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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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7 고수경(枯樹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사라풋타 존자는 깃자쿠타산에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깃자쿠타산에서 내려와 라자가하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는 길가의 큰 마른나무를 보고는 곧 그 나무 아래에 자리를 펴고 몸을 세우고 바르게 앉아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비구가 선정을 닦아 익혀 신통력을 얻고 마음이 자제하게 되어 이 마른나무를 땅으로 만들려고 하면, 곧 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마른나무속에는 땅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가 신통력을 얻어 마음에 땅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면, 틀림없이 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어떤 비구가 신통력을 얻어 뜻대로 자재하게 되어 이 나무를 물 · 바람 · 금 · 은 등의 물건으로 만들려고 하면, 다 틀림없이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마른나무에는 물 · 불 · 바람 · 금 · 은 등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가 선정을 닦아 익혀 신통력을 얻어 뜻대로 자재하게 되어 마른나무를 금으로 만들려고 하면, 틀림없이 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의 여러 가지 물건도 틀림없이 다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마른나무에는 갖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가 선정을 닦아 신통력을 얻어 뜻대로 자재하게 되면, 갖가지 물건을 틀림없이 다 그렇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비구가 선정을 닦아 얻은 신통의 경계는 생각으로도 헤아리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부지런히 선정을 닦아 모든 신통을 배워야 한다.”
사리풋타가 이 경을 말하자, 모든 비구는 사리풋타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