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복선, ‘한마음심리학’ 가능성 타진 

“한마음심리학, 기존 심리학 한계극복

확장된 첨단 심리학으로 발전 가능해”

이광숙, 아사지올리 ‘정신통합이론’과

대행 사상 비교분석 접점 모색 ‘눈길’

이준엽 원장 등 한마음과학원 의학팀

“질병 불안을 벗는데 마음공부 도움마음공부 포함한 질병 관리 개발돼야”

10월 14일 열린 한마음과학원 제8회 학술대회에서 주요 내외빈과 발표자, 과학원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마음 주인공 관법’으로 중생교화에 힘쓴 묘공당 대행 선사(1927~2012)의 사상에 기반한 ‘한마음과학’의 면면을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마음선원 한마음과학원은 10월 14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 ‘한마음과학: 인간, 생명’을 주제로 제8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2가지 세션으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대행 사상을 심리학, 의학, 첨단과학으로 통섭·증명하는 연구들이 발표됐다. 

‘한마음심리학’ 가능성 모색 ‘눈길’

진복선 박사(한마음과학원)가 한마음심리학의 가능성을 모색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 세션1 발제자 진복선 박사(한마음과학원)는 ‘심리학 역사의 관점으로 본 인간과 마음에 대한 고찰: 한마음심리학의 가능성 탐색’을 통해 서구 심리학 이론과 대행 사상을 비교·고찰하며, 대행 사상에 기반한 ‘한마음심리학’의 가능성을 살펴 눈길을 끌었다.

진복선 박사는 서구에서는 △구성주의 심리학 △기능주의심리학 △정신분석학 △분석심리학 △행동주의 심리학과 인지심리학 △인본주의 심리학 등이 나타났고 이들과 대행 사상은 유사성과 상이성이 함께 확인됨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경험·분석적 접근을 통해 나타난 구성주의 심리학의 내성법과 주인공 관법은 마음 연구를 위해 모두 내면으로 들어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내성법은 실험실의 엄격한 통제로 자신의 마음을 보고하는 방식이나 주인공 관법은 마음에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것으로 접근 방식에 차이가 나타난다. 

또한, 정신분석의 아버지 프로이드는 잠재의식과 무의식을 현재 의식에 의해 억압돼 있는 드러날 수 없는 의식으로 봤지만, 대행 선사는 “깊은 잠재의식 속에 참나가 공(空) 안에 들었다”고 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복선 박사는 “프로이드는 인간의 억압된 무의식을 이야기하는 반면, 대행 선사는 의식과 시공간을 확장시켜 설명한다”며 “이런 관점은 융의 ‘집단 무의식’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진복순 박사는 “대행 선사는 심리학의 주도권을 ‘과학’에서 ‘마음’으로 환원시켰고, 인간성에서 멀어진 신성(神性)을 자신(自神)의 개념으로 회복을 시도하면서 마음은 유능한 주재자일 뿐 아니라 전지전능한 창조자로 인식했다”면서 “마음을 근본으로 하는 ‘한마음심리학’은 독자적 논리 체계를 갖추고 마음작용의 심리학적 해석이 잘 구조화 되면, 기존 심리학의 발전을 선도해 나가는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실천적 측면에서도 주인공 관법을 현실 문제해결의 실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 정교함을 마련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심리적 실천 방법으로 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통합이론과 대행선과의 접점은?

학술대회 세션1에서는 이탈리아 심리학자로 트랜스퍼스널 심리학을 창시한 로베르토 아사지올리(Roberto Assagioli, 1888~1974)의 정신통합이론과 대행선의 접점을 살핀 논문도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이광숙 박사가‘대행 선사의 주인공 관법과 아사지올리의 탈동일시 과정에 대한 비교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이광숙 박사(한마음과학원)와 문진건 교수(동방대학원대학)는 ‘대행 선사의 주인공 관법과 아사지올리의 탈동일시 과정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 “대행선과 정신통합은 의식의 확장을 통해 관찰의 힘을 발달시켜 자기실현과 본래의 자기와 합일하는 길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 발제자 이광숙 박사에 따르면 아사지올리가 주창한 ‘정신통합’은 정신분석의 이론과 영적 전통의 가르침을 통합하려는 심리학으로 의식의 성장과 자기의 본래적 모습을 추구하는 심리학적 이론이다. 아사지올리는 자기에 대해 설명할 때 ‘의식적 자기(I)’와 ‘높은 자기(Self)’를 언급한다. ‘의식적 자기(I)’는 자각과 의지가 주요 기능이며, Self는 의식적 인격의 통제를 넘어서 조절하는 원천이다. 

이광숙 박사는 “대행선의 목적은 무명을 거둬 우리의 본래 마음이 모든 생명의 근본과 직결돼 모두가 한마음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고 정신통합의 목적도 인간 정신의 전일성 회복으로서, 초월적 자기(Self)와의 합일이라는 것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광숙 박사는 “주인공 관법에서는 주인공을 믿고, 놓고 맡기고, 지켜보는 ‘무심(無心)’의 상태를 강조한다. 주인공 관법은 무심이 되기 위한 수행이면서 무심으로 하는 수행”이라며 “이는 정신통합에서 모든 것으로부터 탈동일시가 된 후에 남는 것은 순수한 자기의식과 자아실현의 중심인 ‘자신의 본질(Self)’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인간불교의 인본·이타주의

치엔테 린 대만 자제대학 종교와 인문학연구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또한, 세션1에서는 중국 근현대 선지식인 인순 대사와 증엄 대사의 철학을 통해 불교의 인본주의와 이타주의를 살피는 연구논문도 소개됐다. 치엔테 린 대만 자제대학 종교와 인문학연구소장은 ‘인본주의와 이타주의의 상호함의성: 인순 대사와 증엄 대사의 철학’에서 인순·증엄 대사의 철학이 불교적 인본주의와 이타주의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살폈다. 

린 소장은 현대 대만의 ‘인간불교(人間佛教)’의 정신적 핵심이 인본주의와 이타주의임을 강조한다. 인본주의는 합리성과 지혜를 이타주의는 자비를 각각 강조하지만, 인순 대사와 증엄 대사를 통해서는 상호적 연계를 통해 나타난다. 

린 소장은 “대만의 인간불교에서 인본주의는 이타적 인본주의이며, 이타주의는 인본주의적 이타주의로 나타난다”면서 “인본주의와 이타주의의 상호 의존성은 단순히 불교의 가르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여러 도전들에 직면한 인류를 도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 가치”라고 주장했다. 

만성질환 신도들 면담조사

세션2에서는 당뇨, 고혈압 등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오랜 기간 치료가 요구되는 만성질환자들에게 마음 다스리기 훈련을 포함한 질병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한마음과학원 의학팀은 세션2에서 발표한 연구논문 ‘만성질병 관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탐색적 연구: 일 선원 등록자를 대상으로’를 통해 한마음선원 신도 중 만성질환자들을 심층 면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KCI 등재지인 <대한질적연구학회지>제8권(2023)에 수록되기도 했다.

이준엽 약산애 한방병원장이 ‘만성질병 관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탐색적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이준엽 약산애 한방병원장·김미지 한마음한의원장·김종훈 김종훈치과원장·김주현 강원대 간호학과 명예교수·장미란 성균관대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연구원으로 구성된 한마음과학원 의학팀은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신도 중 당뇨,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 22명에 대한 면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2022년 6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진행됐으며, 평균 연령은 69.2세였다. 이중 18명은 치유를 위해 5분 이상 주인공 관법을 시행하고 있었고, 매일 수행하는 사람은 9명에 달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자신의 질병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며, 자신의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과로와 스트레스, 가족력과 노화를 질병의 원인으로 꼽았다.

질병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으로 △의료진의 처방 준수 △운동과 식이요법의 실천 △봉사활동 △마음 다스리기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인공 관법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신도들은 “명상을 하며 10~20분이 지나면 혈압이 딱 떨어지더라” “신행하며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고, 누굴 탓하고 핑계 대는 것이 없어졌다”고 질환 완화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증언했다. 또한 봉사활동을 하는 신도들도 “11년 전에는 못 걸을 정도였는데, 선원에서 봉사하면서 좋아졌다” 등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과학원 의학팀은 “조사 참여 신도 대다수가 병원 진료와 식이요법과 더불어 수행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면서 “특히 만성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분노, 불안으로 벗어나기 위해 주인공 관법을 통한 마음 다스리기를 중요한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참여자들은 사회생활로 인한 식이요법 불편함과 교육자 중심의 질병 관리 교육들이 실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사 참여자들은 자신의 질환에 대한 심층·전문적 교육, 질환 정보 공유와 더불어 ‘내 몸과 마음의 주인 되기 교육’이 함께 병행되길 바랐다.

과학원 의학팀은 “조사 참여자들은 공동체로서의 질병 회복 프로그램이 제공되길 희망했다”면서 “만성질환자를 위한 의료전문가의 지도뿐만 아니라 환자를 위한 종교적, 영적인 부분에서 심층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질병 관리 프로그램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인공 원리와 한마음 원리 관계성 조명

이상호 박사가  ‘주인공 원리와 한마음 원리의 관계성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이상호 박사(서강대)는 ‘주인공 원리와 한마음 원리의 관계성 연구’를 통해 한마음과학관에 바탕되는 ‘한마음 원리’와 대행 선사의 친설 통해 연구자 자신이 발견한 ‘주인공 원리’의 연관 관계를 조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마음 원리는 2004년 발표된 ‘한마음과학: 대행 스님의 과학관’에서 제시된 것으로, 생명의 근원↔마음냄↔마음나툼의 삼각원형적 순환 원리다. 주인공 원리는 <한마음요전> 제2장 원리편에 수록된 대행 선사의 친설에 기반해 제안된 원리로, 생명·생각·육신 등 삼합이 한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상호 박사는 “한마음 원리와 주인공 원리를 동일한 관점에서 간주하면 한마음과 주인공은 같은 뜻인데 정의가 서로 다르면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주인공 원리로 용어를 통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심성과학은 심성의 근원인 한마음에서 나오므로 주인공 원리는 심성과학의 기반이자 핵심”이라며 “대행사상은 주인공 원리를 토대로 심성과학·생활·수행이 모두 불이적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마음과학 기반한 초전도체 연구

‘한마음과학의 관점에서 접근한 새로운 초전도체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발표하고 있는 강황진 박사.
 

강황진 박사(한마음과학원)는 ‘한마음과학의 관점에서 접근한 새로운 초전도체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발표했다. 강황진 박사는 ‘실용 가능한 고온초전도체’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해 한마음과학적 관점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삼각원형의 순환원리를 적용해 한마음과학의 관점으로 연구를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마음의 근본자리에 맡기고 마음을 낸 것이 현상화되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를 통해 인지한 ‘납몰리황 화합물(Pb3Mo6S8)’의 조성을 특정하고 자기적성질 측정장치(MPMS)를 이용해 초전도 임계온도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0℃에서 3, 6시간씩 각각 열처리한 두 종류의 시료에 대해서 10외르스테드(Oe)의 자기장을 인가하고 초전도 임계온도를 측정한 결과는 3시간 처리한 경우에서 12K, 6시간 처리한 경우 15K를 각각 나타났다. 실험에 사용하는 원재료의 순도를 좀 더 올리고 합성조건을 더욱 최적화해 목표한 납몰리황 화합물의 단일상을 얻을 수 있다면 결과가 개선될 것”이라며 “한마음과학적 연구기법을 과학적 난제 해결이나 고도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연구 분야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화행 동명대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자 전원이 참석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세션 발표 이후에는 이화행 동명대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자 전원이 참석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됐으며, 다양한 질의와 답변, 논의 등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학술대회에 앞서서는 입재식이 봉행됐다. 입재식과 학술대회에는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 안양본원 주지 혜솔 스님을 비롯해 울산지원장 혜안 스님, 대행선연구원장 혜선 스님, 한마음과학원 운영위원장 혜찬 스님, 이향희 한마음과학원 부원장 등 사부대중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사장 혜수 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대행 선사의 사상을 다양한 학문에 접목해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준 한마음과학원 구성원의 노고를 치하하고 세상을 살리는 연구에 앞으로도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혜수 스님은 “그간 한마음과학원이나 대행선연구원에서 발표한 논문을 보면서 큰스님 가르침이 모든 학문과 연결됨을 알 수 있었고, 그렇게 비교 연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었다”면서 “오늘 학술대회에서 큰스님의 가르침을 여러 방법으로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주신 발표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생활이 도(道)고 생활이 진리고 생활이 과학’이라고 강조한 대행 선사의 법문을 상기한 혜수 스님은 “큰스님 말씀대로 과학원 소임을 살고 심부름하면서 학술대회를 하고 연구·발표하는 것이 이 세상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길에 한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