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미륵사에는 두 점의 보물이 있다.
거대한 고려석불과 칠불마애석불이 그것이다.
정유재란과 6.25의 참화 속에 불타고 폐사지경으로 흔적만 남아있던 절이었다.
원일 스님이 절을 인계받은 후 도량을 정비하고 면모를 새롭게 하였다.
노천에 놓여진 석불의 보호각으로 아름다운 백제식 삼층 목탑을 건립하였다.
주변터를 닦고 송림사이에 템플스테이 수련장을 만들었다. 버려진 폐찰이 늠름한 사격을 갖추게 된 것이다.
가정도 사찰도 국가도 주인을 잘 만나면 번창하고 주인을 잘못 만나면 폐사망국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오늘 칠불마애석불의 형태를 자세히 보니 자식을 얻기 위한 북두칠성을 일곱부처로 모신게 아닌가 여겨진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칠불상륜부에 작은 동자상이 있었다고 한다. 자식을 원하는 여인들이 동자상이 한 바퀴 잘 돌아가면 아들을 가질 운이라고 여겼다.
돌가루를 정화수에 먹으면 자식을 갖게 된다고도 하였다.
그리고 입상 칠불 곁에는 작은 좌불 두 점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 때 사라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북극성을 가리키는 두 개의 별자리를 지극성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별자리에 기도를 드렸다. 특히 자식을 갖고자 하거나 자식의 건강과 출세를 빌기 위해서는 칠성기도를 드렸기 때문에 지극정성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북두칠성 꼬리별에는 작은 별 두 개가 좌우로 빛나고 있다. 보성과 필성이라고 한다.
보필이란 말이 북두구진 보성과 필성에서 유래된 것이다.
(사진=석현장 스님)
그러면 북두칠성이 가리키는 북극성은 어디에 있을까?
항상 제자리를 지키는 하늘의 북극성, 치성광여래를 거대한 석불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오늘 자세히 보니 칠성탱화를 칠불마애석불과 거대석불로 모신 듯하다.
가까이 있는 운주사에는 칠성바위가 있다.
칠성바위가 가리키는 북극성이 바로 운주사 와불이다.
불교는 1700여 년 전 한국에 전래되었다. 불교는 한국 고유의 풍습과 전통을 배척하지 않고 사찰 공간에 수용하였다.
칠불마애석불은 원추형으로 바위를 깎아 일곱부처를 돌에 새겼다.
북극성을 향해 돌아가는 북두칠성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