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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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5 사유경(思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많은 비구는 식당에 모여 이렇게 토론하였다.
“세간은 영원하다. 세간은 덧없다. 세간은 영원하기도 하고 덧없기도 하다. 세간은 무한하다. 세간은 유한한 것도 아니고 무한한 것도 아니다. 영혼과 육체는 하나다. 영혼과 육체는 둘이다. 여래는 사후에 있다. 여래는 사후에 없다. 여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여래는 사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한 곳에서 좌선하시다가 하늘의 귀로써 여러 비구가 식당에 모여 토론하는 소리를 들으셨다. 그 소리를 들으신 뒤에 식당으로 가셔서 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여러 비구는 모여서 무슨 일을 토론하고 있는가?”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 비구들은 이 식당에 모여 이런 토론을 하였습니다. 세간은 영원하다 말하기도 하고, 혹은 덧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자세히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토론을 하지 마라. 왜냐하면 그와 같은 토론은 요익이 되는 이치도 아니고, 요익이 되는 법도 아니며, 요익이 되는 범행도 아니고, 지혜도 아니고, 바른 깨달음도 아니어서, 바르게 ‘열반’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대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렇게 토론하라. ‘이것은 괴로움의 진리다. 이것은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다. 이것은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다. 이것은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토론은 요익이 되는 이치이고, 요익이 되는 법이며, 요익이 되는 범행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네 가지 진리에 대하여 아직 밝게 알지 못하였으면, 부지런히 방편으로써 더욱더 의욕을 일으켜 밝게 깨닫도록 공부하여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