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명확)
하천한 사람의 향락과
중간 사람의 향락과
훌륭한 사람의 향락
사람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아간다.
향락을 누리길 원한다.
부처님은 ‘눈·귀·코·혀·몸을 통해 얻는 모든 향락은 만족이 없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만족감이 적어지기 때문에
근본적인 행복이 될 수 없다’고 하신다.
그러나 부처님은 ‘현실의 즐거움과 향락을 누리지 말고
궁극적인 열반의 즐거움만을 누리라’고 하시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 중생들이 즐거움과 향락을 누리는 데에도
상·중·하의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씀하신다.
즐거움과 향락을 누리기 위해서는
대부분 물질적인 기반이 있어야 성립된다.
좋은 옷, 아름다운 집, 맛있는 음식 등 이러한 것들에 의해
중생들은 즐거움을 누리고 만족해한다.
이러한 중생들의 즐거움을 위해서는 재물이 필요하고
재물을 얻기 위해서는 업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나 재물을 얻기 위해 일으키는 업이
법다워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법답다는 것은 인과(因果)의 법에 따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훔치거나 속여서 빼앗는 것은
법답게 얻는 것이 아니다.
대가를 정당하게 주고 교환하거나
자신이 생산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법답지 않게 재물을 취하면
그 취함도 수월하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재물을 훔쳐서 먹거나 입거나 사용하면
그 과정에서 힘든 일 괴로운 일들이 많이 생기는데
이러한 것들은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다.
또 법답게 재물을 얻는다 하여도
혼자만 누리지 말고
부모 형제 친족 권속 등에게 나누어
즐거움을 함께 누려야 한다고 하신다.
또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나누는 것에 그치지 말고
수행자들에게도 보시하여 그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
미래의 행복도 추구하라 하신다.
『왕정경』에서 세상의 오욕락을 즐길 때 권하는 내용을 말씀하신다.
“촌장이여, 어떤 것이 시골 상인 범부가 누리는 세 가지 향락인가.”
① 어떤 사람은 오욕의 향락을 누릴 때
법답지 않게 함부로 재물을 취하여,
스스로 안락하게 하지도 않고
부모를 잘 모시거나 형제나 가족과 아는 이를 돌보지 않는다.
이것을 세상의 첫 번째 오욕의 향락을 누리는 사람이라 한다.
② 다시 촌장이여,
어떤 사람은 오욕의 향락을 누릴 때
법과 법답지 않게 함부로 재물을 취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부모도 잘 모시고 형제나 가족, 벗, 아는 이를 돌본다.
이것을 두 번째 향락을 누리는 사람이라 한다.
③ 다시 촌장이여,
어떤 사람은 오욕의 향락을 누릴 때
재물을 법답고 정당하게 구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부모를 잘 모시고, 형제나 가족, 벗, 아는 이를 돌보며,
또 때에 따라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공양함으로,
미래에 천상에 나는 안락함을 구한다.
이것을 세 번째의 향락을 누리는 사람이라 한다.
촌장이여, 나는 오욕의 향락이 모두 같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천한 사람의 향락과
중간 사람의 향락과
훌륭한 사람의 향락을 말한다.
〈잡아함 912경 왕정경(王頂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