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7.3.2 제일의공경(第一義空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쿠루국의 소치는 마을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설법하겠다. 이것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으며, 좋은 뜻과 맛으로서 순일하고 원만하며 깨끗하여 범행이 청정하다. 이른바, ‘제일의공경(第一義空經)이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그대들을 위하여 설법하겠다.
어떤 것을, ‘제일의공경(第一義空經)’이라 하는가. 비구들이여, 눈은 생길 때에도 오는 곳이 없고, 멸할 때에도 가는 곳이 없다. 이와 같이 눈은 실체가 없이 생기고, 생겼다가는 모두 멸하니, 업보(業報)는 있지만 지은 자는 없다. 이 근간(陰)이 멸하고 나면 다른 근간이 이어받으니, 세간에서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말하니,.... 세간에서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
세속의 법이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라는 것이니, 즉 무명을 연하여 결합이 있고, 결합을 연하여 식별이 있으며..... 아주 커다란 괴로움의 무더기가 집기 한다. 또한,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기 때문에 저것이 멸한다’라는 것이니, 무명이 멸하기 때문에 결합이 멸하고 결합이 멸하기 때문에 식별이 멸하며,...... 아주 커다란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제일의공경(第一義空經)’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