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7.2.10 일입도품(一入道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서 오백 명의 비구 대중과 함께 계셨다.
그때 마하카샤파 존자는 아란야에 머물면서, 때가 되어 걸식할 적에는 빈부를 가리지 않았고, 한 곳에 한 번 앉으면 끝내 옮기지 않았으며, 나무 아래나 한 데나 비고 한적한 곳에 앉았다.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거나 혹은 세 가지 옷을 갖고 무덤 사이에 머물면서 하루 한 끼를 먹되 한낮에만 먹으며 두타행을 하는데, 나이는 가장 많았다.
그때 마하카샤파 존자는 식후에 나무 아래로 가서 선정에 들었다. 선정에서 다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갔다. 세존께서는 카샤파 존자가 오는 것을 보고 말씀하셨다.
“어서 오시오, 가섭이여.”
카샤파 존자는 세존이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카샤파여, 그대는 나이가 많고 노쇠하여 기력이 없소. 그대는 지금부터 걸식과 온갖 두타행을 그만두고 장자들이 공양과 그들이 주는 옷을 받도록 하시오.”
카샤파가 말씀드렸다.
“저는 여래의 본부를 따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지 못하셨을 때, 저는 벽지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벽지불은 아란야행을 하여, 때가 되어 걸식할 적에는 빈부를 가리지 않고, 한 곳에 한 번 앉으면 끝내 옮기지 않으며, 나무 아래나 한 데나 비고 한적한 곳에 앉습니다.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거나 혹은 세 가지 옷을 갖고 무덤 사이에 머물며, 하루 한 끼를 먹되 한낮에만 먹으며 두타행을 합니다. 이제 와서 본래 익힌 것을 버리고 다시 다른 행을 닦을 수는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오. 카샤파여, 그대는 많은 이익을 주어 한량없는 사람을 건지고 널리 모든 천상과 인간을 제도할 것이오. 왜냐하면 카샤파여, 두타행이 세상에 있으면 나의 법도 이 세상에 오래 머물 수 있기 때문이오. 만약 법이 세상에 머물면 천상에 태어나는 중생은 더욱 늘어나고, 삼악도에 태어나는 중생은 더욱 줄어들 것이오. 그리고 수다원 · 사다함 · 아나함의 삼승의 도를 성취하는 것도 모두 세상에 있게 될 것이오.
그러므로 모든 비구는 카샤파가 익힌 것처럼 배워야 한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한다.”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