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마치 돌아다니던 중에 어떤 사람이 금을

오물로 썩은 장소에 떨어뜨려

불멸(不滅)의 속성으로 그곳에 그대로

수백 년간 머무는데 [1.108]

།ཇི་ལྟར་རབ་ཏུ་རྒྱུ་ཚེ་མི་ཡི་གསེར། །ལྗན་ལྗིན་རུལ་བའི་གནས་སུ་ལྷུང་གྱུར་པ།

།མི་འཇིག་ཆོས་ཅན་དེ་ནི་དེར་དེ་བཞིན། །ལོ་བརྒྱ་མང་པོ་དག་ཏུ་གནས་པ་དེ།

"마치 돌아다니던 중에 어떤 사람이 금을 오물로 썩은 곳에 떨어뜨려"라고 하였다. 1.108의 비유를 살펴보자. 어떤 사람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던 금을 '오물로 썩은'(Tib. ljan ljin rul ba, Skt. saṃkarapūti) 어떤 장소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불멸(不滅)의 속성으로 그곳에 그대로 수백 년간 머무는데"라고 하였다. '불멸의 속성'은 바로 금의 속성이다. 더러운 곳에 오랫동안 머물러도, 금은 없어지지도 않고 금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변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상태로 변함없이 수백 년이 지나도록 그곳에 금은 보존되어 있다. 내용이 1.109의 게송으로 이어진다.

청정한 천안(天眼)을 지닌 신이 그곳을

보고서 사람에게 말하길, 이 안에 있는

으뜸가는 보배인 이 금을 닦아서, 보배로

사용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1.109]

།ལྷ་མིག་རྣམ་དག་དང་ལྡན་ལྷ་ཡིས་དེར། །མཐོང་ནས་མི་ལ་འདི་ན་ཡོད་པའི་གསེར།

།རིན་ཆེན་མཆོག་འདི་སྦྱངས་ཏེ་རིན་ཆེན་གྱིས། །བསྒྲུབ་པར་བྱ་བ་གྱིས་ཞེས་སྨྲ་བ་ལྟར།

"청정한 천안(天眼)을 지닌 신이 그곳을 보고서 사람에게 말하길, 이 안에 있는 으뜸가는 보배인 이 금을 닦아서"라고 하였다. 천안통(天眼通)을 가진 존재가 신통력으로써 금이 버려져 있는 더럽고 오염된 곳을 보고, 사람들에게 그 안에 있는 금을 꺼내서 잘 닦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그렇게 잘 닦은 금을 "보배로 사용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으니, 금임을 제대로 확인해서 잘 사용하라고 한다. 1.108과 1.109에서 이렇게 비유를 제시했다. 1.110에서는 비유의 의미를 설명한다.

그와 같이 성자는 오물과도 같은

번뇌에 빠진 유정의 덕을

보시고, 번뇌의 진흙을 정화하기 위해

중생들에게 정법(正法)의 비를 내리신다. [1.110]

།དེ་བཞིན་ཐུབ་པས་མི་གཙང་དང་འདྲ་བའི། །ཉོན་མོངས་སུ་བྱིང་སེམས་ཅན་ཡོན་ཏན་ནི།

།གཟིགས་ནས་ཉོན་མོངས་འདམ་དེ་དག་བྱའི་ཕྱིར། །སྐྱེ་དགུ་རྣམས་ལ་དམ་ཆོས་ཆུ་ཆར་འབེབས།

"그와 같이 성자는 오물과도 같은 번뇌에 빠진 유정의 덕을 보시고"라고 하였다. 성자(聖者, Tib. thub pa, Skt. muni)는 부처를 의미한다. 부처는 오물처럼 더러운 번뇌에 덮여있는 유정(有情)에게 덕이 내재함을 보신다. 그리고 "번뇌의 진흙을 정화하기 위해 중생들에게 정법(正法)의 비를 내리신다"라고 하였듯, 중생을 덮고 있는 번뇌의 진흙을 닦아내는, 비와 같은 정법을 설하신다.

학생 : 티베트어 skye dgu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켄뽀 : skye는 생(生)의 의미이다. dgu는 숫자 구(九)인데, 이것은 모두, 전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skye dgu는 모든 생명이라는 의미가 있다.

마치 오물로 썩은 곳에 떨어진 금을 천신이 보고서

실로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가장 아름다운 것을 사람들에게 강조하여 보여주듯이

그와 같이 승리자는 번뇌라는 큰 부정에 떨어진 정등각(正等覺)의 보배를

유정들에게서 보시고, 그것을 정화하기 위해 유신(有身)들에게 법을 보이신다. [1.111]

།ཇི་ལྟར་ལྗན་ལྗིན་རུལ་པའི་གནས་སུ་ལྷུང་བའི་གསེར་ནི་ལྷ་ཡིས་མཐོང་གྱུར་ནས།

།ཀུན་ཏུ་དག་པར་བྱ་ཕྱིར་མཆོག་ཏུ་མཛེས་པ་མི་ལ་ནན་གྱིས་སྟོན་པ་ལྟར།

།དེ་བཞིན་རྒྱལ་བས་ཉོན་མོངས་མི་གཙང་ཆེན་པོར་ལྷུང་གྱུར་རྫོགས་སངས་རིན་པོ་ཆེ།

།སེམས་ཅན་རྣམས་ལ་གཟིགས་ནས་དེ་དག་བྱ་ཕྱིར་ལུས་ཅན་རྣམས་ལ་ཆོས་སྟོན་ཏོ།

1.108과 1.109에서 비유를 제시했고, 그 의미를 1.110에서 설명했으며, 1.111에서 비유와 의미를 통합하여 정리하였다. "마치 오물로 썩은 곳에 떨어진 금을 천신이 보고서, 실로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가장 아름다운 것을 사람들에게 강조하여 보여주듯이"라고 하였다. 오물의 더러움은 중생들의 심상속(心相續)에 내재하는 번뇌이다. 그 안에 떨어진 금은 심자성(心自性)이다.

"그와 같이 승리자는 번뇌라는 큰 부정에 떨어진 정등각(正等覺)의 보배를 유정들에게서 보시고"라고 하였다. 비유 속의 천신이 오물 쓰레기 안에 금이 있음을 보는 것은, 불보살이 유정들의 번뇌의 껍데기 안에 여래장이 있음을 보시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정화하기 위해 유신(有身)들에게 법을 보이신다"라고 하였다. 천신이 금의 존재를 알려주듯이, 부처는 몸을 가진 존재(有身, Tib. lus can, Skt. dehin) 즉 중생들이 토대(Tib. gzhi)인 여래장(如來藏)을 발현할 수 있도록 법을 설하신다.

부처의 가르침은 자비와 지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한다. 중생의 내면에는 그들 자신을 이롭게 하는 심자성(心自性)이 있음을 보는 것이 지혜이다. 그 존재를 알고 그것을 발현시키기 위한 방편을 찾는 마음이 바로 자비이다. 이러한 지혜와 자비에 의지하여 부처는 중생에게 가르침을 전하는데, 이것이 바로 설법(說法)이다.

학생 : 심자성(心自性)이 발현되는 방식은 무엇입니까?

켄뽀 : 탐욕과 화와 같은 번뇌를 장애라고 한다. 무엇을 장애하는가? 바로 심자성의 밝음, 맑음, 평화로움을 장애한다. 일상 속에서도 마음의 평화와 명료함이 번뇌에 의해 어떻게 사라지는지 각자 경험한 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탐욕, 화, 분별망상과 같은 장애들을 개별적으로 하나씩 없애는 것은 극히 힘든 일이다. 그러나 심자성을 발현하고 깨닫는다면 분별망상과 번뇌들이 많이 사라지며, 반복해서 심자성의 깨달음을 수습한다면 장애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가능하다.

심자성을 가리고 있는 객진(客塵)의 염오를 완전히 제거한 것을 일컬어 부처라고 한다. 부처는 모든 장애를 제거했으므로 늘 평화롭고 즐거우며, 명료하고 전도됨이 없는 가운데, 마치 큰 산이 흔들림 없듯이 늘 부동(不動)으로 머문다. 이러한 영역에 머물며 부처는 여기에 머물지 못하는 이들에게 법을 설하신다. 그럼 여러분에게 질문하겠다. 부처에게는 중생에게 법을 설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가?

학생 : 없습니다.

켄뽀 : 법을 설하려는 의도가 없다면 부처는 어떻게 법을 설하겠는가? 어떤 교설에 따르면, 부처에게는 전도된 상(想)은 없지만 일상적인 사고(思考)는 있다. 그러나 지금 논의하고 있는 교설에 따르면 부처 자신의 측면에는 어떠한 사고도 없다. 왜냐하면 일체의 사려(思慮)가 없는 것을 부처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자들이 보는 측면에서는 부처에게 자비도 있고 설법의 의도도 있는 것처럼 나타난다. 부처 자신의 측면에는 없지만, 중생의 측면에서는 현현(顯現, Tib. snang)하는 것이다.

어째서 부처에게는 이것이 가능한가? 부처는 원만(圓滿, Tib. rdzogs), 성숙(Tib. smin), 정화(Tib. sbyang) 3가지 측면의 완성(Tib. mthar phyin pa)이 있기 때문이다. 3가지로 완성되었으므로 부처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능력은 있어도 고의적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거나 법을 설하겠다는 의도나 분별은 부처에게 없다. 부처는 마치 여의주(如意珠)와 같아서, 사람들이 여의주에 소원을 빌면 소원을 이루어주지만 여의주는 그저 물질이므로 어떠한 의도도 갖고 있지 않듯, 늘 제자 유정들에게 법을 설하고 자비를 펼치는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부처는 그렇게 하려는 의도를 갖지 않는다.

보살에는 성자(聖者, Tib. 'phags pa, Skt. ārya)인 보살과 범부인 보살 2가지 범주가 있다. 성자인 보살에는 부정지(不淨地)인 초지에서 7지까지에 머무는 보살이 있고, 청정 3지에 머무는 보살이 있다. 청정3지의 보살은 상(相)을 인식하는 분별이나, 등지(等持, Tib. mnyam gzhags, Skt. samāhita)와 후득(後得, Tib. rjes 'thob, Skt. anulābha)의 차이도 거의 없다. 그러나 여전히 사려(思慮)도 있고 개념도 있다. 등지(等持)에 머물 때는 능소(能所)의 분별이 모두 사라져서 마치 부처처럼 마음이 견고하게 머물 수 있다. 그러나 후득(後得)에서는 자비심을 일으키고 이타행을 하려는 의도도 일으킨다. 극히 미세한 생각과 사려까지 모두 멸했을 때, 마침내 부처를 이룬다. 부처 자신의 측면에서는, 능(能)과 소(所) 즉 주체와 대상의 차별이나, 중생과 부처라는 차별, 중생을 구제해야겠다는 의도도 나타나지 않는다.

짠드라끼르띠(Candrakīrti, Tib. zla ba grags pa, 月稱, 약 600-650) 논사의 『입중론(入中論, Tib. dbu ma 'jug pa, Skt. Madhyamakāvatāra)』에서는 성불하면 마음의 움직임이 모두 멸한다고 설하였다. 이처럼 마음의 움직임이 멸한, 마치 여의주와 같은 부처는 오직 모든 희론(戱論)에서 벗어나 자성을 증득한 이들에게만 나타난다.

그렇다면 제자 유정들에게 나타나는 부처의 색신(色身)은 과연 무엇인가? 이것이 과연 부처인가 아닌가? 또한 색신은 부처에게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중생에게 존재하는 것인가? 불교의 여러 학파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주장하며 논쟁을 계속해 왔다.

마치 가난한 집 안의 땅속에

다함 없는 보장(寶藏)이 있지만

그 사람은 그것을 알지 못하며, 그 보장(寶藏)도

내가 여기에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1.112]

།ཇི་ལྟར་མི་དབུལ་ཁྱིམ་ནང་ས་འོག་ན། །མི་ཟད་པ་ཡི་གཏེར་ནི་ཡོད་གྱུར་ལ།

།མི་དེས་དེ་མ་ཤེས་ཏེ་གཏེར་དེ་ཡང་། །དེ་ལ་ང་འདིར་ཡོད་ཅེས་མི་སྨྲ་ལྟར།

여래장(如來藏)·계(界)는 일체중생의 심상속에 내재하는 방식을 9가지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그중 1.112는 5번째 비유이다.

"마치 가난한 집 안의 땅속에 다함없는 보장(寶藏)이 있지만"이라고 하였다. 이 비유에는 한 가난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그의 집 땅속에는 아무리 써도 다하지 않을 보물이 묻혀 있다. 이 보물은 금일 수도 있고 은일 수도 있겠다. 어찌 되었든 아무리 써도 다 쓸 수 없는 무진장(無盡藏)이다. "그 사람은 그것을 알지 못하며"라고 하였는데, 이 사람은 자기 집의 땅속에 이런 보장(寶藏)이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더욱이 "그 보장(寶藏)도 내가 여기에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고 하였듯이, 땅속에 묻혀 있는 그 보물도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그 사람에게 말해 주지 않는다.

이 비유와 마찬가지로, 우리 심상속에 부처·여래장이 내재해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있음을 알지도 보지도 못한다. 그리고 여래장은 자신이 우리 마음속에 있다고 말을 건네지도 않는다. 이는 여래장이 어떤 형상이나 상(相)이 있는 것이 아니며, 생각, 분별, 언어의 대상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의(意) 안에 있는 보장(寶藏)인

염오가 없고, 두거나 없앰이 없는 법성을

깨닫지 못하기에, 가난함의 고통을

중생은 다양하게 계속 경험한다. [1.113]

།དེ་བཞིན་ཡིད་ཀྱི་ནང་ཆུད་རིན་ཆེན་གཏེར། །དྲི་མེད་གཞག་དང་བསལ་མེད་ཆོས་ཉིད་ཀྱང་།

།མ་རྟོགས་པས་ན་དབུལ་བའི་སྡུག་བསྔལ་ནི། །རྣམ་མང་རྒྱུན་དུ་སྐྱེ་དགུ་འདིས་མྱོང་ངོ།

1.112에서 비유를 제시했고, 1.113에서는 그 의미를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의(意) 안에 있는 보장(寶藏)을"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의(意, Tib. yid, Skt. manas)는 의식(意識)을 가리킨다. 유정의 의(意) 안에는 보장(寶藏)이 있는데, 이는 금이나 은, 보석으로 된 보장이 아니다. "염오가 없고, 두거나 없앰이 없는 법성을"이라고 하였듯이, 이 보장은 무구(無垢)이며, 새롭게 만들어두어야 할 덕도 없으며, 없애야 할 허물도 없는, 새롭게 둠과 없앰을 모두 떠난 마음의 법성(法性)이다.

"깨닫지 못하기에, 가난함의 고통을 중생은 다양하게 계속 경험한다."라고 하였다. 금, 은, 재물을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팔아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할 수 없다면 소유가 무의미할 것이며, 궁핍의 괴로움을 계속 겪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롭게 만들어둠과 제거함을 모두 벗어난 법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윤회의 괴로움을 끊임없이 다양하게 겪게 된다.

잠곤꽁뚤의 주석에서는 "일체유정의 의(意) 안에 있는 여래장(如來藏)의 보장(寶藏)은 자성(自性)이 무구(無垢)하다. 이는 이전에 없던 덕(德)을 새롭게 두거나, 실유하는 버릴 바도 새롭게 있지 않은 법성(法性)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장이 자신에게 존재함을 깨닫지 못하면, 덕의 발현이라는 재산이 궁핍해져서 중생들은 윤회의 여러 괴로움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가난한 사람의 집 안에 보장(寶藏)이 있어도, 사람에게

보장(寶藏)이 나는 여기 있다고 말하지 않으며, 그것을 사람이 알지 못하듯

마찬가지로 법의 보장(寶藏)이 마음의 집에 있으나, 유정들은 가난한 이와 같으니,

그들이 그것을 얻게 하기 위하여, 세간에서 선인(仙人)은 올바르게 태어나신다. [1.114]

།ཇི་ལྟར་དབུལ་པོའི་ཁྱིམ་ནང་དུ་ནི་རིན་ཆེན་གཏེར་ཆུད་གྱུར་པའི་མི་ལ་ནི།

།རིན་ཆེན་གཏེར་བདག་ཡོད་ཅེས་རྗོད་པར་མི་བྱེད་དེ་ནི་མི་ཡིས་ཤེས་མིན་ལྟར།

།དེ་བཞིན་ཆོས་གཏེར་ཡིད་ཀྱི་ཁྱིམ་གནས་སེམས་ཅན་རྣམས་ནི་དབུལ་པོ་ལྟ་བུ་སྟེ།

།དེ་དག་རྣམས་ཀྱིས་དེ་ཐོབ་བྱ་ཕྱིར་འཇིག་རྟེན་དུ་ནི་དྲང་སྲོང་ཡང་དག་བསྟམས།

1.114는 앞의 비유와 그 의미를 종합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의 집 안에 보장(寶藏)이 있어도, 사람에게 보장(寶藏)이 나는 여기 있다고 말하지 않으며, 그것을 사람이 알지 못하듯"이라고 한 것이 비유이다. "마찬가지로 법의 보장(寶藏)이 마음의 집에 있으나, 유정들은 가난한 이와 같으니"라고 하였는데, 이는 여래장을 갖고 있음에도 그것을 알지 못하는 유정들이 이 비유에 등장하는 가난한 사람과 같다는 의미이다.

"그들이 그것을 얻게 하기 위하여, 세간에서 선인(仙人)은 올바르게 태어나신다"라고 하였다. 이는 새롭게 둘 것도 제거할 바도 없는 법성이 마음에 내재하지만, 그것을 깨닫지 못해 괴로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하여, 즉, 이들이 법성을 증득하여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선인(仙人, Tib. drang srong, Skt. ṛṣi), 곧 부처께서 이 세간에 태어나시는 것이다.

잠곤꽁뚤의 주석에서는, "법신(法身)의 보장(寶藏)이 의(意)의 집 안에 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 유정들은 가난한 이와 같다. 이들이 자기에게 있는 법신(法身)의 보장을 진정으로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무량(無量)한 세계(世界)에 대선인(大仙人)인 불세존(佛世尊)께서 올바르게 태어나 법을 설하신다."라고 하였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는 "유정들이 법신의 보장(寶藏)을 성취하게 하기 위해, 대선인(大仙人)인 부처께서는 부정(不淨)한 세간의 존재들을 위해 모태(母胎) 등으로부터 올바르게 출생하시니, 이는 오직 이 보장(寶藏)에 대해 가르쳐주시기 위함이다. 그 의미는 이러하다. 여래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덕의 장(藏)이 열리지 않으니, 여래장을 알아야만 한량없는 덕이 생겨난다. 이는 선지식에게 달려 있다고 설하신 것이다."라고 하였다.

정리하자면, 이 비유에서 각각의 요소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가난한 이는 범부 중생을, 가난한 이의 집은 중생의 마음을, 집 안의 땅속에 묻혀 있는 보물은 여래장을 의미한다. 또한 보물의 존재를 모르는 것은 중생이 여래장의 존재를 모르는 것에 해당하며, 누군가가 보물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은 부처가 중생에게 여래장을 깨닫게 하는 것을 비유한다.

학생 : 부처가 세간에 태어나신다는 것은 화신(化身)을 출현시키시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켄뽀 :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