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선원 공동 기록 담아낸 ‘요전’
‘합리적 교육 과정 모형’으로 분석해
과정서 주체, 주인공 되는 순환 발현
전자책 개선, 필사집 출판 등 제언도
대행선연구원 '제15회 계절발표회' 개회식에서 사부대중이 삼귀의를 하고 있다.
‘한마음 주인공 관법’이라는 생활선 수행으로 중생 교화에 힘쓴 묘공당 대행 선사(1927~2012)의 행장, 법어 등이 수록된 <한마음요전>의 종교교육 교재로서 활용 가능성을 분석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 산하 대행선연구원(원장 혜선)은 불기2567(2023)년 7월 15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3층에서 '제15회 계절발표회'를 개최했다.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이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날 열린 개회식에서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일본 정토종조 호넨 스님의 보리심관이라는 발표하시는 법우 스님과 <요전>을 종교교육교재로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 논문을 발표한 김은영 교수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한마음선원에서 <요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교육교재를 제작하는데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행선연구원장 혜선 스님이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행선연구원장 혜선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많이 배웠다 해서 내 아상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배웠다 해서 내 고정관념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오늘 발표를 듣고 지식이 지혜로 변해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영 동국대 불교학술원 K학술확산연구소 연구초빙교수가 대행선연구원 15회 계절발표회에서 종교교육교재로서의 '한마음요전' 활용방안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회에서 ‘종교성 교육을 위한 교재로서 <한마음요전> 분석’을 발표한 김은영 동국대 불교학술원 K학술확산연구소 연구초빙교수는 종교교육 교재로서 <한마음요전>(이하 <요전>) 활용방안을 처음으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먼저, 김 교수는 한마음선원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요전>이 어떤 가치와 내용을 담았는지를 살폈다. 그는 “대행 선사의 행장과 법어를 중심으로 꾸려져 있으나 개인의 자산이 아니라 한마음선원이라는 공동체의 기록”임을 강조하고, ‘스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서술 태도에 대해서는 “한마음의 원류가 대행 선사임을 밝히는 동시에, 그 가르침을 듣고 따르는 제자들이 집필의 주역이며, 한마음선원이 ‘대중’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요전>의 내용과 체제를 미국의 교육학자 랠프 타일러(R. W. Tyler)의 ‘합리적 교육과정 개발 모형(목표중심 교육과정 모형)’으로 분석해 종교교육 교재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타일러 모형에 따라 <요전>을 △교육목적과 목표 △학습경험 제공 △학습경험 조직 △평가 등의 구조로 분석한 김 교수는 순환적 교육과정, 연기적 교육과정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요전>은 불교의 가르침을 어디서 시작해도 시작과 끝이 연결돼 있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고, 이와 동시에 부합하는 평가지표 역시 스스로가 깨달음에 주체가 돼야 한다는 교육관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김은영 동국대 불교학술원 K학술확산연구소 연구초빙교수 종교교육교재로서의 '한마음요전' 활용방안을 분석 논문을 발표.
김 교수는 “<요전> 전체가 학습자로서의 대행 선사의 학습경험인 과거의 내용이면서, 동시에 교수로서의 가르침을 정리한 현재의 내용이다. 이 책을 읽을 잠재적 학습자들을 통해 학습경험과 학습조직은 미래로 연결돼 있다”며 “교육구조의 과정에서 모두가 주체가 되고 주인공이 되는 순환이 발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행 선사가 <요전>을 통해 밝히고자 한 가르침은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주인공은 나이면서 중생이고 부처이기도 하다는 것”이라며 “그 교육목표에 부합되도록 <요전>의 모든 내용들이 학습경험과 학습조직이 돼 구체적으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요전>이 보편적 종교성을 담보한 종교교육 교재로서는 현재는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며 교재로서의 재구성 등 새로운 활용과 확산을 모색해야 함을 요청했다.
특히, 김 교수는 교재로서 <요전>의 활용방안에 대해 △<요전> 전자책(E-BOOK) 개선 △한마음선원 프로그램에서의 활용 △<요전> 필사본 출판 등을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마음선원 누리집과 전차책 어플리케이션에는 <요전> 전자책이 게시돼 있지 않다. 반면 주요 서점의 전자책 채널에서는 판매되는데, 리뷰가 매우 긍정적”이라며 “확산의 측면에서 한마음선원 누리집이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요전>을 볼 수 있게 한다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를 보고 선원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인들을 위해 <요전> 내용 중 보편적 종교성이 드러나는 문구를 발췌해 필사본 출판물도 필요하다”며 “필사를 통해 <요전>의 본문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수 용월사 불교문화연구소장 법우 스님이 일본 정토종조 호넨의 보리심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여수 용월사 불교문화연구소장 법우 스님은 ‘일본 정토종 종조 호넨(法然)의 보리심관(菩提心觀)’을 통해 일본 정토종조 호넨(1133~1212)이 보여준 다소 도발적인 보리심에 대한 관점을 소개했다.
법우 스님은 호넨의 <선택본원염불집>(이하 선택집) 등 저서를 근간해 그의 보리심을 살폈다. 이에 따르면 호넨은 보리심은 불도(佛道)의 전제로 보지 않고 ‘정토에서 태어나고자 하는 마음’ 즉, 원생심(願生心)을 정토종의 보리심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위락원생심(爲樂願生心)은 아니다. 정토에서 왕생을 이룬 후에 보살도의 사홍서원을 행하고 증득하는 과정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법우 스님은 “천태종 승려로서 제종의 교학과 수행을 섭렵했던 호넨이 정토불교로 회심한 것은 스스로가 계·정·혜를 닦아 불도를 이룰 수 없는 우치범부임을 자각하면서부터”라면서 “보리심은 범부에게는 실로 내기 어려운 마음이다. 칭명염불을 통한 타력왕생의 길은 보리심을 내기 어려운 범부에게도 열린 불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넨의 보리심관이 원생심이라는 주장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동국대에서 수학 중인 효신 스님은 자력과 타력의 신앙관을 설명하고 “과연 호넨 스님은 개인의 욕망 실현을 집중하는데만 이론을 펴신 건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법우 스님은 “염불이야말로 왕생의 길이라고 호넨은 이야기하고 있다. 호넨 스님의 마지막 유언을 통해 지자(智者)처럼 행동하지 말고, 범부임을 알고 칭명염불을 하라고 한다”면서 “호넨은 처음부터 귀한 보리심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염불을 하다가 보면 그 안에서 갈마들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발표회 좌장 김호성 동국대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좌장으로 나선 김호성 동국대 교수는 자력과 타력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선택집>은 호넨의 사후에 공개됐다. 이를 보고 화엄종의 묘에(明惠)는 분기탱천해 삿된 법륜을 꺾는다는 제목의 <어일향전수종선택집중최사륜>을 써, 호넨의 보리심관을 비판했다”면서 “이후 호넨의 제자들은 이를 반박하고 <선택집>의 주석서를 내놨고, 현재도 일본 정토종은 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일부 혼동이 오는 것은 자력의 보리심만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타력의 보리심도 있다”고 밝힌 김 교수는 “스스로 발심하고 보리심을 갖고 수행해 깨닫는 자력은 ‘중생주의’, 불보살을 의지해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타력은 ‘불타주의’라고 할 수 있다”고 새로운 개념을 소개했다.

울산지원장 혜안 스님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불사’를 주제로 한마음선원 지원 소개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회에서는 울산지원장 혜안 스님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불사’를 주제로 한마음선원 지원 소개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