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6.6.3 아누룻다경(阿那律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아누룻다(阿那律)존자는 송림정사에 있었다.
이때 많은 비구는 아누룻다 존자에게 가서 서로 인사하고 안부를 물은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누룻다 존자에게 여쭈었다.
“존자는 방편으로 일곱 가지 깨달음 갈래를 닦을 때에 즐거움에 머무르는 줄 아십니까?”
아누룻다 존자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비구들이 방편으로 일곱 가지 깨달음 갈래를 닦을 때에 즐거움에 머무르는 줄을 압니다.”
비구들은 아누룻다 존자에게 여쭈었다.
“비구가 방편으로 일곱 가지 깨달음 갈래를 닦을 때에 즐거움에 머무르는 줄을 어떻게 아십니까?”
아누룻다 존자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비구는 방편으로 살핌의 깨달음 갈래를 닦고 잘 기억하여, ‘나는 마음이 잘 해탈하였고 잠(睡眠)을 잘 물리쳤으며 들뜸을 잘 조복 받았다’라고 안다. 이와 같이 살핌의 깨달음 갈래에 머무르는 법을 사유한 뒤에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면, 마음이 게으르지 않고 몸이 편히 쉬어 분주하지 않으며, 마음을 다잡아 머무르게 하여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한마음으로 고요하게 된다. 이와 같이 법 선택 · 정진 · 기쁨 · 쉼 · 선정 · 담담함의 깨달음 갈래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이것을 비구가 방편으로 일곱 가지 깨달음 갈래를 닦을 때에 즐거움에 머무는 것을 아는 것이라 한다.”
이때 많은 비구는 아누룻다 존자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