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의식 전문가인 법안스님과 우천 이성운 거사가 함께 지은 불교의식관련서 <삼밀시식행법해설>(정우서적)이 출간됐다.

이 책은 ‘어떻게 시식을 행하는 것인가’에 대한 올바른 방법을 학술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수륙재의 하나인 <결수문>을 중심으로 시식의례에 대해 새로 분과하고 원전에서와 같이 수인과 진언(手印․眞言)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의례에 잘 나타나지 않는 의상(意想)까지 여타의 수륙재문을 참고해 보입(補入)하여 여법하게 삼밀행법으로 시식이 봉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원전 해독도 쉽지 않고 많이 남아 있지 않는 수인을 복원하려고 연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의식을 필연적으로 집전해야 하는 스님들에게는 반드시 곁에 두고 읽어야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중앙승가대 총장 태원 스님은 이 책과 관련 “우리나라의 불교뿐만 아니라 중국불교의례에도 수인행법(手印行法)은 많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의례에 남아 있는 수인은 관욕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대광사본, 덕주사본 등 결수문 자료를 구입하여 해석하고 수인을 새로 작도하여 자상한 해석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책의 특징은 첫째 시식의례를 삼밀행법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불교의 의례는 현교의 언설과 밀교의 진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수륙재 의문의 하나이며 수인과 진언이 남아 있는 <결수문>을 중심으로 관음시식을 구송(口誦), 수인(手印), 의상(意想)의 삼밀로 재구성하였다. 입으로는 진언을 외우고, 손으로는 인(印)을 짓고, 마음으로는 관상을 하는 삼밀을 실천함으로써 부처님과 삼밀과 상응하는 수행법으로 행해지는 시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둘째, 종전의 시식의문은 진언중심이었지만 이 행법에는 수인을 짓고 마음으로 관상하는 법을 여타의 수륙의문을 활용하여 재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강점이 있다.

또한 37편의 <결수문>을 6편으로 대분과한 점이다. 몽산 덕이 스님이 수주한 증수선교시식의문(增修禪敎施食儀文)에 의하면, 시식은 삼단(三檀, 무외시, 재시, 법시) 육도(六度: 육바라밀)를 실천하는 장이라고 주석하고 있다. 여섯 바라밀의 첫째인 보시바라밀의 세 가지 무외시 재시 법시로 분과하여 설명하였다.

이 같은 분과 이전에 37편의 <결수문>을 ‘제1편 도량건립․고지개로의, 제2편 상위소청의, 제3 중위소청의, 제4 하위소청의, 제5 삼위공양의, 제6편 회향․봉송의’의 여섯 편으로 대분과하고, 시식 부분에 이르러서는 이를 다시 ‘상위공양, 중위공양, 하위보시’로 분과하여, 관음시식에 해당하는 하위보시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관음시식의 시식을 삼단(三檀)으로 분과하고 있다. 먼저 관음시식 전부를 소청(召請), 시식(施食), 봉송(奉送)으로 대분과하고 변공(變供) 이후 칭양성호의 무외시, 시귀식․보공양의 재시, 반야 법회게송의 법시를 분과하여 설명하였으며, 이후 아미타불 염불을 통한 정토업인 장엄염불을 현행 관음시식 원본에 따라 설명하였다.

넷째, 진언권공행법을 재구하여 소개한 점이다. 하단에 시식한다면 상단에는 공양을 한다고 하는데, 상단공양법으로 진언권공행법을 제시하였다. 현재는 상단을 비롯한 각단에 ‘진언권공’이라고 하여 변공(變供)하는 4다라니, 곧 하위의식으로 변이되었지만 원 의식은 상단공양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진언권공 가운데 진언권공의 진언을 재구성하였다. 아울러 준제행법과 송주행법을 삼밀행법으로 재구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편저자 소개

-묘성법안(妙聲 法眼): 중앙승가대학 졸업, 무형문화재 제50호 범패 이수자. 스리랑카 스리자와트리푸라대학 명예철학박사, 일응어산작법보존회 이사장, 대한불교 조계종 교육원 한글염불의례 지도위원, 승가대학 강사, 조계종 교육원 어산작법학교 교수사 소임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행복의 길>, <염불문>, <자비의 명상>이 있고, 불교방송 1분 법문 등에 출연하였으며, 현재 ‘백제불교 초전성지’ 서초동 대성사 주지 소임을 살고 있다.

-우천 이성운 거사(牛辿 居士 李誠雲): 동국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 박사수료, 대한불교조계종 의례위원회 실무위원, 동아시아불교의례연구소 연구위원, 도서출판 정우서적 대표. 논문: <금강경 ‘우리말화’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 <‘현행’ 천수경의 구조와 의미>, <한국불교 공양의식 일고―변공의궤의 형성과 수용>, <치문현토와 번역의 연관성 연구>, <한국불교 시식의문의 성립과 특성> 등과 <천수경, 의궤로 읽다>(저서), <신행요집>, <천불천배 자비도량참법>(편저), <역주 치문경훈>(공역) 등이 있다. 46판 양장, 274쪽, 15,000원

문의: 02-765-2920 / 이메일: jabidj@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