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정족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번져 나간다. 강화 전등사(주지 여암 스님)에서 열린 숲 체험학습에 참가한 초등학생들 때문이다. 불교환경연대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숲해설가와 함께 합일초등학교 아이들은 모둠별로 모여 준비운동과 안전교육을 시작으로 숲체험학습이 시작되었다. 

전등사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강화 전등사 어린이 숲체험학습”에는 강화도 지역의 합일초등학교와 송해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참여하였다. “강화 전등사 어린이 숲체험학습”은 어린이들이 사찰림 탐방활동을 통해 숲이 주는 고마움과 생명의 존귀함을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으로, 불교환경연대와 사찰이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등사 주지스님(여암스님)과 함께 전등사 숲길을 걷고 있는 아이들 

 “우리 다 같이 숲 속에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놀러가도 되는지 마음속으로 물어볼까요?” 숲해설가의 이야기에 아이들이 두 눈을 꼭 감는다. 아이들은 숲에 들어가기 전, 숲 속의 모든 것은 그곳에 사는 수많은 동식물의 것임을 느끼고 돌멩이 하나도 함부로 하지 않겠노라 스스로 약속을 합니다. 

바스락 하는 낙엽 밟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 아이들도 있고, 들뜬 마음에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도, 귀여운 다람쥐와 인사하는 아이들도 있다. 숲해설가들은 아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통제하지 않는다. 숲에 들어와 보고 만지고 맛보고 느끼는 모든 것이 숲체험학습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숲해설가의 뒤를 따라 산길을 오르며 작은 도토리도 줍고 작은 열매도 맛본 아이들은 곤충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어 ‘곤충 아파트’라 부른다는 썩은 나뭇가지도 자세히 관찰하고, 올라오는 길에 주운 도토리를 다람쥐가 되어 각자의 비밀공간에 숨겨놓았다가 한참 뒤 다시 찾기도 한다. 자신이 숨겨놓았던 도토리를 모두 찾았다며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아이들에게 숲해설가는 기억력이 좋은 다람쥐라 하고, 어디에 숨겼는지 잊어버린 아이들에게는 숨겨놓은 도토리가 시간이 지나고 싹이 트여 도토리나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니 배려할 줄 아는 다람쥐라 이야기 해 준다. 이처럼 아이들이 직접 다람쥐가 되어 작은 도토리가 커다란 나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스스로 알게 되면서 생태의 연결고리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숲속으로 이동 중.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나무옷’에 대해 듣고 있는 아이들.(사진=불교환경연대) 

숲체험활동에 참여한 아이들은 하나같이 “숲 속에서 노니까 정말 재밌어요!” 라며 입을 모았다.

불교환경연대 숲해설가 전문과정을 통해 활동 중인 양재국 숲해설가(협동조합숲과함께 이사장)는 “아이들이 숲에 와서 식물이나 곤충의 이름을 외워가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생태체험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꼈을 겁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도토리나무와 다람쥐처럼 서로 도우며 함께하는 삶에 대해 알아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전등사 주지이신 여암 스님은 “전등사가 가지고 있는 생태, 역사적인 자원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더 많이 알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전등사는 미래세대를 위해, 특히 지역사회의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생태 프로그램을 불교환경연대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숲체험학습을 마치고 공양간에서 맛있는 카레도 먹고 전등사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살펴보며 다음에는 정족산 어디로 탐방을 갈지 이야기하는 아이들 뒤로 가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가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