로 이루어지듯 [1.115]
།ཇི་ལྟར་ཨ་མྲ་ལ་སོགས་ཤིང་འབྲས་ལ། །ཡོད་པའི་ས་བོན་མྱུ་གུ་འཇིག་མེད་ཆོས།
།ས་རྨོས་ཆུ་སོགས་ལྡན་པའི་ལྗོན་ཤིང་གི། །རྒྱལ་པོའི་དངོས་པོ་རིམ་གྱིས་འགྲུབ་པ་ལྟར།
1.115는 여섯 번째 비유이다. 마치 작은 씨앗에서도 큰 나무가 자라날 수 있듯이, 우리의 현재 마음도 비록 많은 번뇌(煩惱)와 괴로움에 시달리고 무력한 것만 같지만, 이 마음을 잘 다룰 줄 안다면 모든 덕(德)을 갖춘 부처(佛)를 이룰 수 있다.
"마치 암라(菴羅) 등의 나무 열매에 존재하는 종자의 싹은 쇠락하지 않는 속성이니"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암라나무를 예로 들었지만, 니그로다 나무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나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나무들의 열매 씨앗은 비록 매우 작지만, 커다란 나무를 자라나게 할 수 있는 '쇠락하지 않는 속성(不衰性, Tib. 'jig med chos)'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씨앗이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나무가 자라나지는 않는다. '흙, 경작, 물 등이 갖추어지면 나무의 왕의 상태가 차례로 이루어지듯'이라고 하였듯이, 반드시 여러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우선 흙이 있어야 하고, 땅을 갈고 고르는 행위인 경작(耕作, Tib. rmos)도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물과 온기 등의 조건들이 모두 갖추어져야 비로소 '나무의 왕', 즉 매우 크고 우람하고 아름다운 나무가 자라게 된다.
유정(有情)들의 무명 등의 열매의
껍데기 안에 들어있는 법계(法界)의 선(善)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선(善)에 의지하여
순차적으로 성자의 왕의 상태가 된다. [1.116]
།སེམས་ཅན་རྣམས་ཀྱི་མ་རིག་སོགས་འབྲས་ཀྱི། །པགས་སྦུབས་ནང་ཆུད་ཆོས་ཁམས་དགེ་བ་ཡང་།
།དེ་བཞིན་དགེ་བ་དེ་དེ་ལ་བརྟེན་ནས། །རིམ་གྱིས་ཐུབ་པའི་རྒྱལ་པོའི་དངོས་པོར་འགྱུར།
"유정(有情)들의 무명 등의 열매의 껍데기 안에 들어있는 법계(法界)의 선(善)도"라고 하였다. 유정들의 탐욕, 분노, 무명 등의 염오는 마치 열매의 껍데기와 같다. 그 안에 있는 '법계(法界)의 선(善)'이란 궁극의 선(善)인 여래장을 의미한다. 그리고 1.115의 비유에서 열매껍질 안에 종자의 싹이 있고, 이것이 여러 조건에 의해 거대한 나무로 생장하듯, "마찬가지로 다양한 선(善)에 의지하여 순차적으로 성자의 왕의 상태가 된다."라고 하였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유정들의 무명 등 번뇌의 열매껍질 내부에 들어있는 법신(法身)의 계(界) 혹은 선(善)의 영역인 그것은, 상응하는 조건을 갖추면 나무를 이룬다. 마찬가지로 두 가지 자량(資糧)의 여러 선연(善緣)에 의지하여, 지(地)와 도(道)를 차례로 나아가니, 성자의 왕인 부처의 상태가 될 것이다."
물과 태양빛과 바람과 땅, 시간, 허공이라는 조건에 의해
따라(tāla)나 암라의 열매껍질 사이에서 나무가 생겨나듯이
유정의 번뇌의 열매껍질 안에 있는 정등각불의 씨앗의 싹도
다양한 선연(善緣)으로, 견법(見法)이 증대된다. [1.117]
།ཆུ་དང་ཉི་མའི་འོད་དང་རླུང་དང་ས་དུས་ནམ་མཁའི་རྐྱེན་རྣམས་ཀྱིས། །ཏ་ལ་དང་ནི་ཨ་མྲའི་འབྲས་སྦུབས་གསེབ་ནས་ཤིང་སྐྱེ་ཇི་ལྟར་བར།
།སེམས་ཅན་ཉོན་མོངས་འབྲས་ལྤགས་ནང་ཆུད་རྫོགས་སངས་ས་བོན་མྱུ་གུ་ཡང་། །དེ་བཞིན་དགེ་རྐྱེན་དེ་དང་དེ་ལས་ཆོས་མཐོང་འཕེལ་བར་འགྱུར་བ་ཡིན།
"물과 태양빛과 바람과 땅, 시간, 허공이라는 조건에 의해"라고 하였다. 나무가 자라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다. 물도 필요하고, 태양의 빛도 필요하며, 바람도, 흙, 시간도 필요하며, 나무가 자랄 공간인 '허공'도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따라(tāla)나 암라의 열매껍질 사이에서 나무가 생겨나듯이"라고 한 것처럼, 따라(多羅, 야자수의 일종, Skt. tāla) 혹은 암라의 열매껍질 속으로부터 나무가 자라날 수 있다.
"유정의 번뇌의 열매껍질 안에 있는 정등각불의 씨앗의 싹도"라고 하였다. 비유에서 열매껍질 안에 나무로 자라날 종자가 내재해 있듯이, 마찬가지로 유정의 번뇌의 껍질 안에는 정등각불로 자라날 씨앗이 내재한다.
"다양한 선연(善緣)으로, 견법(見法)이 증대된다."라고 하였다. 이 종자는 공덕을 쌓고 발보리심(發菩提心) 하는 등의 다양한 선(善)한 인연을 통해, 심자성(心自性)•여래장(如來藏)•공성(空性)을 보고, 각종 덕(德)이 증가하고 발전하여 염오(染汚)를 정화하게 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수대(水大)가 적시고, 태양의 빛이 성숙시키며, 바람(風)이 자라게 하고, 땅(地)이 토대가 되며, 시간이 흘러 힘이 생겨나고, 허공이 [공간을] 열어주어, 따라 혹은 암라 열매껍질 내부의 틈에 있는 것으로부터 나무줄기가 점차 자라난다. 마찬가지로 중생들의 번뇌라는 열매껍질 안에 있는, 정등각불(正等覺佛)의 종자의 싹과 같은 것도, 나무가 여러 조건(緣)으로부터 자라나듯 두 가지 자량(資糧)이라는 다양한 선연(善緣)으로 견도법(見道法)의 싹을 드러내게 된다. 그리고 수도(修道)를 통해 자라나며, 무학도(無學道)로써 완성된다."
큰 보석으로 만든 승리자의 상(像)이
더럽고 악취 나는 천으로 싸여
길에 놓인 것을, 천신이 보고 해방시키려
길에 있는 그 상황을 이야기하듯이 [1.118]
།ཇི་ལྟར་རིན་ཆེན་ལས་བྱས་རྒྱལ་བའི་གཟུགས། །གོས་ཧྲུལ་དྲི་ངན་གྱིས་ནི་གཏུམས་གྱུར་པ།
།ལམ་གནས་ལྷ་ཡིས་མཐོང་ནས་གྲོལ་བྱའི་ཕྱིར། །ལམ་གནས་དོན་དེ་དེ་ལ་སྨྲ་བ་ལྟར།
"큰 보석으로 만든 승리자의 상(像)이 더럽고 악취 나는 천으로 싸여
길에 놓인 것을, 천신이 보고"라고 하였다. 1.118의 비유에서는 보석으로 만든 부처님의 상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불상(佛像)이 몹시 더럽고 악취 나는 천에 싸인 채 놓여있다. 사람들은 이 안에 무엇이 있는지 관심도 없고, 살펴보려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지나가던 천신(天神)이 등장한다. 천신은 신통력이 있으므로, 이것을 보고 그 안에 보석상이 존재함을 안다.
"해방시키려 길에 있는 그 상황을 이야기하듯이"라고 하였다. 신통력이 있는 천신은 보석으로 만든 불상을 지저분한 천에 감추어진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길에 있는 그 상황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서 보석상을 꺼내길 당부한다.
괴 로짜와 숀누뻴의 주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칠보(七寶)로 만든 승리자의 상(像)이 가난한 사람의 손에 들어갔다. 그는 썩고 악취 나는 여러 천으로 감싸서 길에 버려두었다. 길 한가운데 두었는데, 많은 행인들이 보고서도 썩은 천으로 덮여 있었기에 알아보지 못했으며, 걷어차 버리고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 길에 그렇게 놓여 있는 것을 천신이 천안(天眼)으로 보고서, 그 상(像)을 썩은 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길에 놓여 있는 보석에 관해 몇 사람에게 말했다. "이것을 취하여 더러운 덮개를 떼어내고 공양하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번뇌와 고(苦)의 염오한 악취로 뒤덮인 여래장(如來藏)이라는 좋은 것이 축생에게조차 존재하니, 다른 존재는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을 장애 없는 불안(佛眼)을 가진 여래(如來)께서 보신다. 그리고 번뇌의 더미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성자들은 법을 설하신다."
장애 없는 눈을 지니신 분은, 다양한
번뇌로 덮인 선서(善逝)의 체(體)를
축생에게서조차 보시니, 그와 같이 그것을
해탈시키기 위해 방편을 가르치신다. [1.119]
།ཐོགས་མེད་སྤྱན་མངའ་རྣམ་པ་སྣ་ཚོགས་ཀྱི། །ཉོན་མོངས་ཀྱིས་གཏུམས་བདེ་གཤེགས་དངོས་པོ་ཉིད།
།དུད་འགྲོ་ལ་ཡང་གཟིགས་ནས་དེ་བཞིན་དེ། །ཐར་པར་བྱ་བའི་དོན་དུ་ཐབས་སྟོན་མཛོད།
"장애 없는 눈을 지니신 분은"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장애가 없는 눈을 지닌 존재는 바로 부처이다. "다양한 번뇌로 덮인 선서(善逝)의 체(體)를 축생에게서조차 보시니"라고 하였다. 여래장(如來藏)이라는 본체(本體)는 온갖 번뇌에 덮여 있다. 축생에게서조차 본다는 것은, 여래장이 작은 벌레와 같은 미물에게조차 내재함을 보는 것이다.
"그와 같이 그것을 해탈시키기 위해 방편을 가르치신다"라고 하였다. 중생들로 하여금 여래장의 존재를 깨닫고, 그것을 덮고 있는 온갖 객진의 염오로부터 여래장이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여러 방편을 보여주시는 것이다.
보석으로 된 여래의 상(像)이 악취 나는 천에 덮여
길에 놓여 있는데, 천안(天眼)으로 보고 해방시키기 위해 사람에게 가르쳐 주듯
마찬가지로 번뇌의 해진 천에 덮인 윤회도에 있는 계(界)를
축생에게서조차 보시고서, 해탈시키기 위해 승리자는 법을 설하신다. [1.120]
།ཇི་ལྟར་རིན་ཆེན་རང་བཞིན་དེ་བཞིན་གཤེགས་སྐུ་དྲི་ངན་གོས་གཏུམས་པ།
།ལམ་གནས་ལྷ་ཡི་མིག་གིས་མཐོང་ནས་ཐར་ཕྱིར་མི་ལ་སྟོན་པ་ལྟར།
།དེ་བཞིན་ཉོན་མོངས་གོས་ཧྲུལ་གྱིས་གཏུམས་འཁོར་བའི་ལམ་ན་གནས་པའི་ཁམས།
།དུད་འགྲོ་ལ་ཡང་གཟིགས་ནས་ཐར་པར་བྱ་ཕྱིར་རྒྱལ་བ་ཆོས་སྟོན་ཏོ།
1.120에서는 1.118의 비유와 1.119의 의미를 통합하여 설명하고 있다. 윤회도에 있는 계(界)란 중생에게 내재하는 여래장을 가리킨다. 부처는 여래장을 번뇌의 해진 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법을 설하신다.
학생: 축생은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법을 설합니까?
켄뽀: 지금 맥락은 우리가 미물이라고 여기는 축생의 분류에게조차 여래장이 있음을 부처께서 보시고, 그 여래장의 내재함을 우리에게 설해 주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질문한 것처럼, 축생에게 법을 설한 사례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여러 경에서 축생에 속하는 용(龍)들에게 법을 설하여 그들이 진리를 보게 하신 경우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인간에게 인간의 언어로 설법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일 것이다. 법을 전한다는 것은 반드시 언어로 설법하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법의 내용을 보여주고, 선(善)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선한 행위를 하게 하는 것, 축생들을 이끌어 인간이나 천신같이 법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있는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 이것도 모두 축생에게 법을 보이는 것이다.
학생 : 악취 나는 천으로 불상을 덮어두면 악업이 될까요?
켄뽀: 중요한 것은 의도이다. 티베트 불교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작은 탑 하나를 세우면 세 사람이 부처를 이룰 수 있다.
먼저 한 사람이 길가에 작은 탑을 세웠다. 시간이 흘러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 날, 한 행인이 지나가다 탑을 보고는 무너질까 걱정되어 보호할 만한 덮개를 찾았다. 급한 대로 주변에 버려진 신발 한 짝을 가져다 소탑(小塔)을 덮어 주었다. 그리고 비가 그치고 난 뒤, 또 다른 행인이 지나가다가 "누가 감히 신발을 탑 위에 올려두었나?" 하며 신발을 치워 탑을 깨끗이 하였다.
이렇게 처음 작은 탑을 세운 사람, 비를 피하게 신발로 덮은 사람, 신발을 치워 탑을 깨끗이 한 사람, 이 세 사람 모두가 하나의 작은 탑에 의지해 선한 마음을 일으켰기에 모두 성불할 공덕을 쌓은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의도와 동기다. 탑 위에 신발을 올리는 것은 보통 잘못된 행위지만, 탑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한 것이기에 선한 행위가 되었다. 신발을 치운 사람 역시 탑을 깨끗이 하려는 좋은 뜻이 있었다. 이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에서는 동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