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원문에 독음과 현토를 부기하고
무비 스님의 우리말 번역을 담아
소리 내어 읽고 그 뜻을 새길 수 있는 『초발심자경문』
초발심(初發心). ‘처음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는 뜻의 이 단어에는 해이한 마음을 다잡고 몸을 곧추세우는 힘이 담겨 있다.
출가자라면 불문(佛門)에 들어 가장 먼저 배우는 입문서이자 평생을 곁에 두고 읽게 되는 『초발심자경문』은 이러한 ‘초발심’을 점검하게 하는 책이다. 우리나라 근현대 불교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 스님께서 평생을 손에서 놓지 않은 책으로도 유명하다.
재가 수행자도 예외는 아니다. 일상의 번잡함 속에서 마음이 흐트러질 때 『초발심자경문』을 읽으면 불자로서 갖추어야 할 몸과 마음의 자세를 되새기게 된다.
臨盥漱하야 不得高聲涕唾하며
行益次에 不得搪揬越序하며
經行次에 不得開襟掉臂하며
言談次에 不得高聲戱笑하며
非要事어든 不得出於門外하며
손을 씻거나 이를 닦을 때 큰 소리로 코를 풀거나 침을 뱉지 말며, 이익을 나누는 일을 할 때 당돌하게 차례를 어기지 말며, 경행을 할 때 옷깃을 헤치거나 팔을 흔들지 말며, 말할 때 소리를 높여 희롱하거나 크게 웃지 말며, 요긴한 일이 아니거든 문밖에 나가지 말라.
// 10~13p 『계초심학인문』 가운데
『무비 스님의 초발심자경문|독송본』은 우리 시대 대강백 무비 스님이 『초발심자경문』 한문 원문에 독음(讀音)과 현토(懸吐)를 부기하고 우리말 번역을 담아, 누구나 소리 내어 읽고 그 뜻을 새길 수 있도록 한 책이다. “출가 사미승에게 입문서이자 불교 초심자에게 필독서이며 일반인에게 윤리 규범과 인격 수양을 함양하는 교양서”로 손색이 없다.
『초발심자경문』은 고려시대 지눌 스님의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과 신라시대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그리고 고려 말 야운 스님의 「자경문(自警文)」을 합본한 책으로, 초심의 수행자가 수행 일상에서 지키고 경계해야 할 경훈(警訓)의 내용이 강조되고 있다.
「계초심학인문」은 수행자의 자세와 승당 생활에서의 몸가짐, 마음가짐을 기술한 수행청규(修行淸規)로서, ‘계초심’이란 수행자가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고 ‘학인문’은 배우는 사람의 글이라는 뜻이다. 「발심수행장」은 원효 스님이 발심과 수행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글로, 짧고 간결한 문장 속에 불교의 핵심이 낱낱이 새겨져 있으며, 「자경문」은 수행자가 스스로를 경계하고 지켜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雖有才學이나 無戒行者는
如寶所噵而不起行이요
雖有勤行이나 無智慧者는
欲往東方而向西行이니라
有智人의 所行은 蒸米作飯이요
無智人의 所行은 蒸沙作飯이니라
비록 재능과 학문이 있더라도 계행이 없는 사람은 보물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여도 일어나서 가지 않는 것과 같고, 비록 부지런히 실천하더라도 지혜가 없는 사람은 동쪽으로 가고자 하면서 서쪽으로 향하여 가는 것과 같으니라. 지혜가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은 쌀로써 밥을 짓는 것이요, 지혜가 없는 사람이 하는 일은 모래로써 밥을 짓는 것이니라.
// 40~41p 「발심수행장」 가운데
『초발심자경문』은 조선시대 산사의 강원 교과목에서 필수 입문교재로 사용되어 온 이래 현재까지도 출가 승려가 강원의 사미과에서 처음 배우는 필수교재라는 점에서 이 저술의 장구한 역사성과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또한 한국불교사를 대표하는 저명한 고승들의 수행론을 한 책으로 엮어 승가 · 재가의 불교입문서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불교사적 의의가 크다.
하루를 맞이하는 아침, 『초발심자경문』을 한 구절 한 구절 독송하다 보면 어떤 몸가짐 마음가짐으로 오늘을 살아야 할지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 여천무비 편찬 | 담앤북스 |
| 185*257 | 108쪽 |
| 정가 12,000원 |

여천무비 (如天無比)
1943년 영덕에서 출생하였다. 1958년 출가하여 덕흥사, 불국사, 범어사를 거쳐 1964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역경연수원에서 수학하였다. 10여 년 선원생활을 하고 1976년 탄허 스님에게 『화엄경』을 수학하고 전법, 이후 통도사 강주, 범어사 강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 동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8년 5월에는 수행력과 지도력을 갖춘 승랍 40년 이상 되는 스님에게 품서되는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현재 부산 문수선원 문수경전연구회에서 150여 명의 스님과 300여 명의 재가 신도들에게 『화엄경』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다음 카페 <염화실>을 통해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받들어 섬김으로써 이 땅에 평화와 행복을 가져오게 한다.’는 인불사상(人佛思想)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 『대방광불화엄경 강설』(전 81권), 『무비 스님의 유마경 강설』(전 3권), 『대방광불화엄경 실마리』, 『무비 스님의 왕복서 강설』, 『무비 스님이 풀어 쓴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 『법화경 법문』, 『신금강경 강의』, 『직지 강설』(전 2권), 『법화경 강의』(전 2권), 『신심명 강의』, 『임제록 강설』, 『대승찬 강설』, 『유마경 강설』, 『당신은 부처님』, 『사람이 부처님이다』, 『이것이 간화선이다』, 『무비 스님과 함께하는 불교공부』, 『무비 스님의 증도가 강의』, 『일곱 번의 작별인사』, 무비 스님이 가려 뽑은 명구 100선 시리즈(전 4권) 등이 있고 편찬하고 번역한 책으로 『화엄경(한글)』(전 10권), 『화엄경(한문)』(전 4권), 『금강경 오가해 』 등이 있다. 또한 사경집으로 『대방광불화엄경 사경』(전 81권), 『금강반야바라밀경 사경』, 『반야바라밀다심경 사경』, 『보현행원품 사경』, 『관세음보살보문품 사경』, 『천수경 사경』, 『묘법연화경 사경』(전 7권), 『법화경약찬게 사경』, 『지장경 사경』(전 3권), 『발심수행장 사경』 등 무비 스님의 사경 시리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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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1. 초심학인의 자세 2. 초심학인의 수행 3. 초심학인의 청법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1. 부처님의 삶, 중생의 삶 2. 수행자의 삶 3. 지금, 여기의 삶 자경문(自警文) 1. 생사해탈 2. 자경십문 3. 전법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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